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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콘래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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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콘래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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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5년 04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370쪽 | 372g | 128*188*30mm
ISBN13 9788952743138
ISBN10 895274313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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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얼마 지나지 않아 타트람은 나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결정했다.
그리고 코르트가 책을 쓰기 위해 지구에 왔다.
그는 나란 인간이 선량한지, 정직한지, 고매한지, 순수한지, 충직한지, 성실한지, 신뢰할 만한지, 사심이 없는지, 명랑한지, 일을 맡길 만한지, 개인적인 야심은 없는지 확인하려 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그는 제정신이 아닌 미치광이인 게 틀림없다. 왜냐하면 "네, 그는 다 갖추고 있습니다"라고 보고했기 때문이다.
나는 그를 감쪽같이 속였다.
그러나 내게 개인적인 야심이 없다는 평가는 옳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지독하게 게으른 데다, 고통받는 지구에서 일어나는 일들 때문에 날마다 골치를 썩이고 괴로워하고 싶은 마음이 추호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인적인 안락에 관한 한 어느 정도 양보할 용의가 있다. 어쩌면 나는 휴가를 여섯 달만 쓰고 나머지는 반납할지 모르겠다.
변호사들 중 한 명(휠체어를 탄 쪽이 아니라 삼각건을 건 쪽)이 그 청인이 내게 쓴 편지를 전해 주었다. 그 내용의 일부는 다음과 같다.

대관절 이름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이에게
이런 식으로 서두를 꺼내는 것이 도무지 편치 않아서, 자네의 요청을 존중하는 뜻으로 콘래드로 부르겠네.
'콘래드'. 지금쯤 자네는 내 방문의 진의를 알고 있을 것일세. 흔히 지구라고 통칭되는 자산의 상속자로 자네를 지명한 것은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하네. 그 땅에 대한 자네의 애정은 부정할 수 없네. 카라기오시스로서 자네는 사람들에게 피를 흘리면서까지 지구를 지킬 것을 강조했네. 자네는 유적을 복원하고 있고, 예술품들을 보존하고 있네(그런데 내 유언의 한 가지 조건으로 대피라미드를 복원시킬 것을 요구하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자네의 끈기와 독창력은 남다르게 놀랍네.
또한 자네는 쓸모 있는 불사의 감독관에 가장 근접한 존재인 것 같고(자네의 진짜 나이를 알 수 있다면 돈은 얼마든지 내겠네), 높은 생존 가능성과 더불어 이 사실 때문에 자네가 유일한 후보자가 된거네. 자네의 돌연변이체가 약하되기 시작한다면 S-S 요법이 생명의 긴 사슬을 이어줄걸세(이어준다는 말 대신 '벼리다(forcing)'는 말을 쓸 수도 있지만, 자네가 뛰어난 위조자(forger)라는 것을 아는 만큼 그 말을 쓰는 건 실례가 될 거라고 보네.

(중략)

편지의 골자는 이랬다.
판이라고?
기계가 그런 말을 했을까, 설마?
아니길 바란다, 어쨌거나....
지구는 황량한 땅이다. 모질고 무정한 땅이다. 폐물이 아닌 것들을 세우기에 앞서 폐물들을 하나하나 제거해야 한다.
--- 본문 중에서
“무엇을 알고 싶으십니까?”
“인간의 본성에 대해 알고 싶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본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설명할 수는 있습니다. 인간은 계량이라는 것을 몰랐습니다.”
“당연히 인간은 계량에 대해 알고 있었다.”
프로스트가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그는 기계들을 만들어내지 못했을 것이다.”
“저는 그가 계량하는 방법을 몰랐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모르델이 말했다.
“그러나 그는 계량이라는 것을 몰랐습니다. 그 두 가지는 서로 다른 것입니다.”
“증명해 보라.”
모르델은 금속으로 된 굴대를 얼음 속에 박았다. 그리고 그것을 들어올리더니, 얼음을 한 조각 내밀었다.
“이것을 보십시오. 강대한 프로스트여. 당신은 이 얼음 조각의 성분, 용적, 무게, 온도를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인간은 한 번 보고서 그런 것들을 알지 못했습니다. 인간은 그런 것들을 계량할 수 있는 도구들을 만들 수는 있었지만, 그러나 그 자신은 계량이라는 것을 당신이 아는 것처럼 알지 못했습니다. 그가 알고 있었던 것은, 당신이 결코 알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무엇인가?”
“차갑다는 것입니다.”
--- 프로스트와 베타 중에서
"코르트 미쇼티고는 어떤 사람이에요?"
"베가인 배우이자 기자야. 중요 인물이고. 지구의 유적에 대한 글을 쓰고 싶어해. 그래서 내가 안내를 맡게 됐지. 내가. 몸소. 빌어먹을!"
"열 달이나 휴가를 얻어 배를 타고선 너무 부려 먹는다고 불평하면 안 돼죠."
"난 불평해도 돼. 그리고 할 거야. 내 자리는 한직이란 말야."
"왜죠?"
"내가 그렇게 정해 놓았으니까. 난 20년 동안 예술 유적 문서 보존국을 지금처럼 만들기 위해 열심히 일했어.그리고 10년 전에 부하 직원들이 무슨 일이든 알아서 처리할 수 있도록 만들어놓았지. 그래서 난 일에서 손을 뗐고, 가끔씩 와서 서류에 서명만 하고 나머지 시간은 내 뜻대로 살 수 있게 해놓았단 말이야. 그런데 이 알랑거리는 꼴 좀 봐! 국장인 나한테 부하 직원이 해도 되는 베가인 글쟁이의 관광 안내 따위나 맡기다니! 베가인이 신이라도 되냐고!"
"잠깐만요. 20년이라고 했어요? 10년이요?"
그녀가 말했다.
철렁 내려앉는 느낌.
"당신은 아직 서른 살도 안 됐잖아요."
나는 더 깊이 내려앉았다. 기다렸다. 그리고 다시 올라왔다.
"아...... 그러니까, 저기, 내가 내성적인 편이라, 당신에게 얘기할 기회를 만들지 못했어...... 근데 당신이 몇 살이지, 카산드라?"
"스무 살."
"음음. 그렇다면..... 내 나이는 당신 나이의 네 배쯤 되겠군."
"이해가 안 돼요."
"나도 그래. 의사들도 이해를 못했어. 그러니까 성장이 멈췄다고 해야 할까, 스무 살과 서른 살 사이에서. 그리고 계속 이 상태였어. 일종의, 음, 특수한 돌연변이인 것 같아. 그게 중요한가?"
"모르겠어요...... 중요해요."
"당신은 내가 다리를 절뚝거린다거나, 털이 많다거나, 심지어는 얼굴이 흉한 것도 개의치 않잖아. 그런데 왜 내 나이에는 신경을 쓰는 거지? 불가피한 목적이 있어서 아직 젊은 거야."
"그건 아무래도 좋아요. 하지만 당신이 영원히 늙지 않으면 어떡해요?"
그녀는 거침없이 단호하게 말했다.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조만간 늙을 거야."
"너무 늦어지면요? 난 당신을 사랑해요. 당신보다 먼저 늙고 싶지 않아요."
"당신은 백오십 살까지 살 거야. S-S 요법이 있으니까. 그걸 투입하면 돼."
"하지만 그걸 투입한다고 영원히 젊지는 않을 거예요..... 당신처럼."
"난 사실 젊지 않아. 태어났을 때부터 늙었어."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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