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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제1장 유행하는 음식 제2장 취향과 욕망 제3장 먹기 습관 제4장 미슐랭 별점과 서구의 비만 제5장 아노미적 소비자 제6장 음식의 진부성 |
저조안 핑켈스타인
Joanne Finkelstein
역박형신
朴炯信
레스토랑은 그 자체로 흥미로운 공간이다. 레스토랑의 설계, 실내장식, 내부 운영은 당대의 문화적 규범과 심미적 가치를 통찰할 수 있게 해준다. 레스토랑은 우리의 많은 사회적 활동을 위한 플랫폼으로서, 우리가 우리 자신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것에 부여하는 중요성을 예증하는 수단의 하나이다. --- p.8
레스토랑의 인기와 근대 정체성(그리고 우리가 우리 자신을 자기규제적이고 자율적인 개인으로 바라보는 방식)의 형성 간에 어떤 관계를 설정하는 것은 허풍을 떠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 거시적인 것과 미시적인 것, 내부의 감성과 외부의 맥락을 연결 짓는 것과 관련하여 그간 논쟁이 있어왔다. 현대의 삶에서 외식이 갖는 중심적 위치는 레스토랑을 그러한 논쟁에 합류시킨다. --- p.10 근대 레스토랑을 특징짓는 것은 음식을 제공하는 능력만이 아니다. 근대 레스토랑은 그것 못지않게 사회적 가치들에도 영향력을 행사한다. 레스토랑은 고객들에게 광범위한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제멋대로 꾸며낸 성격으로 위장한 채 자신을 공개적으로 과시할 수 있는, 잘난 체하고 자신을 가장할 수 있는, 그리고 뉴스와 견해를 퍼뜨리는 일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고, 이것들이 레스토랑을 오늘날의 코즈모폴리턴적 삶에서 향유할 수 있는 다양한 사적 즐거움을 만들어내는, 환영받는 장소로 만들었다. --- p.33 이러한 변화는 우리의 욕구를 틀 짓는 데 영향을 미치며, 또한 다른 사람들의 감성에 대한 관심이 점점 더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음식을 덜기 위해 공동의 큰 그릇에 손을 넣고 다른 사람들과 공동으로 사용하는 컵으로 물을 마시고 원하지 않는 음식을 다시 공동의 그릇에 넣어버리는 것은 점점 더 받아들일 수 없는 관행이 되었다. 이것은 매너와 공적 행동에 대한 자의식이 증가하고 있음을 나타내며, 이러한 문화적 혁신에서 중심이 된 것이 바로 식탁이다. --- p.43 레스토랑에서 다른 사람들 앞에서 사생활을 단속하는 것이 외식의 기본적인 규약을 형성해 왔다. 음식을 가지고 장난을 하여 음식을 예술작품으로 만들어 화려한 테이블 세팅의 일부로 만들 때(이는 음식 프레젠테이션과 음식 소비를 의례화한다), 그것이 부각시키는 것은 음식이 보편적으로 불러일으키는 문화적 가치이다. 그러한 특이한 음식 의례와 음식 장난이 보여주고 싶어 하는 것은 음식이 갖는 사회적·정치적 지위이다. --- p.44 레스토랑은 공적 행동의 스타일에 영향을 미치며 새로운 즐거움과 욕구를 규정해 왔고, 그리하여 우리가 인구밀도가 높은 코즈모폴리턴한 도시에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심적 속성을 획득하는 훈련을 하는 데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 레스토랑은 사회적 상호작용의 실험이 일어나는, 사회를 자유화하는 사회적 발명물이었고, 지금도 여전히 그러하다. --- p.65 레스토랑을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일부이자 근대 대도시 생활의 많은 편의시설의 하나로 바라보는 대중적인 견해는 레스토랑을 덜 중요해 보이게 한다. 하지만 멀리서 거리를 두고 레스토랑을 바라보고 그것을 일상생활의 편의시설과 분리시키는 것은 레스토랑이 겉으로 드러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기 위해서이다. --- p.90 레스토랑은 음식을 신체의 연료 이상의 것으로 정의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우리의 식욕을 승화된 욕망으로 채색할 수 있게 해준다. 네슬(Nestle 2000)과 포어(Foer 2009)는 음식을 글로벌 정치로, 레비스트로스(Levi-Strauss 1969)와 구디(Goody 1982)는 문화적 차이의 정수로, 엘리아스(Elias 1978)는 문명화 과정의 한 요소로, 부르디외(Bourdieu 1984)는 계급의 표현으로 재조명했다. 우리가 음식과 물리적 욕구를 분리할 때, 우리는 음식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한 더 넓은 지평을 만들어내게 된다. --- p.91 레스토랑 내에서는 웨이터, 셰프, 손님이라는 세 가지 위치가 일정한 조치를 취하고 관계를 조정하게 하는 즉각적인 힘으로 작동한다. 그 위치들의 양태와 알력관계가 이벤트를 유동적이게 만든다.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모든 소규모 상호작용(단지 레스토랑의 상호작용뿐만 아니라)의 일반적인 구조적 특징이 그러한 유동적인 상황 속에서 발생하며, 이러한 의미에서 외식 경험은 모든 사회적 경험의 본질적 요소들을 담고 있다. --- p.153 미슐랭 별점 레스토랑과 뚱뚱한 몸 모두는 대중매체에 등장하는 친숙한 이미지로, 인간 소비에 대한 두 가지 근본적으로 다른 묘사를 대표한다. 먹기는 몸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먹기가 유명한 레스토랑에서 이루어지든 또는 가정의 사생활 속에서 이루어지든 간에, 음식은 매우 다른 다양한 가치체계를 구성하는 문화적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 상당한 명성을 지닌 레스토랑에서 장인 셰프가 준비한 훌륭한 음식을 먹는 것은 아마도 코즈모폴리턴한 세계에서 느끼는 위대한 감각적 즐거움 중 하나일 것이다. 그것은 세련된 취향이 지위 의식에 대한 열망을 표현하는 문화 내에서 높이 평가받는 경험이다. --- p.163 소비취향이 잘 발달된 사회에서 뚱뚱한 몸은 유혹에 저항하는 데 실패했다는 것을 뜻한다. 뚱뚱한 몸은 교묘한 광고의 맹습과 같은 외적 강제에 항복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뚱뚱한 몸은 매도의 대상이 된다. 이것은 음식 자체가 문화적·상업적 활동의 중요한 초점이 되고 끊임없이 지위와 성공의 상징으로 제시된다는 점에서 아이러니하다. --- p.164 누벨 퀴진은 맛을 혼동하게 하는 많은 소스와 미식적 탐닉가들을 자극하는 과도하게 많은 양을 배격함으로써 전통적인 오트 퀴진의 과잉을 거부하는 것으로 여겨졌지만, 여전히 과잉의 한 형태였다. 셰프는 예술가가 되었고, 음식은 조각이 되었고, 요리는 마치 구원의 제스처인 것처럼 찬미되었다. 셰프는 음식 이상의 것을 제공하고 있었다. 그것은 우리를 평범한 것이 뛰어난 것으로 바뀌는, 절묘하고 심미적인 것의 영역으로 초대했다. 이 적절하게 준비된 요리의 의식적 예술성, 정교함, 완전무결성은 그 자체로 과잉의 한 형태였다. --- p.171 음식은 공통적이고 세계적인 관심사이다. 음식은 개인적이고, 본능적인 즐거움을 즉각 제공하고, 거대한 경제체계를 유지한다. 식품 사업에서 혁명을 추동하는 것은 음식을 미학화해 온, 그리고 음식을 끊임없이 엔터테인먼트와 새로움의 한 원천으로 만들어온 확대된 소비시장이다. 오트 퀴진의 장기간의 유행에서부터 텔레비전 요리 프로그램과 그것의 자매편인 요리책과 화려한 사진이 실린 미식 포르노 음식 잡지의 인기에 이르기까지 음식을 둘러싼 아우라가 음식을 하나의 산업화된 지위 상징으로 만들어왔다. 우리는 편의를 위해 레스토랑을 이용하고, 레스토랑을 이용하면서 우리는 취향을 사고파는 레스토랑의 능력을 받아들인다. --- p.263 취향을 과시하는 것은 권력의 한 형태―즉, 구별 짓기와 가치를 강요하는 것―이다. 300년 이상 동안 요리 스타일에서 일어난 변화는 인간의 사교 레퍼토리에서 일어난 변화를 반영한다. 즉, 다른 사람들을 관대하게 대하고 음식을 이용하여 경험을 서열화하는 것은 모두 현대의 특징들이다. 음식과 관련한 오늘날의 관습들은 심리학적 관점이 확장된 것으로,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는 법을 배워온 방식, 그리고 그러한 관심이 우리 자신의 자아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을 보여준다. --- p.263 레스토랑 산업은 동시에 표준화된 식품의 대량판매 속에서 견실한 성장을 유지해 왔으며, 편리한 물건과 오락거리의 한 형태로서의 음식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들을 생산해 왔다. 하지만 이러한 측면에 관심을 집중할 경우, 공적 영역의 확대와 연관된, 역사적으로 이루어진 사회적 실험은 얼마간 가려진다. 모든 형태의 현대 레스토랑은 실제로는 우리가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아주 세부적인 사회적 제약의 네트워크들과 맞물려서 훨씬 더 보수적으로 구조화된 공간이다. --- p.265 레스토랑을 고찰한, 그리고 음식과 관련한 우리의 행동이 우리가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방식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탐구한 이 연구에서, 음식이 어떻게 상품화된 오락물로 바뀌었는지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한 것은 고급 레스토랑 하프문 화장실의 특이한 표지와 맥도날드 광고의 전도와 같은 이상하고 재미있고 흥미로운 세세한 것들이었다. 겉으로 보기에 사소한 이러한 활동들을 정면으로 다루는 것은 음식을 미학화하는 일상문화를 규명하고 그 배후에 (유행을 그리고 유행과 함께 개인적 정체성을 판매하는) 막강한 기업들로 구성된 글로벌 경제라는 보다 광범한 맥락이 자리하고 있음을 밝히는 것이다. --- p.266 |
근대 사회 형성에서 레스토랑이 수행한 역할을 독창적으로 고찰하다
음식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으로 증가해 왔다. 텔레비전에서는 황금시간대에 유명 셰프들이 출연하며, 각종 SNS와 언론에서는 맛집과 음식에 대한 정보가 홍수를 이루고 있다. 이처럼 먹기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이자 가장 큰 즐거움 중의 하나이다. 게다가 오늘날 음식이 갖는 위상은 단순히 영양을 섭취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위나 자기과시와도 관련되어 있다. 그렇다면 ‘바깥에서 먹기’는 어떠한가. 이 책은 외식 관행이 근대 사회에서 인간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라는 흥미로운 주제를 다루고 있다. 이 책에서는 레스토랑을 미식 취향을 드러내고 음식 표현과 스타일에서의 혁신을 보여주는 장소이자 공개적인 자아표현의 무대라고 규정한다. 음식과 관련된 사회학 분야의 저명한 연구자 조안 핑켈스타인은 레스토랑은 음식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고 스타일을 강조함으로써 음식을 신체의 연료 이상의 것으로 정의하고 이를 통해 우리의 식욕을 승화된 욕망으로 채색시킨다고 분석한다. 레스토랑은 다양한 가치체계의 집합소이자 사회적 실험의 무대 근대 레스토랑의 특징은 음식을 제공하는 능력에 한정되지 않는다. 근대 레스토랑은 음식 못지않게 사회적 가치에도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레스토랑은 매너가 형성되는 과정에 영향을 미쳤으며 새로운 즐거움과 욕구 또한 규정해 왔다. 이를 통해 인구밀도가 높은 코즈모폴리턴한 도시에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속성을 획득하는 훈련을 하는 데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 이처럼 레스토랑은 사회적 상호작용의 실험이 일어나는 장소이다. 이 책에서 핑켈스타인은 현미경 접근방식에 의지해 레스토랑이라는 일상적 장소를 매우 정밀하게 탐구한다. 핑켈스타인에 따르면, 근대적 개인은 ‘유동적이고 적응적인 정체성을 찾는 주체’이고 정체성은 ‘사회적 습관의 산물’이다. 또한 사회는 인위적인 상상에 의한 ‘제조물’이며,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 문화적인 것과 개인적인 것 사이의 공간에 존재하는 레스토랑은 ‘주체성의 학교’이다. 따라서 외식과 같은 평범한 먹기 습관을 연구하는 작업은 개인적 가치 형성에 외부 문화가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 사람들의 주체적 행위능력의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레스토랑이라는 공적 공간에서 계발된 인간 욕구에 대한 사회학적 분석 사회학에서 미시적인 것과 거시적인 것, 내부의 감성과 외부의 맥락을 연결 짓는 작업은 오랜 난제였다. 핑켈스타인은 이론적 논의와 경험적 사실을 엮어내면서 이러한 작업을 진전시킨다. 이 책을 통해 사람들은 자신들이 외식을 하면서 느꼈던 기분이나 흥미로운 경험이 사회학적으로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이 책은 오늘날 음식이 물신화되는 현상이나 사람들이 맛집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현상, 먹방이 각종 미디어를 점령하게 된 현상을 분석하는 데에도 도움을 줄 것이다. 인문학이 인간에 대한 탐구라면, 사회학은 인간과 사회의 관계에 대한 탐구이다. 부모와 CEO에게 인문학이 필요했던 것처럼 이 책은 셰프와 레스토랑 경영자에게도 요긴한 사회학 책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