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및 자기최적화 추구로 나 자신을 쥐어짜며 화려하게 빛나는 삶을 이어가던 20대 중반, 어느 날 갑자기 곁에서 보다 못한 내 수호천사가 제 발언권을 행사했다.
공.황.발.작.
갑자기 과호흡이 터져 나오고, 심장이 미친 듯이 날뛰었다. 그리고 한밤중에 갑자기 혀가 부어올라 목구멍이 점점 쪼그라들고, 흉곽이 점점 좁아지는 듯한 소름 끼치는 기분에 잠에서 벌떡 깨어났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간신히 곁에 잠든 남자친구를 깨운 난 당장 병원에 데려가 달라고 애원했다.
---「Chapter 1 나는 진짜 나로 살고 있는 걸까?_두려움이 가져온 기회」중에서
퍼포먼스-덫은 꼭 대인관계 영역에만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삶에 제대로 맞닿아 있는지 혹은 전혀 닿지 않았는지 깨닫기도 한다. 인생을 살면서 종종 과한 요구로 생긴 피로감 혹은 방향성 상실이라는 증상을 겪고 있을 때 이 책을 읽는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또 의학적인 의미에서 정신적 또는 신체적 질환이 생길 수준은 아니지만, 살면서 때로는 (우울, 열등, 실패 등 부정적인 감정은 나에게 절대 있을 수 없다는 식의 태도 같은) 과한 자기긍정화 모드에 찐득하게 얽혀버린 기분이 들 때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럴 때 이 책에 수록된 연습이 특히 여러분의 회복 탄력성을, 다시 말해 힘든 시기에 꼭 필요한 정신적 저항력을 단련시켜주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Chapter 1 나는 진짜 나로 살고 있는 걸까?_나와 접촉하기」중에서
인스타그램 등을 보다보면 우리가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세상에 표출함으로써 자신과 타인에게 그대로 인정받는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잊어버렸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직장, 사생활 할 것 없이 시간의 대부분을 퍼포먼스-나 상태로 보낼수록 이런 효과가 지속되고, 좌절만 남는 대인관계가 반복된다. 결국 많은 인맥, 일류 직장이 우리에게 행복한 삶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경험을 몸소 터득하게 된다.
---「Chapter 2 어떤 것이 진짜 나일까?_파괴적인 자기 분리」중에서
우리 뇌가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그리고 상황에 따라 혼란스러워 해도 괜찮다는 사실만으로도 때때로 마음이 편해질 수 있다. 여러분의 뇌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일을 수행하는 파트로 이뤄져 있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물론 뇌는 많은 일을 훌륭하게 수행한다. 하지만 그러다 어느 순간 한계에 부딪히면, 여러분을 혼란에 빠트리고 누구도 어떻게 도울 수 없다는 터무니없는 말을 늘어놓기도 한다. 상상해보라. 여러분의 배우자, 부모, 선생님, 부처, 아이슈타인 그리고 여러분이 인생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마저도 특정 부분에는 부족한 뇌를 소유하고 있다. 그들도 어떤 상황에 닥치면 어리석고 절대로 납득하기 힘든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마치 여러분처럼, 그리고 나처럼 말이다.
---「Chapter 3 어떻게 가짜 나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_드라이브와 패닉 시스템: 무엇인가 성취하고 지키려는 마음」중에서
어느새 성인이 된 우리는 모든 일을 스스로 하는 법을 익혔다. 혼란스러운 일상에 우리는 유독 내면의 욕구를 파악하는 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고, 그런 욕구가 생겨도 미루는 데만 급급했다. 예컨대 배고픔이나 목마름과 같은 욕구를 무시했고, 늘 자신에게 무관심한 태도를 보였다. 뼈에 전혀 영양이 없는 값싼 제품에 의존하거나 존재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과 정반대되는 일만 골라 한다. 한밤중까지 미디어를 남용하며 수면의 질을 떨어뜨렸다. 게다가 평소 신체활동도 거의 하지 않는다. 날씨가 좋은 한낮에도 신선한 공기를 쐬는 일도, 휴식을 취하는 일도 소홀히 했다. 마침내 우리 신체와 정신이 ‘아, 긴장을 풀어. 여기에 있는 사람들에게까지 생존에 필수인 것을 계속 상기시킬 필요는 없어’라는 신호를 먼저 감지한 후에야 비로소 인생에서 느끼는 성취감 같은 감정들을 챙길 수 있다.
---「Chapter 5 자기 회복력 6단계 프로그램_1단계 그라운딩: 호흡을 가다듬고 내면의 안정 찾기」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