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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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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 이슈

: 정의를 위한 주장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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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2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398쪽 | 498g | 135*210*30mm
ISBN13 9791191438529
ISBN10 119143852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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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한국의 LGTBQ+ 권리를 다룬 한국 기자들의 글을 읽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때 놀라웠던 점은 국적이야 어떻든 거부와 적대감, 단호함에 직면하면서 도 이런 것에 저항해 즐거운 삶을 살아가며 주변의 세상에 기여하고자 하는 의지를 똑같이 보여 준다는 점에서, 전 세계 트랜스인들trans people의 투쟁이 무척 비슷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책의 한국어판이 출간된 이유 중 하나는 2021년 3월 충청북도 청주의 자택에서 목숨을 끊은 23세의 트랜스젠더 여성 변희수 하사의 1주기를 기리기 위한 것입니다. 그녀는 트랜지션(성전환)을 한 이후 군에서 강제 전역을 당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자살했습니다. 군법에서는 그녀의 트랜지션이 정신질환의 지표라고 판단했습니다. 트랜스인들은 100년도 더 전인, 의료적 트랜지션이 행해지던 초창기 이래 줄곧 일종의 질병을 가진 것처럼 치부당해 왔습니다. 그토록 어린 나이에 변희수 하사가 사망한 일은 한 생명이 비극적으로 세상을 떠난 사건으로, 트랜스인들의 삶에 차별과 배제, 편견으로 인한 흉터가 덜 남으려면 사회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관하여 우리 모두가 잠시 멈추어 질문을 던져야 할 일입니다.

한국의 또 다른 트랜스 여성인 22세의 어느 학생은 숙명여자대학교에 입학 허가를 받았다가, 여성 전용 교육기관에 입학한다는 것이 논란거리가 되어 2020년에 미디어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 기사는 그녀가 입학을 포기했다는 이야기로 끝납니다. 최근에 벌어진 이 두 가지 사건은 모두 수많은 트랜스인들의 열망을 이들에 대한 태도와 관용이 미처 따라가지 못하는 사회에서, 자유롭게 살아가고자 하는 너무도 많은 트랜스인들이 여전히 경험하는 개인적 시련을 조명합니다.
---「한국어판 머리말」중에서

트랜스인의 해방은 우리 사회에 속한 모두의 삶을 나아지게 할 것이다. 내가 ‘해방’이라고 하는 이유는 ‘트랜스젠더 권리’ 혹은 ‘트랜스젠더 평등권’ 같은 비교적 소박한 목표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트랜스인이라면, 자본주의적이자 가부장적이며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을 착취하고 모멸하는 이 세상에서 평등한 존재가 되기를 바라서는 안 된다. 오히려 우리는 정의를 추구해야 한다 ― 우리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도 말이다.
---「프롤로그」중에서

진정한 트랜스 해방을 향한 요구는 노동자, 사회주의자, 페미니스트, 반反인종차별주의자, 퀴어인 사람들의 요구와 공명하며 중첩된다. 이런 요구는 우리 사회의 정체正體와 그 가능성의 뿌리를 파고든다는 면에서 근본적이다. 이런 이유로, 트랜스인들의 존재는 지금 이대로의 상황에 몰입해 있거나 현상現狀을 대체할지도 모르는 것에 관해 두려움을 느끼는 수많은 사람들에게는 지속적인 불안의 원천이다.

트랜스인들의 존재로 인해 제기되는 사회적 규범에 대한 잠재적 위험을 중화하기 위해, 제도는 늘 그들의 자유를 제한하고 제약하고자 했다. 21세기 영국에서 이는 많은 부분 우리의 정치적 요구를 사소한 것으로 치부하고, 그 요구를 문화 전쟁의 ‘이슈’로 바꾸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일반적으로 트랜스인들은 트랜스인의 삶이라는 복잡성을 일축하고 삭제하여, 그들을 다양한 사회적 불안이 드러날 수 있는 일련의 고정관념으로 축소시키는 방식을 통해 ‘트랜스젠더 이슈’로 뭉뚱그려진다.
---「프롤로그」중에서

업튼 선생님Mr. Upton은 최근 인생을 바꿀 중대한 결심을 하고, 트랜지션해서 여성으로 살기로 하셨습니다. 크리스마스 휴가 이후에는, 메도스 선생님Miss Meadows으로서 학교로 돌아오실 예정입니다. (중략) 가정통신문이 나가고 며칠 만에 루시 메도스라는 이름 ― 그녀가 트랜지션 이후로 불리고 싶어 했던 이름 ― 은 그녀가 전에 썼던, 남자, 이름과 함께 전국 단위로 앞 다투어 보도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기자들이 그녀의 집 주변에 진을 쳤다. 그로부터 세 달도 되지 않아 32세의 루시 메도스는 자기 집 계단 밑에서 사망한 채 발견되었다. 자살이었다.
---「들어가기」중에서

알렉스는 세 살 즈음부터 엄마가 자신을 남자아이라고 부를 때마다 교정해 주기 시작했다. 케이트는 이렇게 설명했다. “부모라면 누구든 그러겠지만, 저도 알렉스가 착한 행동을 하면 ‘착한 아들’ 같은 말로 아이를 칭찬해 줬어요. 그러면 알렉스는 ‘아냐. 착한 딸이야.’라고 대답했죠.”
---「1 트랜스젠더의 삶, 지금」중에서

누군가가 트랜스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사람들이 보이는 첫 번째 본능적 반응은 보통 그 사람의 수술 상태에 관해 자세히 묻는 것이다. 어머니가 어린 시절부터 나를 알던 이웃에게 내가 여성으로 살고자 트랜지션을 했다고 말했을 때, 그 이웃이 처음으로 보인 본능적 반응은 성기 성형수술(혹은 성기 재건 수술)을 언제 받기로 했냐고 묻는 것이었다.

그분은 자신의 질문이 얼마나 침습적인 것이었는지 몰랐을 것이다. 하필 내 어머니에게 딸의 성기 형태를 물어봤다는 점이 특히 그랬다. 여러 사람들의 일화를 듣다 보면 트랜스인들에 관한 의식 및 가시성이 개선된 현상과 사람들이 우리를 더욱 예의 바르게 대하는 현상이 상관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의학적 내용에 관한 호기심은 지속된다. 그저 더욱 완곡한 말로 꾸며질 뿐이다.
---「2 옳은 몸, 그른 몸」중에서

트랜스인으로서의 삶의 경험은 사회적 계급에 따라 결정된다. 중산층 트랜스인도 있지만, 대다수는 노동 계급이다. 전체 인구의 대다수가 노동 계급이듯이 말이다. 트랜스 노동자는 대체로 저임금의 열악한 일자리에 고용되며, 직장에서 차별과 괴롭힘을 당할 위험도 높다. 그 결과 트랜스인들의 정치적 투쟁은 광범위한 계급 투쟁의 일부가 된다. 그럼에도 트랜스 정치는 온실 속에서, 부르주아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반 노동 계급적 정치로 흔히 잘못 표현된다.
---「3 계급 투쟁」중에서

세계적으로, 트랜스인들은 성 노동자 중에서 지나치게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영국에서 트랜스인은 전체 인구의 1퍼센트 미만이지만, 성 노동자 중에서는 최대 4퍼센트에 이른다. 게다가 트랜스 성 노동자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허구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성 노동에 대한 정의에 데이트 아르바이트와 거리의 성매매 외에도 포르노와 온라인 몰카 영상이 포함된다면, 스트리밍 건수와 판매액을 볼 때 트랜스 출연자가 나오는 성애물 시장은 튼튼하며 계속 성장하고 있다. 주된 소비자는 이성애자로 정체화하는 남성들로, 눈이 휘둥그레질 일이지만 이들은 트랜스 포르노를 온라인에서 검색할 확률이 여성에 비해 455퍼센트나 높다.
---「4 성 판매」중에서

교도소 산업단지의 작동 기제는 확실하다. 더 많은 새장을 지으면, 그 안에 집어넣을 사람도 더 많이 찾게 된다. 그렇다면 논리적 확장에 따라, ‘트랜스 교도소’의 정상화는 더 많은 트랜스인이 감금당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뿐이다. 가장 취약한 계층에 이르기까지 모든 트랜스인들의 궁극적 해방과 복지는 교도소가 아예 없는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데 달려 있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교도소 폐지론은 영국에서 주류에 속하는 주장이 아니다. 반증이 아주 많은데도, 영국에서는 우리에게 여전히 교도소가 필요하다는 믿음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젤라 데이비스의 주장처럼, 노예제와 사형제도의 철폐 역시 둘 다 한때는 마찬가지로 기이한 것으로 여겨졌다.
---「5 국가」중에서

“양쪽 모두가 편협하다. 트랜스인들이 ‘뭐랄까, 나는 동성애자가 아니야. 내 문제는 의학적인 거야.’라고 말하는 소리가 들리는 한편으로 동성애자들은 트랜스인들에 대해 ‘크로스드레서와 변태들’이라고 계속해서 말한다.” 트랜스젠더와 시스젠더인 LGB 형제자매들의 관계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면, 이들 모두가 한데 묶여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들의 경험이 상당히 다른 경우가 많다면, 연대하고 공통의 운동을 펼쳐 나가는 정치적 이점이 무엇인가? LGBT인 사람들이 정치적으로 함께 조직화해야 할 중요한 명분 중 하나는 우리야 우리 자신을 서로 다른 종족으로 볼지라도 사회의 나머지 사람들은 우리를 혼동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혹은, 어느 트랜스인이 간결하게 표현했듯이 우리는 똑같은 상대에게 두들겨 맞은 사람들이다.
---「6 살가운 사촌: LGBT의 T」중에서

온라인에서, 트랜스 여성의 포용에 관한 토론은 점점 더 극단화되고 편파적으로 변해 갔다. ‘트랜스젠더 배제 근본주의 페미니스트’trans-exclusionary radical feminist라는 용어는 한때 자신도 여성이라는 트랜스 여성의 주장을 거부했던 1970년대의 특정한 레즈비언 분리주의자 및 혁명적 페미니스트들에게 쓰인 용어로, 온라인에서는 ‘TERF’라는 약어로 널리 알려졌다. 거의 항상 트랜스젠더 포용적 페미니스트들이 경멸하는 뜻에서 쓰는 TERF라는 표현을 이 용어로 지칭되는 사람들은 여성혐오적 중상모략이라며 소리 높여 거부했다.
---「7 못난이 자매: 페미니즘에서의 트랜스젠더」중에서

물론, 트랜스인으로 산다는 것은 의식적으로 선택한 정치적 입장이 아니다. 트랜스 정체성의 선언이 보통 의식적으로 품은 이데올로기의 표현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다. 트랜스인은 그냥 사람이다. 우리는 대부분의 인간과 똑같은 일상적인 렌즈로 우리가 살아가는 매일을 살펴본다. 어쨌거나 우리는 그냥 살려고 노력할 뿐이다. 그러나 낙인찍힌 모든 사회적 정체성이 그렇듯, 트랜스인이라는 사실을 말하거나 일하거나 의료 혜택을 받거나 트랜스인이면서 시민적 삶에 참여할 능력 자체가 정치적인 것이다. 트랜스인들의 번영에 필요한 물질적 조건이 언제나 좌익의 정책과 실천을 통해 이루어진 이유다.
---「끝맺기」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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