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에 남은 행동만을 고려해 볼 때, 아이작 뉴턴(Isaac Newton)이나 에밀리 브론테(Emily Bronte) 같은 역사상 유명했던 사람들 중에 무성애자가 많았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뉴턴은 독신으로 고독한 인생을 살았고 동정이었을 가능성이 많으며 과학에만 전념한 듯하다. 비록 뉴턴이 여성과 성관계를 가졌다는 증거가 없기 때문에 무성애자일 가능성이 있지만 동시에 그가 동성애와 같은 특이한 성적 취향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실제로 뉴턴이 여성들과 어울리지 않았던 것은 그가 남성에게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사랑을 모르고 살았던 역사상 인물들」
설마! 나에게 정확히 그렇게 말한 사람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어쨌거나 그러지 않았다면, 그렇게 말했어야 했다. 왜냐하면 이런 반응은 내가 2004년에 발표한 최초의 무성애 연구에 근거해 무성애가 널리 퍼져 있다면서, 무성애 발생률 1%에 관해 이야기했을 때 사람들이 보였던 반응과 유사한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무성애자가 1%나 된다는 사실에 의혹을 제기하며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솔직히 말해서 설령 내가 무성애자의 비율이 0.00001%라고 했더라도 사람들은 무성애자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마저 의심했을 것이다.--- 「보이지 않던 새로운 성이 열리다」
사실상 대다수의 사람들의 믿음과는 다르게 일부 전문가들은 두 개의 성은 너무 제한적이며 인간에게는 아마도 다섯 개 정도의 성이 존재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브라운 대학교의 생물학자인 앤 파우스토 스털링(Ann Fausto Sterling)은 이런 주장을 옹호했다. 그는 나중에 이것이 반은 농담이었고 좀 더 넓은 관점을 증명하기 위해 주장한 것이라고 인정했다. 이 넓은 관점이란, 생물학적 성에 존재하는 다양성을 충분히 이해하기 위해서 이 두 개의 성이라는 엄격한 이원적 체계는 너무 단순하다는 것이었다. 또한 저명한 심리학자이며 성 문제 전문가인 존 머니(John Money) 역시 우리가 한 사람을 남성 혹은 여성으로 명명하는 것은 다양한 생물학적 변수들에 달려 있으며 이 모든 것들이 반드시 일관되게 정리될 필요는 없다고 함으로써 생물학적인 성의 모호성을 지적했다.--- 「당신은 여성입니까, 남성입니까」
한 무성애자가 다음과 같이 말한 것에 대해 생각해 보자. “에이븐 내에서 특히 성애에 관한 대화를 하는 경우 이외에, 나는 의식적으로 스스로를 무성애자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마치 신을 믿지 않거나, 라틴 아메리카계가 아니거나, 혹은 운전을 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무성애는 그 어떤 것이라기보다는 내가 아니거나 아니었던 것이다. 이 꼬리표는 대체로 유익한 표식이다. 그러므로 나의 무성애 정체성은 특정 맥락에서 중요하며 나는 무성애자가 아닌 나의 삶을 상상할 수 없다. 그러나 이것이 나에게 특별히 중요한 것은 아니다.”--- 「진정한 나를 다시 찾을 권리」
가장 유명한 무성애 웹 사이트인 에이븐의 창립 위원인 데이비드 제이는 그가 이 사이트를 시작한 이유에 대해서 여러 차례 설명했다. 그가 말한 이유들은 앞서 언급한 많은 정체성의 문제들을 반영하고 있었다. 그중 한 가지 이유는 사적인 것이었다. 그는 혼자라는 느낌에 시달렸다. 당시 10대였던 그는 인터넷에서 ‘무성애’를 찾아보았지만, 발견한 것이라고는 아메바에 관한 연구들뿐이었다. 또 다른 이유는 교육적인 것이다. 다른 무성애자들이 본인 자신에 관해 좀 더 잘 이해하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서였다. 실제로 무성애자들이 에이븐을 통해서 “자신을 발견했다.”라고 하는 이야기들이 많다. 한 젊은 여성은 에이븐이 자신의 상태를 아주 정확하게 묘사한 것을 보고 키보드에 엎드려 울었다고 회상했다.--- 「진정한 나를 다시 찾을 권리」
성애자들은 인생에서 섹스가 더 이상 주요 관심사가 아닌 시기를 경험하게 된다. 아마도 직업적인 스트레스, 힘든 공부, 가족의 비극 등이 일시적인 성적 무관심과 같은 증상의 원인일 수도 있다. 단기적으로 보았을 때, 주어진 하루 사이에 매력적인 파트너와 섹스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음에도 성적으로 완전히 무관심하거나 섹스가 최대의 관심사가 아닌 시간이 있음은 물론이다. 우리는 날마다 일상적인 삶의 현실에 지배를 받고 있으므로, 어떤 순간에는 섹스가 그다지 절실하지 않을 수 있다. 또 섹스가 어떤 순간에는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 심지어 보통의 사춘기 소년이나 젊은이의 성적 충동은 끝없이 샘솟는다고 하지만 그들마저도 성적 충동이 ‘꺾이는 시기’가 있다. 이것은 섹스에 대한 무관심, 혹은 전혀 자극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가 있음을 지칭하는 것이다.--- 「누구라도 잠시 동안은 무성애를 경험한다」
미국에서 섹스를 하지 않았음에도 대단히 행복하다고 말한 사람이 40%라는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물론 이들 중 다수는 자신을 무성애자로 규정하지 않거나, 지속적으로 성적인 매력에 이끌리지 않는다는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무성애의 정의에 자신이 해당된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넓은 의미에서 보면, 이런 결과는 성욕의 결핍이 반드시 정신적 건강이나 행복을 연결 짓는 믿을 만한 지표가 아니라는 것이다.
--- 「스카이다이빙을 하고 싶지 않다고 스카이다이빙 장애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