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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교향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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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교향곡

: 탄소와 거의 모든 것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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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6월 1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28쪽 | 608g | 152*225*30mm
ISBN13 9788964621721
ISBN10 8964621727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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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의미에서든 탄소 이야기는 곧 모든 것의 이야기다. 어디에나 있고 없어서는 안 될 이 원소는 비밀도 많다. 우리는 지구가 얼마나 많은 탄소를 소장하고 있는지 모른다. 행성 깊숙이 숨겨진 다양한 형태의 탄소를 완전히 이해하지도 못한다. 우리는 지구 표면과 깊은 내부 사이를 순환하는 탄소 원자의 움직임을 제대로 알지 못하며, 그 움직임이 수십억 년 지구 역사의 이른바 ‘도저한 시간deep time’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형언하지 못한다. 수백만 가지 탄소화합물이 알려져 있지만 과학자들은 이제야 비로소 풍부한 탄소화학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을 뿐이다. 그리고 모든 것 중 가장 커다란 미스터리인 생명의 기원은 다른 원소와 복잡한 화학적 조합을 이루는 탄소의 거동과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
--- p.11

오늘날, 탄소함유광물은 무척이나 풍부하다. 캐나다 로키산맥의 거대한 석회암 봉우리에서 그레이트배리어리프의 광대한 산호초, 도버의 화이트클리프에서 해저에 쌓인 작은 조개껍질에 이르기까지 광물은 지각에서 가장 커다란 탄소저장소다. 알려진 광물‘종’ 400가지에 탄소 원자가 들어 있다. 게다가 최근 연구자들은 그 목록의 수를 늘렸다. 150종 이상의 새로운 탄소함유 결정체가 암석 노두, 이글거리는 화산 분출구 가장자리 혹은 증발하는 호수 근처와 폐광산 토양에 묻혀 그간 우리의 눈길을 피해왔다. 발견되길 기다리는 희귀한 결정도 여전히 많다.
--- p.46

다이아몬드의 불순물 조성 연구 결과는 놀라웠다. 금속이 풍부한 내포물에는 맨틀에서 가장 많은 원소 산소는 포함되어 있지 않았지만 탄소와 황이 풍부해서 다이아몬드가 형성될 때 주변에 그 원소들이 녹아 있었음이 분명해 보였다. 놀랍게도 금속 내포물이 가리키는 곳은, 훨씬 더 고밀도의 철과 니켈 합금 결정질로 이루어진 지름 1520마일(약 2446킬로미터)의 안쪽 깊은 핵을 띠처럼 둘러싸고 있는 고밀도의 용융 철과 니켈의 바다와 화학적 조성이 비슷한 곳이었다.
--- p.90

지구의 모든 탄소는 우주에서 왔다. 주요한 출처는 세 곳이다. 탄소함유 기체가 풍부한 태양풍에서 소량의 탄소가 지구에 도달했다. 더 많은 양의 탄소는 검은 운석에 든 채로 지구에 떨어졌다. 지금도 가끔 그런 일이 벌어진다. 이 매혹적인 돌 안에는 언제든 화학적 변형을 치를 수 있는 유기화합물로 가득 차 있다. 연료로 쓸 수 있는 탄화수소와 알코올, DNA와 RNA를 조립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당, 퓨린, 피리미딘 골격은 물론 아미노산도 풍부하게 들어 있다. 지구의 탄소재고량을 늘리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한 혜성은 특히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 같은 작은 기체 분자와 대양을 채울 물을 풍부히 함유하고 있다.
--- p.113

지구 지각에 있는 모든 탄산염광물이 대기 중 이산화탄소로 변환된다면 어떻게 될까? 대기 농도의 10만 배가 넘는 약 2×톤의 탄소저장소가 갑자기 기체로 바뀌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답은 분명하다. 지구는 금성처럼 변한다. 여러 면에서 금성은 지구의 쌍둥이 행성이다. 크기가 같고 밀도도 같으며 기본 조성도 동일하다. 작열하는 태양에 2500만 마일(약 4023만 킬로미터) 더 가깝고 지구 표면보다 90배 더 높은 압력의 고농도 이산화탄소 대기가 결합한 결과는 폭주하는 온실효과였다. 금성의 표면온도는 평균 섭씨 480도로 납을 녹일 만큼 뜨겁다.
아마도 지구는 그저 운이 좋았을 것이다. 다 탄소 덕이다.
--- p.120

눈에 보이지 않는 거대 탄소 순환을 이해하는 일은 처음부터 심층탄소관측단의 핵심 목표 중 하나였다. 수백 명의 과학자가 전 세계 수십 곳의 현장과 실험실에서 다양하고 도전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역동적인 심층탄소 순환을 파헤치는 이들의 연구는 세 가지 질문으로 요약할 수 있다. 아래로 가는 것은 무엇인가? 저 아래에서 탄소의 운명은 어찌될까? 다시 솟아오르는 것은 무엇인가?
--- p.124

가장 도발적이고 광범위한 ‘지구심층수’ 관련 발견 중 하나는 잠재적으로 엄청난 양의 메탄이 맨틀에서 올라와 지각에 거대한 저장소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점을 밝힌 것이다. 세계의 다른 지역,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지질학자들은 천연가스 및 기타 탄화수소 대부분이 비생물적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다는 가설을 옹호해왔다. 하지만 미국과 여러 산유국의 석유지질학자들은 이 가설이 틀렸고 석유나 천연가스 대부분이 죽은 식물이나 동물 또는 미생물에서 비롯되었다며 격하게 맞섰다. 우리 중 일부는 냉전에 따른 적개심과 직업적 경쟁으로 악화일로에 들어선 이런 논쟁이 분명 잘못된 이분법에 근거한 것이라고 의심했다. 그렇지만 아마도 두 진영이 모두 맞을 것이다. 메탄은 여러 경로로 형성될 수 있다. 그것이 심층탄소관측단이 알아보고자 했던 연구 주제다.
--- p.132~133

지난 200년 동안 인류는 탄소가 풍부한 석탄과 석유를 수천억 톤 채굴했다. 그렇게 석탄과 석유를 태워 연간 약 400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으로 방출한다. 이는 전 세계 모든 화산에서 방출되는 양의 1000배에 해당한다. 인간은 탄소 방정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 p.148

켈러멘의 마음속에는 아마도 다음과 같은 생각이 자리할 것이다. 암석이 실시간으로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인다. 오만에는 인간이 지난 수백 년 동안 생산한 모든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수 있을 만큼 방대한 양의 오피올라이트가 있다. 현재 오만 정부는 탄소 격리 계획과 결부된 어떤 투자도 할 의향이 없다. 탄소 격리가 아니라 석유가 이 나라 경제의 토대인 까닭이다. 하지만 오피올라이트는 거기에 있다. 지구 탄소 위기를 해결할 전망도 거기에 남아 있다.
피터 켈러멘은 인내심을 갖춘 낙관론자다.
--- p.155

1977년 미생물이 서식하는 풍부한 생태계를 가진 깊고 어두운 해저, ‘블랙 스모커’ 화산 분출구가 발견되면서 흥미로운 대체 기원 시나리오가 등장했다. 이 시나리오는 화산 광물에서 계속해서 생성되는 신뢰할 만한 화학에너지에 바탕을 두고 있다. 암석에서 에너지를 얻는다는 생명 가설은 생체분자를 만드는 그럴듯하고 보완적인 방법으로 확 다가왔다. 번개의 파괴적이고 순간적인 효과를 피하는 더 온화한 합성경로로 보였기 때문이다. 우리 중 많은 사람--- p.갑자기 잠재적 당사자가 된 광물학자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밀러와 추종자들은 ‘분출공주의자’가 왜 틀렸는지 설명하는 논문을 연이어 발표하면서 열수분출공 가설에 맞서 싸웠다. 인기 있는 과학잡지 『디스커버』의 1992년 표지면에 열수분출공 가설을 평하면서 밀러는 ‘진짜 패배자’란 표현을 썼다. 그는 “왜 우리가 이런 하잘것없는 것을 논의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불평을 늘어놓았다.
--- p.216

기발한 아이디어가 계속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물속에 있는 생명의 필수 분자혼합물들을 유용한 생물학적 구조들로 바꾸려는 수십 년간의 헛된 노력 끝에 결국, 생명 기원 연구자들은 암석과 광물이 제공하는 견고한 토대가 필수적인 역할을 했음에 틀림없다고 결론지었다. 광물 표면에 정렬된 원자 배열은 생명이 탄생하는 데에 많은 역할을 했을 것이다. 어떤 광물은 주요 생체분자인 아미노산, 탄수화물 및 염기의 합성을 촉매한다. 또 어떤 광물은 작은 분자를 선택하고 농축시켜 정확한 위치와 방향으로 표면에 붙이는 동시에 화학적 공격으로부터 이들을 보호한다. 또한 광물 표면은 분자를 기능적 막과 고분자 물질로 정렬하고 연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 p.220~221

회로의 단순성과 생화학적 잠재력을 감안할 때 우리는 생명의 기원 게임에서 역 구연산 회로 또는 그와 유사한 생화학 경로가 수십억 년 전에 최초의 자기복제시스템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 화학적 혁신을 생명의 실제 기원과 같다고 여긴다. 원시 지구 환경을 모방한 계속되는 실험을 통해 우리는 회로의 필수적 화학 단계 전부는 아닐지라도 대부분을 재현했다. 손에 잡힐 듯 잡힐 듯 우리는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 p.226~227

지구의 광물 진화가 생물 진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은 다소 충격적이다. 수십 년 전과 비교하면 시각이 급변했다. 내 학위논문 심사위원이었던 한 교수는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생물학 수업을 왜 들어? 쓰잘데라곤 한 군데도 없는걸.”
--- p.248

지구의 석탄 대부분은 약 3억 6000만 년 전에 시작된, ‘석탄기’라는 적절한 이름이 붙여진 6000만 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에 형성되었다. 오늘날에는 숲에서 나무가 쓰러지면 대개 빨리 썩어서 탄소 원자를 토양으로 되돌려 빠르게 재사용한다. 3억 년 전과 달리 나무의 리그닌 섬유소를 분해하는 ‘목재부패’ 곰팡이가 진화함에 따라 탄소의 효율적인 재활용이 가능해진 것이다. 나무를 분해하는 과정이 등장하기 전에는 죽은 나무가 100피트 이상의 두께로 쌓여 있었다. 식물의 잔해는 점점 더 깊이 묻히고 조직이 압축되고 구워졌다. 그 생물량은 점차 말라갔지만 생체물질은 해중합화 과정을 거치면서 휘발성 물질을 방출하고 무연탄에서 볼 수 있듯 탄소 함량을 90퍼센트 이상까지도 올린다. 오늘날 우리는 엄청난 속도로 그 석탄기 유산을 채굴하여 6000만 년 동안 격리되었던 탄소를 단 몇십 년 만에 고스란히 대기로 돌려보낸다.
--- p.264~265

두 번째로 훨씬 더 극적인 ‘탄소폭탄’은 비정상적인 야외 핵무기 실험이 벌어졌던 광란의 짧은 시대를 표상한다. 핵실험금지조약이 발효되기 전인 1950년대와 1960년대 초의 일이다. 10년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핵폭발로 인해 대기 중 탄소-14의 농도가 두 배로 증가했다. 달라진 공기 속의 탄소-14 농도는 이산화탄소가 바닷속 분자와 교환되거나 암석에 격리되고 또 식물에 의해 소비되면서 점차 감소했다. 하지만 필연적으로 짧은 시간 동안은, 식물의 탄소-14 함량이 두 배가 되었고 다음에는 동물의 몸 안에서, 그리고 냉전시대를 살아간 우리 인류의 몸 안에서 각기 두 배가 되었다. 모든 인류는 여전히 우리의 근육과 뼈에 핵실험 유산의 일부를 공유하고 있다. 우리 모두는 인간 탄소 순환의 일부기 때문이다.
--- p.271

웅장한 탄소 교향곡의 주제인 물질의 진화 그림에서 우리의 역할은 무엇일까? 인간은 평범하면서도 독특하다. 한편으로 우리는 인간 혈통이 멸종되거나 일부 새로운 종으로 변한다 해도 그것은 앞으로도 계속될 40억 년 이야기의 또다른 진화 단계에 불과하다. 어떤 사람들은 인간만이 기후와 지구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산소를 생산하는 광합성 미생물과 그 뒤를 이은 다양한 녹색식물은 인간의 행동보다 훨씬 더 심오한 방식으로 지표 근처 환경을 변화시켰다. 어떤 사람들은 도시, 도로, 광산, 농장 건설을 통해 인류가 대륙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고 주장하지만 나무와 풀은 인간의 능력을 훌쩍 넘어서 세계의 풍광을 천천히 바꿔왔다. 어떤 사람들은 우리 종이 ‘지구를 파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독특하다고 말하지만 소행성의 반복되는 재앙적 충돌과 거대 화산의 폭발적인 분출은 인간이 고안한 그 어떤 무기보다 훨씬 더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했다.
--- p.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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