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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2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340g | 138*210*13mm
ISBN13 9791187433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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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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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만들기에 필요한 소재는 대부분 구매해야 하지만 시나리오의 영감을 위해 필요한 소재는 물과 공기처럼 대부분 무료다.
그리고 주변에 널려있다.
귀동냥으로 듣는 이야기와 매일의 뉴스거리, 위대한 문학과 영화, 음악 등 다양한 예술품들, 타인에 대한 관찰, 작가의 아이디어나 세계관 등은 언제나 훌륭한 영화의 소재로 활용될 수 있다. 심지어 흐르는 강물이나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등 자연현상이나 꿈을 통해서도 영화적 영감을 얻을 수 있다.
--- p.14

자신의 작품에 관한 영감을 간접경험의 방식으로 얻어야 한다.
간접경험 중 가장 쉬운 건 다른 사람의 얘기를 훔치는 거다.
이 경우 작가가 나중에 자신의 ‘절도 행위’를 고백하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이런 작가들에게 조언한다.
“법적으로 문제 될 리 없겠으나 양심의 자유를 얻으려면 피해자에게 고백하고 감사하도록 하라!”
나는 이야기 도둑질의 선수다. KBS 아나운서 출신 선배와의 대화를 통해 알게 된 전두환 정권의 방송검열을 소재로 소설 〈각하는 로맨티스트〉(2013년)를 썼다. 산후우울증으로 빚어진 유아 살해의 비극에서 영감을 얻은 시나리오 〈겨울 방랑자〉(미발표) 역시 장물이다.
좋은 작가가 되려면 남의 이야기를 잘 듣고 훔쳐야 한다. 술자리 등에서 되도록이면 떠들지 말고 남의 말에 귀를 기울여라!
그래야 이야기를 도둑질당하지 않고, 역으로 훔칠 수 있다.
면밀한 주변관찰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영화적 영감을 얻을 수 있다.
마닐라에서 봤던 십대 미혼모와 그녀의 품에서 코 흘리던 아기, 초점 잃은 눈으로 나를 바라보던 뉴욕 타임스퀘어의 노숙자, 심지어 해고당한 친구의 수심 깊은 얼굴도 나의 영화 소재창고에 소중히 보관돼 있다.
그것들은 언젠가 새로운 시나리오로 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 p.18

과거 미국에서 대학 다닐 때 멋모르고 드라마수업을 신청한 적이 있다.
지금은 이름도,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담당교수가 “영화 속 드라마는 우리 삶보다 더 커야 한다.(Drama in cinema should be bigger than life.)”라고 한 말이 기억난다.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 엄청난 일들이 세상 곳곳에서 매일 매 순간 벌어지기 때문에 영화 속 사건은 실제 삶보다 훨씬 더 강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의 말대로 평범한 인생이 지루해 극장을 찾는 이들에게 별 재미도, 의미도 없는 사건을 선사하는 건 매우 큰 죄악이다.
--- p.33

만약 영화 속에서 주인공이 어느 누구와도 갈등을 빚지 않거나 특별히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면 분명 그 영화는 관객을 잠의 늪으로 빠뜨리고 말 것이다.
기본적으로 인간은 남이 싸우는 걸 구경하길 좋아한다. 그런 면에서 인간은 참 한심한 존재다.
영화를 보러 오는 관객 대부분도 이런 한심한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들은 영화 속에서 주요 인물들이 다투는 걸 즐긴다. 당연히 영화 내내 등장인물들이 사이좋은 걸 용납하지 않는다.
이 주장이 맞다면 결론은 간단하다. 작가는 관객에게 그럴싸한 싸움거리를 제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작가가 건축하는 갈등, 혹은 대립과 마찰의 구도는 영화의 성패를 좌우하는 막중한 요소로 작용한다. 만약 갈등으로 인한 긴장이 없다면, 관객은 곧바로 흥미를 잃는다.
갈등이 발생하는 건 주인공이 자신에게 없는 무언가를 얻으려 하거나, 아니면 자신이 처한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 할 때, 그 과정 가운데 발생한다.
영화는 결국 주인공이 대립과 마찰을 이겨내거나, 반대로 실패하는 결과를 보여준다.
--- p.41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에서부터 지금까지 연극과 영화, TV드라마 등에서 쓰이는 스토리텔링의 6가지 요소는 대략적으로 다음과 같다.
1. 주인공이 있다. (인물)
2, 그는 무언가를 원한다. (목표)
3. 그래서 그는 그걸 얻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행동)
4. 하지만 그 노력은 장애물, 또는 방해로 위기를 맞는다. (대립과 마찰)
5. 그는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클라이맥스를 맞는다. (클라이맥스)
6. 성공이든 실패든, 그는 결말에 도달한다. (결말)

주구장창 잠자거나 뽀뽀하는 장면만 담은 앤디 워홀의 아방가르드영화 〈잠〉(Sleep, 1964)이나 〈키스〉(Kiss, 1963)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영화는 이 형식을 충실히 지킨다.
이 여섯 가지 요소는 전반, 후반, 그리고 결말에 녹아들어 비로소 한 편의 영화가 된다.
--- p.47

〈미션〉(롤랑 조페 감독, 1986)의 주인공 중 하나인 로드리고 멘도자는 노예사냥꾼이다.
영화 초반 그의 목표는 더 많은 노예를 잡아서 부자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는 이런 과거의 삶을 송두리째 버리고 신부가 된다.
더 나아가 그것에 그치지 않고 과거 자신의 사냥 대상이었던 과라니족 원주민들을 위해 기꺼이 목숨까지 버린다. 참으로 어마어마한 변화요, 아이러니다.
〈카사블랑카〉의 초반 주인공 릭 블레인은 자신의 안녕밖엔 아무 관심도 없는 냉혈한으로 보인다. 당연히 그는 자신에게 이롭지 않은 거라면 절대 선택하지 않을 위인이다.
하지만 클라이맥스에서 릭은 파리에서 자신을 버리고 떠난 여인 일사와 그의 남편을 위해 죽음을 무릅쓰는 선택을 한다.
〈변호인〉과 〈택시 운전사〉(장훈 감독, 2017)에서 송강호가 연기한 주인공들도 마찬가지다.
두 주인공 다 영화 초반부엔 돈을 중시하는 인물로 그려지고, 그에 합당한 선택들로 일관하나 마지막에는 정의를 위해 목표 수정을 감행한다.
이런 경우들을 볼 때 결국 영화에서 주인공의 맨 마지막 선택이 진정 그가 누구인지를 말해준다 할 수 있다.
물론 그건 대체적으로 주인공에 대해 관객이 기대할만한, 그리고 받아들일만한 선택이어야 할 것이다
--- p.81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케케묵은 논쟁은 영원히 결론을 내리지 못할 문제다. 이에 반해 영화나 소설에서 ‘플롯이 먼저냐, 캐릭터가 먼저냐?’란 질문에는 명확한 답이 있다.
물론 중요도로 따지면 둘 다 똑같다. 하지만 캐릭터가 없으면 플롯도 없다.
인물이 어떤 행동을 할 때 플롯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캐릭터가 플롯을 견인한다는 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영화의 가장 큰 핵심은 인물과 그의 행위다. 드라마, 연극 등에서도 주인공의 행위보다 더 매력적인 건 없다. 주인공은 영화 내내 관객의 관심을 온통 자신에게 쏠리게 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사명을 띤 채 마지막까지 고군분투해야 한다.
그런데 상당수 작가들이 흥미로운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입체적이며 복잡한 플롯을 창조해야 한다고 믿는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흥미로운 플롯은 거의 대부분 매력적인 캐릭터의 특성으로 인해 발생한다.
--- p.88

영화 속에서 캐릭터들은 육체적으로, 또는 정신적으로 갈등을 빚는다.
정신적 대립이 결국 폭력으로 귀결될 수도 있다.
훌륭한 마찰의 에너지를 만들어낸다면 둘 다 무엇이든 상관없다.
육체적 폭력은 영화에서 갈등의 결과물로 매우 요긴하게 쓰인다.
결국 서로 양보하고 협상할 수 없기에 폭력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게 인간이다.
아무리 고고한 인간이라도 화가 머리꼭대기까지 치밀 경우 상대를 향해 주먹을 뻗거나, 뭔가를 깨뜨려야 직성이 풀린다.
솔직히 인간은 파괴적이고 선정적이며 폭력적이다. 만약 이 세상에 천사들만 산다면 드라마가 설 공간은 전혀 없을 것이다.
어쨌든 갈등의 에너지가 강해지려면 최대한 마지막까지 주인공과 안타고니스트가 각자의 목표를 고수해야 한다. 그들의 대결이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수록 더 큰 흥분과 서스펜스가 터져 나온다.
그리고 둘 중 어느 하나가 꺾여야 클라이맥스가 종료된다.
이야기를 구성할 때 갈등은 파도처럼 연속으로 밀려와야 한다.
장편영화의 경우 한 가지 내용의 갈등으로는 절대 끝까지 서스펜스를 유지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플롯에서 하나의 갈등은 비상약이나 임시방편 정도에 그친다.
점차 강렬한 모르핀을 요구하는 환자처럼 관객이 더 큰 자극의 갈등을 보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 p.96

성공적인 플롯이라고 해서 주인공이 항상 목적을 이루기 위해 능동적으로 행동하거나 매번 안타고니스트와 치열한 다툼만을 벌이는 건 아니다.
주인공은 감성을 가진 인간이지, 기계나 로봇이 아니기 때문이다.
주인공의 두려움이나 죄책감, 또는 상실감 등이 잘 묘사될 때 플롯은 훨씬 더 풍성해진다.
〈밀양〉에서 신애가 아들 준의 시신을 확인하는 장면에서 관객은 가슴이 무너진다.
영화는 준의 시신을 가까이에서 보여주는 대신 그의 시신으로 다가가는 신애의 모습을 롱쇼트로 길게 보여준다.
그녀의 상실감을 관객이 공유하길 바라는 작가의 의도가 잘 표현된 멋진 장면이다.
〈복수는 나의 것〉에서 류는 누나에 이어 자신이 유괴한 유선마저 잃는다.
이 과정에서 그의 상실감과 죄책감은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절절히 잘 드러난다.
그저 누나를 살리기 위해 신장이식 수술을 해주려 했던 그의 착한 마음은 참혹한 운명의 아이러니로 인해 산산 조각나고 만다.
〈마더〉에서 엄마는 아들이 살인범으로 몰리자 그의 결백을 밝히려 애쓴다.
관객은 그녀가 1퍼센트도 아들을 의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안다.
그런데 클라이맥스에서 그녀는 아들이 범인임이 밝혀지자 이를 감추려고 애꿎은 고물상 사내를 살해한다. 결국 엄마에게 애초 아들의 결백은 절대적으로 중요한 게 아니었단 사실이 드러난다.
--- p.105

3) ‘씬 목표’가 달성되면 주저 없이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라!
아마추어작가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게 이거다. 씬을 다 쓰고 나서 뭔가 빼먹은 게 있지 않을까, 혹시 더 집어넣어야 할 게 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시나리오의 운행을 더디게 만든다.
예를 들어 어느 커피숍에 남편과 아내가 앉아있다고 하자!
아내는 심각한 표정으로 창밖과 커피 잔을 번갈아본다. 남편은 이런 아내를 보며 불안해한다. 잠시 후, 뭔가 망설이던 그녀가 서류를 하나 꺼내 테이블에 올려놓고는 입을 연다.
“여보, 나 그동안 힘들었어.”
다음 장면, 남편이 씩씩거리며 커피숍 문을 열고 나온다. 차창 너머 보이는 아내는 울고 있다.
이럴 경우 구구절절 둘이 이혼에 관해 논쟁하는 걸 보여주는 건 사족이다.
서류가 ‘합의이혼서’임을 설명하는 것도 불필요하다.
--- p.117

그런데 아마추어들은 플롯과 완전히 동떨어진 대사를 남발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영화의 무드를 살리거나 특별한 유머로 웃음을 유발하는 대사라면 잠깐 노선에서 이탈한다 해도 충분히 눈감아 줄 만하다.
멋진 대사를 쓴다는 건 멋진 씬을 창조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플롯을 기가 막히게 짰다 하더라도 대사가 맛이 없으면 시나리오는 밋밋해진다.
마치 노래실력이나 말솜씨가 천차만별이듯 대사를 쓰는 능력도 마찬가지다.
유머와 은유를 적절히 활용할 줄 아는 타고 난 언어의 연금술사들이 있다.
그들은 언어의 은행에서 자유자재로 말을 인출해 흥미롭고 깊이 있는 시나리오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천재가 아니라고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대부분의 작가는 당신처럼 평범하다. 천부적 재능이 좀 부족하다 해도 부단한 노력을 바탕으로 당신도 훌륭한 대사를 만들어낼 수 있다.

장황한 생활언어를 늘어놓는 드라마와 달리 영화 속 대사는 관객이 한 번 듣고 바로 깨닫도록 명확하고 단순해야 한다.
다음 대사가 나오기 전 관객은 방금 들은 대사를 완벽히 독해해 낸 상태여야 한다.
만약 대사가 너무 장황하거나 난해해 곧바로 이해하지 못했다면 관객은 방금 들었던 대사의 의미를 헤아리기 위해 에너지를 쏟을 것이고,
결과적으로 다음에 등장하는 대사에 대한 집중력을 잃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좋은 대사는 간결하게 정돈된 문장으로 전달돼야 한다.
실제 삶에서 인간들은 글처럼 정리된 문장으로 말하지 않는다.
그들은 남의 얘기를 가로채거나 중언부언한다. 빠르게 나불대기도 하고, 고상한 척 시어를 읊어대거나 이해할 수 없는 어려운 말을 늘어놓기도 한다.
대사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 관객을 향한 전달력이 떨어져 그들의 몰입과 이해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물론 작가가 경우에 따라서 대사를 물리게 할 수도, 배우로 하여금 똑같은 말을 여러 차례 반복하게 할 수도 있다. 아무도 이해 못 할 어려운 학문적 언어들을 쏟아낼 수도 있다.
단, 이럴 경우 그럴만한 이유가 명확히 있어야 한다.
--- p.123

4) 주인공의 목표, 그리고 이율배반적인 내적 세계
‘이야기를 규정하는 사건’은 주인공에게 어떤 명확한 목표를 부여한다. 이제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주인공은 앞으로 달려나간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커다란 장애물이 떡하니 그를 가로막는다.
적이 나타나 그가 목표를 이루지 못하게 방해하기도 한다.
일차적으로 목표가 정해졌으면, 작가는 왜 주인공이 그 목표를 갖게 됐는지 깊이 고민해야 한다. 왜냐면 이 이유가 향후 그가 취하는 행동의 동기부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밀양〉에서 신애는 준이 유괴된 후 경찰에 신고하는 대신 돈을 마련하기로 결심한다. 그것이 아들을 살리는 데 가장 올바른 방법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복수는 나의 것〉에서 류는 영미의 조언에 따라 유괴를 결심한다.
도덕적으로 올바르고자 하는 그가 이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건 무조건 누나를 살려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방법은 돈을 마련하는 것뿐이다.
〈마더〉의 엄마는 아들의 결백을 입증해야 한다. 그래서 그녀는 경찰과 변호사, 심지어 아들의 친구 진태에게 수모를 당하면서도 모든 걸 감내한다.
--- p.149

중반부 시작 즈음부터 관객은 본격적으로 주인공을 포함한 주요 인물들이 자신 앞에 놓인 문제를 어떻게 헤쳐 나가는가를 집중해 지켜본다. 그러면서 그들은 즐거워하길 원하고, 때론 나자빠질 정도로 놀라길 원한다.
그런데 만약 중반부의 전개가 앞서 드라마적으로 제기된 문제와 따로 놀거나 너무 어수선하면 관객은 곧 흥미를 잃고 딴 생각에 빠지게 될 것이다.
“이 재미없는 영화, 언제 끝나지?”
“오늘 저녁은 뭘 먹을까?”
“지금 남편은 뭘 하고 있을까?”
관객이 이런 생각을 하는 순간 이미 영화의 운명은 패망으로 결론이 난 것이다.
관객은 전혀 인내심이 없다. 자신이 지불한 티켓 값보다 가치가 떨어지는 영화를 볼 때 그들의 분노 게이지는 한없이 상승한다.
그렇다면 이처럼 까다로운 관객의 관심을 어떻게 계속 영화에 묶어둘 수 있을까?
--- p.162

상업영화에선 안타고니스트가 악당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꼭 그래야만 하는 공식이 따로 있는 건 아니다. 안타고니스트가 주인공의 목표달성에 있어 커다란 장애물로 작용한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복수는 나의 것〉의 가장 큰 매력은 주요 인물인 류와 동진 모두 원래 꽤 착하다는 소리를 들을만한 사람이란 점이다. 그런 두 사람이 영화 중반부부터 치열하게 서로를 죽이고자 달려든다.
관객은 어느 한쪽에 치우칠 수 없이 안타까운 마음으로 복수심에 불타는 그들의 싸움을 지켜본다. 그런 의미에서 류와 동진은 둘 다 주인공임과 동시에 서로에게 훌륭한 안타고니스트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밀양〉에서 주인공 신애가 맞서는 안타고니스트는 누구일까? 아들 준을 유괴, 살해한 웅변학원장 도섭일까?
물론 준이 살아 있을 동안 잠깐 도섭이 그 역할을 한다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준이 죽음으로 영원히 신애 앞에 돌아올 수 없는 게 결정되는 순간 도섭은 바로 안타고니스트로서의 자격을 상실한다. 준의 죽음을 몰고 온 그이지만, 감옥에 갇히게 되면서 드라마적으로 더 이상 그녀에게 위협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 진정한 〈밀양〉의 안타고니스트는 누구인가?
놀랍게도 신(神)이다. 중반부 이후 계속해서 신애를 고통으로 밀어 넣는 존재는 신애가 처음에 안 믿는다고 했다가, 나중에 믿게 됐다고 선언하는 하나님이다.
물론 신이 직접 신애를 막아서는 건 아니다. 무정한 신이 자신을 괴롭힌다고 그녀 스스로 상상하는 것이다.
--- p.167

무려 1시간 이상의 중반부를 강렬하고 흥미롭게 채우려면 끊임없이 서스펜스를 유발해내야만 한다. 바로 그 서스펜스를 만들어내기 위해 작가는 다음과 같이 세 가지 무기를 활용할 수 있다.
첫째, 주인공 외에 안타고니스트와 동지, 사건 유발자 등 다른 캐릭터들을 활용한다.
둘째, 주인공의 삶을 고통스럽게 만든다. 이미 영화 시작부터 매우 나쁜 상황에 놓인 주인공에게 추가로 감당키 어려운 고난을 안겨주면 더더욱 좋다.
명심하라!
관객은 편하게 놀고먹는 주인공을 제일 싫어한다.
셋째, 서프라이즈와 반전을 이용, 계속 관객을 속이고 배반해야 한다. 절대 그들이 짐작하는 방향대로 가면 안 된다.
관객이 영화 내내 계속해서 놀라운 일이 발생하길 원한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선 안 된다.
--- p.195

클라이맥스에 이어지는 결말은 영화의 성패를 좌우하는 데 매우 중요한 또 다른 요소로 작용한다. 깔끔하지 못한 해결은 공든 탑을 무너뜨리는 것과도 같다.
장편영화의 경우 클라이맥스에서 가장 중요한 드라마적 문제가 해결됐다고 해도 급작스럽게 영화를 끝맺음 할 수 없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1) 아직도 관객이 알고 싶은 내용 중 시원하게 풀리지 않은 게 남아있다.
--- p.212

3) 결말은 관객에게 클라이맥스의 결과에 대한 충분한 정서적 반응의 시간을 허락해야 한다.
클라이맥스에서 드라마적 문제가 해결되고 주인공의 운명이 결정되는 걸 보며 관객은 커다란 감정적 반응을 드러낸다.
작가는 관객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를 미리 예측하고 이들로 하여금 마음을 추스를 충분한 여유를 줘야 한다.
슬픈 영화의 경우 결말은 카타르시스, 혹은 정화의 기능으로 작용한다. 주인공의 비장한 죽음에 눈물 쏟기 시작한 관객은 한동안 그 아픈 감정에 사로잡혀 있길 원한다. 이럴 경우 작가는 관객의 심리를 십분 활용, 그들을 최대한 길게 슬픔의 늪에 머물게 해야 한다.
만약 이런 부분을 고려하지 않은 채 바로 크레디트가 올라가고 극장불이 켜진다면 어찌 되겠는가? 당연히 관객은 크게 아쉬워 할 것이다.
클라이맥스가 매우 충격적인 경우라도 마찬가지다. 관객이 자신들이 막 경험한 상황을 충분히 소화하고 생각할 정서적 여유를 제공해야만 한다.
--- p.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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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당신도 천하무적 작가가 될 수 있다!
이무영이 이 책에 각본 잘 쓰는 법을 잘 써줬지만 그것들 말고도 제가 이 친구로부터 배운 게 몇 가지 더 있습니다. 이 책 내용에다 ‘박찬욱이 배운 이무영 메소드’를 합치면 천하무적 작가가 될 수 있습니다.
첫째, 일단 한숨 자고 시작하지 말 것. 둘째, 잠깐 글 막힌다고 인터넷 들여다보지 말 것. 셋째, 자질구레한 문제에 집착하지 말 것. 넷째, 마감일을 지킬 것.
그러니까 잔소리 말고 일단 앉아서 한 줄이라도 쓰고 보라는 이야기고, 명장면/명대사가 안 나오더라도 작업 중단하기보다는 무조건 진도를 나가라는 소리고, 큰 흐름을 방해한다 싶으면 아까운 장면도 가차 없이 버리라는 말이고, 무서운 괴물에게 쫓긴다는 기분으로 달리라는 겁니다.
그렇게 해서 초고를 최대한 빨리 만든 다음 신중하게 시간을 들여 고치세요.
생각대로 몸이 안 움직여줘서 아직 천하무적 작가는 못 됐지만 제가 늘 좌우에 두고 명심하는 내용입니다.
- 박찬욱 (영화감독)
쉽고도 재미있는 시나리오 해법을 찾는 이들에게
“인간은 이야기하는 동물. 하지만 실천은 요원하고 한숨만 산처럼 쌓인다. 과연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정확한 해법은 없는 것일까. 천생 입담이 센 이무영 감독은 그렇지 않다고 단호하게 말하면서, 매우 친절하게, 지름길로 안내한다. 그 여정의 끝에서, 독자들은 어느덧 자신이 이야기꾼이 되어 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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