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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존스의 고전 100권 공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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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존스의 고전 100권 공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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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2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96쪽 | 384g | 152*225*20mm
ISBN13 9788955618174
ISBN10 8955618174

중고도서 소개

사용 흔적 약간 있으나, 대체적으로 손상 없는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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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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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존스에서 1학년을 보내던 어느 겨울날, 밤새 눈이 펑펑 내린 적이 있다. 도로 사정이 안 좋아 교수님이 수업에 못 오시는 불상사가 발생해 속으로 ‘오호, 휴강이다!’ 하고 있었다. 그런데 한 친구가 교수님으로부터 연락을 받고는 우리에게 말했다.
“우리끼리 수업하래.”
그날 우리는 교수님 없이도 아주 유익하고 즐거운 수업을 하는 비극(?)을 맞이했다. 그렇다. 여기는 세인트존스였다.
세인트존스 수업에는 다른 대학들과 다르게 없는 게 두 가지 있다. 첫 번째는 강의, 두 번째는 교수다. 그게 대학이야? 그게 수업이야? 강의가 없고 교수가 없는데 그걸 어떻게 대학 수업이라고 부를 수 있지? 하지만 대신 이곳에는 세인트존스만의 수업을 만들어주는 두 가지가 있다. 바로 토론과 튜터다.
---「1장. 세인트존스를 소개합니다」중에서

나는 처음 독서를 하면서 이 심사숙고해서 진짜 생각하기를 하지 않았다. 그저 애국가를 읽고 “‘영원히 우리나라 만세’라는 뜻이구나” 하고 받아들이며 넘어갔다. 그러고는 내가 읽은 구절을 ‘이해했다’고, ‘생각해봤다’고 믿었다. 수업에 가니 토론을 할 수가 없었던 건 당연하다. 나는 진짜 생각을 해보지 않고 생각해봤다고 착각한 것이었다.
---「2장. 진짜 공부하는 법 배우기」중에서

토론을 할 때는 어떤 주제에 대해 깊은 이야기를 나누기 때문에 서로의 의견 충돌은 피할 수 없다. 아니, 피할 수 없는 게 아니라 새로운 것을 배우기 위해선 충돌해야만 한다. 다른 의견을 들어야 자신의 제한된 생각에만 머물지 않고 시야를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의견을 듣는 건 신나는 일이다. 내 한계를 벗어나야 그 이상의 것을 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동시에 전혀 말도 안 되게 느껴지고 받아들여지지 않는 의견을 듣는 경우도 많다. 지구는 둥글다고 주장한 갈릴레오가 미친 사람 취급을 받았던 것처럼 지금은 옳다고 밝혀진 많은 진리들이 예전에는 그랬다.
어찌 보면 자신이 평생을 믿어온 가치관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의견들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때 소통을 단절하면 나는 여전히 지구가 네모나다고 믿는 내 세상 속에만 머물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소통하는 법을 익혀야 하는 것이다. 의견이 다른데도 불구하고, 전혀 동의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소통을 해나가기 위해. 그래서 모두가 진리에 다가가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과정에서 배움을 얻기 위해.
---「2장. 진짜 공부하는 법 배우기」중에서

세미나 수업이 있는 월요일, 목요일 오후 시간대는 캠퍼스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상당히 학구적이다. 도서관은 물론 어딜 가도 학생들, 튜터들이 다 책을 들고 있고 밥 먹을 때도 큰 테이블에 모여 앉아 세미나 책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일찍 저녁을 먹고 나와 잔디밭에 또는 연못 앞에 앉아 못다 읽은 책을 읽는 학생들도 많고, 학교 전체가 곧 있을 세미나를 준비를 하는 풍경이 펼쳐진다.
세미나가 시작되기 15분 전인 7시 15분, 학교 종이 뎅뎅 울리면 이 소리와 함께 마치 철새들처럼 학생과 튜터 들의 대이동이 시작된다. 1학년부터 4학년까지 다 그 시간에 세미나가 있으니 모두 자기 교실로 이동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7시 반부터 9시 반까지는 세미나 에 가지 않고 숨어 있는 몇몇의 반항자들 빼고는 사람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캠퍼스가 조용해진다. 대신 대부분의 교실에서는 튜터와 학생들의 치열한 지적 전쟁이 벌어진다.
---「3장. 세인트존스는 어떻게 공부하는가」중에서

이와 달리 고전은 이상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괴도 루팡》 같은 추리소설에 순식간에 읽히는 힘이 있다면, 고전은 한 줄 한 줄 천천히 읽게 하는 힘이 있다. 어려워서라기보다 한 줄 한 줄 곱씹으며 ‘생각’해봐야 하기 때문이다.
고전에 대한 나만의 개똥철학이 있는데 그건 바로 고전은 ‘읽는 책’이 아니라 ‘생각하는 책’이라는 것이다. 나만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고전은 웬만큼 자신감이 있지 않고서야 ‘읽었다’고 말하기가 쉽지 않다. 대신 고전을 ‘생각했다’고는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즉 고전들에 대해서는 질문부터 달라져야 할 것 같다. “너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읽어봤어?”가 아니라 “너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생각해봤어?” 하고 물어야 정확한 질문이라고 느껴진다. 그러면 나는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다. “응. 고작 두 시간 생각해봤어. 다시 읽고 더 생각해보고 싶어.”
---「3장. 세인트존스는 어떻게 공부하는가」중에서

세미나가 세인트존스 커리큘럼의 장남이라면 과학 실험(LAB)과 수학은 쌍둥이 동생쯤 되겠다. 수학 수업이 인간의 순수이성을 사용해 우주와 인간을 공부하는 시간이라면, 과학 실험 수업은 실험과 경험을 통해 땅과 자연, 동물로서의 인간을 공부하는 시간이다.
과학 실험에 대한 세인트존스의 자부심은 꽤 큰 편이다. 수학은 시대순으로 중요한 업적과 연구들을 짜깁기한 매뉴얼로 공부했다면, 과학 실험은 그런 매뉴얼에 실험까지 더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실험은 그 옛날 과학자들이 했던 연구와 실험을 그대로 재현해내는 게 대부분이다. 그래서 실험실에 가보면 정말 이상한 정체불명의 기구들이 아주 많다. 흡사 옛날 흑백영화 속 과학자들의 실험실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실험 도구들이다.
---「4장. 핵심 교양을 키우는 학교」중에서

여기에 쓴 내용들은 내가 정말로 세인트존스에서 토론 수업을 통해 배운 중요한 말하기 방법들이다. 이 방법만 익혀도 토론이 아니라 평범한 대화를 하더라도 말하기가 훨씬 수월해질 뿐만 아니라 유쾌하고 즐거운 대화를 할 수 있게 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영어 말하기는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영어라는 도구를 이용해 나와는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생각을 나누며 공감하고 반박할 줄 아는 소통의 능력이다. 우리가 영어 말하기를 잘하고자 하는 이유는 갈라파고스 섬에 가서 말귀도 못 알아듣는 펭귄에게 유창하게 영어로 말하기 위해서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 질문하기 방법들은 영어 말하기 실력을 키우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자세가 아닐까. 그 자세가 갖춰져 소통이 되기 시작하면 대화가, 토론이 재미있어진다. 조금씩 질문에 내 의견까지 덧붙이기 시작하면 어느새 말하기 실력은 훌쩍 향상돼 있을 것이다.
---「5장. 영어로 하는 세인트존스의 독서, 토론, 작문」중에서

학생들이 자신의 한계와 정정당당히 마주하게 하고 그 한계를 인정하게 하는 학교. 그 후 한계에 도전하고, 실패 혹은 성공하기도 하 면서 그 과정 속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깨닫게 하는 학교. 그래서 결국에는 학생 각자가 자기만의 배움을 찾도록 하는 학교. 그게 내가 경험한 세인트존스다. 그리고 이것이 세인트존스가 원하는 교육 목표, 스스로 학습(배움)이 아닐까 감히 생각한다.
---「7장. 내가 세인트존스에서 배운 것」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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