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에 따르면, 인간이란 색이라는 물질적 요소, 수라는 여섯 가지 감각기관(眼, 耳, 鼻, 舌, 身, 意)이 대상들과 접촉하는 데서 생기는 감정들, 같은 방법으로 생기는 지각, 상, 행이라는 업을 일으키는 여러 의지적 요소들 그리고 감각기관들이 대상들을 상대할 때 생기는 다양한 인식 작용인 식이라는 다섯 가지 요소들이 임시적으로 한데 묶여진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 오온 자체가 모두 고인 것은 그들이 잠시도 그대로 머물러 있지 않고 항시 변하는 무상(anitya)한 것이기 때문이다.
붓다는 더 나아가서, 이러한 무상한 오온의 배후에는 그것들이 속하는 항구불변의 자아(self, ?tman) 같은 실체로서의 주체가 없다는, 다시 말해서 그것들을 소유하는 주체가 없다는 무아설(an?tman)을 제시했다. 즉, 그것들 가운데 어느 것도 항구적이고 안정적인 ‘나’라고 할 만한 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자아’라는 실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했다. 단적으로 말해서, 인간이란 잠시도 자기 동일성을 가지고 머물지 않고 수시로 변하는 현상들의 묶음 내지 흐름(flow, samt?na)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제I부 인도 철학의 형성기 제4장 비바라문계 철학의 발흥」중에서
대승불교의 또 다른 특징은 보살에 대한 신앙이다. 대승불교에 의하면 보살은 수없이 많이 존재하며 이 세상뿐만 아니라 시방(十方) 세계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들은 결코 스스로를 위해 열반에 들기를 구하지 않고 생사의 세계에서 고통당하는 중생이 다할 때까지 그들을 제도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 소승불교에서 해탈은 어디까지나 개인이 자기 자신의 노력으로 성취하는 것이고 타력은 소용이 없다. 그러나 대승불교는 보살의 무한한 자비심을 믿기 때문에 엄격한 영적 개인주의를 넘어 신앙적 불교로 나아가게 되었다. 관세음보살(Avalokite?vara), 대세지보살(Mah?sth?mapr?pta), 문수보살(Manju?r?), 보현보살(Samantabhadra) 등은 이러한 신앙의 대상이 되어 온 대표적인 초월적 보살들이다.
---「제II부 인도 철학의 체계적 발전기 제10장 대승불교 철학의 전개」중에서
종교적 경험에는 일상생활의 긴장이 사라지고 내적인 평화와 기쁨이 지배한다. 종교적 체험은 또 모든 언어적 표현과 논리를 초월한다. 단지 상징적 표현이나 암시만 허용될 뿐이다. 이 표현들은 물론 역사적 ? 문화적 특수성의 제약을 받기 때문에 문자 그대로 이해되어서는 안 된다. 라다크리슈난은 절대적으로 순수한 종교적 경험이란 있을 수 없다고 말한다. 종교적 경험은 어디까지나 어떤 특정 종교 전통 안에서 발생하고 해석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종교적 경험의 내용, 즉 대상은 우리의 모든 해석을 초월하는 지고의 실재(the Supreme)이다. 우리가 그것을 추상적이고 탈인격적(impersonal) 실재로 체험하고 해석할 때는 절대자(the Absolute)라 부르고, 의식과 희열의 존재로 해석할 때는 신(God)이라 부른다. 그러나 실재(the Real)는 인격과 탈인격 등 모든 해석을 초월하는 어떤 것이라고 한다.
---「제IV부 현대 인도 사상 제22장 현대 인도의 철학 사상」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