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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자와 남는 자의 마지막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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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자와 남는 자의 마지막 수업

: 91세 엄마와 아들이 주고받은 인생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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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11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380쪽 | 538g | 150*210*30mm
ISBN13 9788984075917
ISBN10 8984075914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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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역자 : 이경식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경희대학교 대학원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옮긴 책으로는『구글의 아침은 자유가 시작된다』,『부모로 산다는 것』,『신호와 소음』,『소셜 애니멀』,『내 아버지로부터의 꿈』,『스노볼』,『욕망하는 식물』 등이 있다. 지은 책으로는 사회 에세이『청춘아 세상을 욕해라』, 경제학 에세이『대한민국 깡통경제학』, 역사 에세이『미쳐서 살고 정신 들어 죽다』, 평전『이건희 스토리』 등이 있다. 뮤지컬 「가락국기」, 칸타타 「칸타타 금강」, 영화 「개 같은 날의 오후」, 「나에게 오라」, 텔레비전 드라마 「선감도」, 연극 「동팔이의 꿈」, 「춤추는 시간여행」 등의 대본을 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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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화는 마침내 우리 사이의 관계를 바꾸면서 우리 두 사람을 더 가깝게 해 주었다. 예전에는 어머니나 나나 전혀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다.
많은 부모와 장성한 자식들이 나눔 직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 대화는, 지나간 우리의 날들을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으로 만들어 주었다. 우리 모자 사이에 가로놓여 있던 침묵의 벽을 깸으로써, 예전에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던 여러 가지 방식으로 어머니와 나 자신을 이해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 p.14

나는 이제 성큼성큼 걷지도 못하고 재빠르게 움직이지도 못한다. 내가 이렇게나 오래 살 줄은 몰랐어. 당연하게 여기던 것이 불가능해지는 날이 오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는데 말이다. 열일곱 살일 때는 이런 생각이 단 한 번도 들지 않았단다. 세월이 점점 흘러 나이를 더 먹었을 때도 마찬가지였고. ‘노년’이라는 것이 있는 줄이야 알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일어날 일로만 알았지, 설마 나에게도 그 일이 닥칠 줄은 몰랐다. 어쩌면 어린아이일 때 나에게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가진 형제자매도 없고 부모도 없어서 그랬던 게 아닐까. 삶과 죽음이 꼬리를 물고 빙글빙글 돌아가는 걸 경험하지 못해서 그랬던 게 아닐까.
--- p.18

“왜 그렇게 열심히 일을 하십니까? 만일 제가 당신이라면 해변이나 어디 휴양지에서 느긋하게 소일하고 있을 텐데 말입니다.”
그 말이 늘 내 머리를 떠나지 않았어. 어떻게 그런 질문을 할 수가 있지? 자기가 가지고 있는 재능을 계발하고, 그것으로 크든 작든 간에 세상에 기여하는 것을 모든 사람은 자기 권리로 생각해야 한다. 부자로 태어난 사람이라고 해서 그렇지 않은 사람과 달라야 할 이유는 없어. 누구도 자기가 태어날 집안을 선택해서 태어나지는 않지. 부잣집에서 태어났다고 해서 스스로 무언가를 성취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나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구나.
--- pp.135~136

불행하다거나 만족스럽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면 나는 베르길리우스가 했던 이 말을 떠올리곤 한단다.
“나중에 언젠가는 분명 이때의 기억조차 즐거울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지 않니?
마음이 초조해지고 비참하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만일 나중에 언젠가 네가 그 순간을 즐겁게 되돌아볼 거라고 상상한다면 현재의 고통은 한결 견디기 쉬울 거야. 심지어 미래에 끔찍한 문제가 될 것처럼 보이는 것일지라도, 긍정적인 어떤 변화가 될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걸 누가 알겠니?
--- p.240

저는 상실이 언어의 한 종류라고 자주 생각했어요. 한번 배우면 절대로 잊을 수 없는 것이라고요. 저는 상실이라는 언어를 열 살 때 배웠고, 그것을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잘 알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죽음과 형의 죽음이 여전히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상처, 눈에 보이는 어떤 흔적으로 제 몸에 남아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여러 번 있어요. 저의 어떤 부분들이 오래전에 죽고 없어졌다는 사실을 제가 굳이 따로 말하지 않더라도 사람들이 안다면, 그 상실감을 견디기가 훨씬 더 쉬울 것 같아요.
--- p.255

이제야 용서라는 것이 상상하던 것보다 훨씬 간단하다는 것을 마침내 알게 되었지. 네가 어떤 사람에 대해서 무슨 문제를 느끼고 있든 간에 그 사람의 관점에서 그 문제를 바라보면 되는 거야.
이렇게 할 때 선과 악은 온갖 양상으로 드러나고 너는 ‘죄를 용서할’수 있는 힘을 얻게 돼. 선과 악이 어디에서 나왔는지 이해하고 다른 사람의 행동과 동기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알 때, 비로소 용서를 하고 현상을 인정할 수 있단다.
--- p.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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