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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노트에 이름을 쓰면 살인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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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노트에 이름을 쓰면 살인죄일까?

: 대중문화 속 법률을 바라보는 어느 오타쿠의 시선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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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년 책따세 여름방학추천 도서 /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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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4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352쪽 | 574g | 152*225*30mm
ISBN13 9788994353098
ISBN10 8994353097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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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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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정준욱
게이오 대학 법학과 졸업 후 동대학원 법학연구과에 재학 중이다. 인터넷에 일본의 정치, 사회, 문화 등 다방면에 걸친 글을 올리며 꾸준히 지적인 글쓰기를 계속하고 있다.
저자 : 갈릴레오 SNC(Story & Contents)
스토리를 강조한 콘텐츠로 온·오프라인에서 활동하는 신개념 창작 집단이다. 전문 필자와 각계각층의 크리에이터가 예술이 아닌 산업으로서의 ‘이야기’를 꿈꾸며 공동 창작을 추구한다. ‘재미없는 콘텐츠는 악’이라는 생각으로 지식과 정보, 사상을 재미있게 포장하고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포스코 창의놀이방에 '디지털북'과 '무빙북' 콘텐츠, 미래에셋미디어에 '인문학이 만난 펀드 이야기' 동영상을 제공했고, 국방부 '블로그 컨설팅'을 했다. www.galileosn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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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사나기 소좌! 당신을 살인 혐의로 체포한다!”
“그게 무슨…….”
“광학미채로 얼굴을 가리기 전 CCTV에 당신 얼굴이 찍혔어. 권총 탄도검사도 끝난 상황이고, 아…… 아쉽게도 초연반응까지 했으면 좋겠지만 몸을 한 번 교체해서……. 어쨌든 살인죄로 긴급체포한다. 당신은 변호사를 선임할 권리가 있고…….”
이때 9과의 아라마키 부장이 검찰들을 제지하고 나선다.
“쿠사나기 소좌는…… 사람이 아니다. 로봇이야, 로봇! 로봇한테 살인죄를 어떻게 적용할 텐가?”
“사람이 아니라고요?”
“이렇게 보면 사람처럼 보이지? 그러나 속이 티타늄에 카본파이어투성이야. 뇌도 없다니까. 로봇이야, 로봇! 괜한 데 힘 빼지 말고 어서 꺼져.”
아라마키 부장의 말에 검사들은 망연자실한 얼굴로 검찰청으로 돌아간다.
로봇은 살인을 해도 죄가 되지 않는다는 말인가? --- p.18

데스노트와 비슷한 것으로는 ‘저주’가 있다. 사람에게 저주를 걸었는데 그 사람이 죽었다면 살인죄에 해당할까? (……) 범죄가 확실하게 성립하기 위해서는 범죄행위(실행행위)와 범죄결과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인과관계는 범죄행위와 발생시킨 결과 사이에 ‘실행행위 없이는 결과가 없음’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경우에만 인정된다. 인과관계가 없는 경우는 범죄가 아니며 따라서 형법으로 처벌할 수 없다. 행위의 성질로 보아 목적을 이룰 수 없기 때문에 범죄가 성립되지 않고, 형벌의 대상이 되지 않는 행위를 ‘불능범’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무당에게 굿을 하게 해 사람을 죽게 하는 일 따위이다.
사람을 죽이겠다는 의도를 갖고 물총을 쏜 것은 살인죄일까? 물총을 쐈다고 해서 사람이 죽지는 않는다(이런 경우는 보통 머저리라는 전문용어를 듣는 것으로 상황이 종료된다). 이 또한 불능범에 속한다. 불능범도 범죄의 의도를 갖고 행동으로 옮겼으므로 처벌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위험하다고 판단되지 않을 때는 처벌을 면제할 수 있다. --- pp.50~51

'단 방귀 사려'의 나무꾼은 방귀 냄새를 관리할 수 있었다. 냄새를 뱃속에 담아두고 있다 원님이 돈을 내자 배를 눌러 방귀를 뀌었다. 관리할 수 있는 것이므로 물건이 되고, 돈으로 사고팔 수 있는 재산이 된 경우다.
하지만 빵 냄새는 빵집 주인이 관리할 수 없는 것이다. 빵을 구울 때 저절로 생겨나 공중으로 날아가기 때문이다. 이런 것은 재산이 될 수 없다. 재산이 아니므로 돈으로 사고팔 수 없다. 빵 냄새를 맡았다고 돈을 달라고 할 권리가 없는 것이다. --- pp.161~162

전화로 치킨을 주문하는 것도 계약이다. 치킨을 주문할 것인지 말 것인지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자유가 ‘계약 체결의 자유’다. 치킨집에서 왜 요즘 주문이 뜸하냐고 항의할 수 없다. 어느 가게에서 주문을 할지 자유롭게 결정하는 것은 ‘상대방 선택의 자유’다. 친구가 어떤 치킨집은 불친절하니까 그곳에서는 시켜 먹지 말라고 아무리 강요해도 그 집에서 시켜 먹을 자유가 있다(그러나 우리에겐 대형 마트에서 치킨을 사 먹을 자유는 조금 제한돼 있다).
치킨집에 전화를 했는데 내 목소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배달을 거절하는 일은 가능할까? 가능하다. 치킨집 주인도 손님을 고를 자유가 있기 때문이다. 계약 내용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것이 ‘내용결정의 자유’다. 정가 만 원인 치킨을 천 원으로 깎아 주문하는 일도 주인이 승낙하면 가능하다. 정가 만 원인 치킨을 주문하면서 2만 원을 주겠다고 하는 것도 가능하다. 심지어 만 원인 치킨을 5분 안에 배달해주면 10만 원을 주겠다는 계약도 가능하다. 바보 같은 일이지만 이런 계약을 한다고 해서 누가 간섭할 수는 없다. 만 원짜리 치킨에 2만 원을 주든 10만 원을 주든 개인이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 또한 주인이 2만 원짜리 치킨을 만 원만 받겠다는 결정을 내려도 아무도 간섭할 수 없다. --- pp.181~182

영어 표현인 E.T.와 에일리언에는 ‘사람’이라는 뜻은 들어 있지 않다. 아무리 사람과 비슷하게 생겼어도 외계인은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계인을 죽이는 일은 살인죄에 해당하지 않는다. 형법의 살인죄는 사람이 사람을 죽인 경우에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로봇이 사람을 죽여도 살인죄가 되지 않듯이, 사람이 외계인을 죽여도 살인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살인죄가 성립하지 않으므로 당연히 그에 따른 처벌도 없다.
--- p.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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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과 의학지식을 알면 여러 모로 도움이 된다. 반대로 무지할 경우에는 피해를 볼 수 있다. 그럼 일반인들이 의학 서적이나 법전을 달달 외워야 할까? 건강을 위해서라면 의학 전문서적보다는 건강한 생활습관을 제시해주는 책이 나을 것이다. 법률 역시 마찬가지다. 법조문을 많이 아는 것보다 법의 원리와 개념을 아는 것 즉, 리걸 마인드(legal mind)를 익히는 것이 살아가는 데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은 법이 어떤 구성으로 어떻게 작용하는지 가장 중요한 뼈대와 얼개를 보여주며 리걸 마인드를 기르게 해준다. 이것만으로도 법 때문에 고생할 일은 극적으로 줄어들 것이다. 더욱이 익숙한 영화나 만화 등 대중문화를 소재로 흥미를 유발시켜 재미있기까지 하다!
창의적인 질문으로 이어지는 접근법은 나 자신도 앞으로 고객들이 법을 이해하기 힘들어할 때 예시로 사용해볼 생각이다.
김병옥(법무법인 서정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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