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 책의 표지는 미국 문구의 상징 ‘컴포지션 노트’의 이미지를 사용했습니다. 미국인이라면 학생 시절 안 써본 적이 없을 정도로 흔한 노트인데요, 클래식한 외형에 백 년도 넘은 역사, 많은 아티스트들이 즐겨 썼다는 사실이 알면 알수록 매력적이더라고요.
2. 이 책의 등장인물은 세 명입니다. 어떤 날은 혼자, 또 어떤 날은 함께 여행했기에 내용 중간중간 사라졌다 나타나곤 하니 놀라지 마세요.
- 규림. 접니다. 헤어밴드를 자주 하고, 문방구를 사랑합니다.
- 숭. 회사 동료이자 친구. 멋진 공간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인스타에 빛의 속도로 실시간 업로드하는 능력이 놀랍습니다. @lovebrander
- 실장님. 둘의 정신적 지주이자 이 책의 편집자. 한 달 안식여행으로 뉴욕을 택했습니다. 사진과 건축에 관심이 많습니다.
3. 어느 정도 눈치 채셨겠지만 저는 문구류를 매우 좋아하는 문구인입니다. 이번 여행에서도 약 18개의 크고 작은 문방구, 마트와 서점의 문구 코너를 중점적으로 들렀습니다. 일반적인 여행책을 기대하셨다면 원하는 정보를 얻기 어려우실 수 있습니다.
4. 여행 중 돌아다니며 쓴 글이라 비문이나 알아보기 조금 어려운 글씨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때’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수정을 최소화한 점 이해 바랍니다. ---「일러두기」중에서
여행지에서 최대한 많은 것들을 담고 싶어서 언제든 펼쳐서 쓸 수 있도록 공책을 지니고 다니는데요. 여행이 끝날 무렵에는 어느덧 빼곡하게 채워져 책 한 권 분량으로 남습니다. 이 책도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뉴욕규림일기』는 올 여름 뉴욕에 약 2주간 머무르며 보고 듣고 느낀 것을 담은 개인적인 기록으로, 뉴욕에서 쓴 일기를 복각한 느낌의 책입니다. 버리기엔 어쩐지 애틋한 마음이 들어 열심히 주워모은 영수증과 티켓 등 뉴욕의 흔적들도 여기저기 남겨두었습니다.
기록의 매력은 시간이 흐른 뒤에도 당시 했던 생각과 기분을 오롯이 떠올릴 수 있는 것 아닐까요? 그때그때 마음에 남는 것들을 기록한 것이기에, 당연히 이 책도 제가 했던 뉴욕여행과 어딘가 많이 닮아 있습니다. 사사로운 기록물이 책으로 나오는 게 저에게도 무척 신기한데요. 이 책이 누군가 기록을 시작하는 계기로 이어지길 바라며, 저의 작은 기록물을 공개해봅니다. ---「들어가는 글」중에서
사실 뉴욕이란 도시에 큰 기대는 없었다. 워낙 미디어에 그 모습이 많이 노출된 도시인만큼 궁금한 게 딱히 없었달까. 우연한 기회로 이번에 오기 전까지 뉴욕에 가봐야겠다고 생각한 적도 없었다. 그런데! 지금 만난 것이 억울할 정도로 뉴욕은 심각하게 멋진 도시였다. 왜 전세계 중에서도 가장 상징적인 도시인지 몸소 증명하듯 간 곳마다 우리에게 크나큰 충격들을 안겨주었다. 오래된 하드웨어들을 잘 보존하고 있는 것도, 그리고 그 위에 세계 최고의 기술을 쌓아올려 나가고 있는 것도 참 멋졌다.
고풍스럽고 전통 있는 건물들 안에 정말 힙하고 트렌디한 가게들이 운영되고 있는 낙차도 특별하게 느껴졌고, 무엇보다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끊임없이 생각해보게 되는 이번 여행이었다. 자유롭게 표현하고 개성이 존중되는, 그러면서도 자연스럽게 많은 이들이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그 누구의 모습이 아닌 내 자신으로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빛나는 개성들로 더더욱 빛나는 도시 뉴욕. 나답게 생각하고, 당당히 표현하며 살고 싶다.
---「여행을 마치며」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