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기는 인생 vs. 주도하는 인생
--- 삼일교회 전병욱 목사
몇 년 전에 보스톤에 간 적이 있다. 집회 중간에 시간을 내어서 고든 맥도날드가 시무하는 "그레이스 채플"(Grace Chapel)을 방문했다. 첫 인상은 어린 아이들에게 매우 관심이 집중된 교회라는 느낌이었다. 수십개의 방마다 유치원 아이들이 선생님과 함께 공부하고 있었다. 그때부터 나도 1,000명 이상이 모이는 교회 유치원에 대한 꿈을 꾸게 되었다. 그레이스 채플은 체계적이고, 차분한 양육이 있는 교회의 전형적인 모델이다.
고든 맥도날드가 주는 강점은 우선 그가 아픔을 아는 목회자라는 점이다. 그는 실족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그 실족의 수렁에서 다시금 믿음으로 일어선 믿음을 무기로 사용할 줄 아는 목회자이다. 그래서 아픈 사람과 괴로워하는 사람에 대한 이해가 내면에 깔려 있다. 또한 체계적인 지성의 소유자이다. 그래서 마구잡이로 접근하기보다는 논리가 있는 접근을 한다. 대개 논리를 말하는 글을 보면, 너무 딱딱하여 무슨 소리인지 잘 모르는 글이 많은데, 맥도날드는 목회자 특유의 쉬운 접근이 돋보인다. 그래서 맥도날드의 글은 읽기 쉬우면서도, 따뜻하다. 최근에 나오는 많은 국내 저자의 책들을 보면, 고든 맥도날드의 영향력을 깊이 느낄 수 있다. 글의 여기저기에서 맥도날드의 체취를 느낄 수 있다. 그 정도로 맥도날드는 국경을 넘어선 많은 목회자들에게 강한 영향을 주는 사람이다.
맥도날드의 많은 책이 있다. 그중에서도 단 한권의 책을 추천하라면, 『내면 세계의 질서와 영적 성장』을 추천할 수 밖에 없다. 이 책은 기독교의 근본인 속 사람의 성장을 다루고 있다. 예수님도 바리새인의 외식을 주의하라고 하셨다. 즉 형식주의, 외형주의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나라는 말씀이다. 맥도날드는 이 점을 구호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접근한다. 속사람의 성장이 무엇이며, 어떤 부분에 집중해야할 지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속사람의 성장을 위해서는 다섯 부분에서 성장이 있어야 한다.
첫째, 동기부여이다.
무엇에 동기부여를 받는가가 중요하다.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쫓기는 사람(driven people)과 주도하는 사람(called people)이 그것이다. 쫓기는 사람은 성취감, 팽창욕 때문에 움직인다. 그리고 인격에는 관심이 없다. 매사에 경쟁적이다. 자기의 욕심을 다 이루지 못하면, 분노한다. 자꾸 분노하는 사람은 쫓기는 사람이라는 반증이다. 이유없이 바쁘다. 왜? 쫓기는 인생을 살기 때문이다. 반면에 주도하는 사람은 사람들의 마음을 얻으려고 한다. 자신이 청지기임을 안다. 그래서 스스로가 화가가 아니라는 점을 인식한다. 자신은 화가가 아니라 캔버스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하나님이 화가가 되어서 자신을 도화지로 사용해 달라는 태도로 일관한다. 그래서 평안이 있다.
둘째, 시간 사용이다.
"계획되지 않는 시간의 법칙"이 있다. 계획되지 않은 시간은 나의 약점이 있는 곳으로 흐른다. 수정교회의 로버트 슐러는 "계획을 하지 않는 것은 실패를 계획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왜? 계획하지 않으면, 사람은 자신의 약점이 있는 곳으로 흐르기 때문이다. 계획되지 않는 시간은 지배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의 영향력에 좌우된다. 나의 결단에 의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끌려 다니는 인생이 된다. 왜? 계획이 없으면, 다른 사람의 제의를 거절한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계획되지 않은 시간은 긴급한 일에 소모하게 된다. 아무리 최선을 다해 살아도 시간은 언제나 부족하다. 그러다 보면, 중요한 일보다는 긴급한 일에 끌려 다니게 된다. 긴급에 의해서 끌려 다니는 인생이 아니라 중요한 일에 집중하는 인생이 되어야 한다. 계획되지 않는 시간은 대중의 갈채를 받는 곳으로 간다. 하나님의 뜻대로 사는 인생은 반드시 말씀의 기준으로 계획된 인생을 살아야 한다.
셋째, 지성의 훈련이다.
신앙을 맹목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기독교는 로이드존스가 말했듯이, "불붙은 논리"(Logic on Fire)이다. 사고하지 않는 그리스도인들은 주변의 문화에 흡수되어 버린다. 그러므로 지성의 훈련, 생각의 훈련은 매우 필수적인 것이다.
넷째, 영적인 힘이다.
영적인 능력으로 기도의 힘을 들 수 있다. 기도하는 일꾼이 가장 강한 일꾼이다. 기도하기가 왜 어려운가? 기도를 부자연스럽게 여기기 때문이다. 기도는 우리의 약함에 대한 묵시적 시인이기 때문이다. 기도는 현실적인 결과와는 무관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기도는 믿음의 표현이요 겸손의 표현이다. 기도하는 자만이 하나님의 능력의 통로가 될 수 있다.
다섯째, 휴가 이상의 안식이다.
재창조를 위한 휴식은 속사람을 강하게 만든다.
맥도날드의 다른 많은 책이 있지만, 버림과 따름, 그리고 최고의 가능성을 향한 도약을 강조하는 『인생의 궤도를 수정할 때』(Mid- Course Correction)와 가정에 관한 저서인 『남자는 무슨 생각을 하면 사는가?』(When Men think private Thoughts)를 추천하고 싶다. 특히 후자는 가정에 관한 많은 책들의 원전에 해당하는 책이다. 이 책을 읽어보라. 어디서 많이 들었던 말이다라고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여러 사람들이 인용하거나, 영향받은 귀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