헥토르의 죽음으로 트로이아는 큰 위기를 맞게 되었다. 그리스 장수들은 트로이아 성을 함락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했던 에티오피아군과 아마존의 여전사들이 트로이아를 돕기 위해 달려왔다. 그리스군은 이들과 함께 크고 작은 전투를 계속 치렀고, 전쟁의 끝은 보이지 않았다. 이즈음 아킬레우스는 한 여인에게 마음을 빼앗겼다. 그녀는 프리아모스 왕의 막내딸 폴릭세네였다. 아킬레우스는 그녀와 결혼을 결심하고, 그 사실을 아가멤논을 비롯한 그리스 장수들에게 알렸다. 그들은 모두 소스라치게 놀랐다.
---「트로이아의 목마」중에서
그들은 마치 시정잡배들처럼 거칠었고, 교양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들 만큼 서로에게 무례하게 행동했다. 그들은 저마다 왕비가 자신을 남편으로 선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다가 서로 시비가 붙어 고함을 지르고 몸싸움까지 벌이자 연회장은 이내 난장판으로 변하고 말았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텔레마코스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고함을 질렀다. “오만불손한 구혼자들이여, 불쌍한 내 어머니를 더는 희롱하지 마시오!” 그 소리에 깜짝 놀란 구혼자들은 소란을 멈추고 텔레마코스를 쳐다보았다. “내가 충고하는데 이제 못된 짓을 그만하고 멈추시오. 그리고 앞에 놓인 음식이나 조용히 먹는 것이 좋을 것이오. 아무래도 오늘 밤이 당신들에겐 이곳에서의 마지막 만찬이 될 테니까. 내일이면 이 집에서 당신들이 누렸던 호의호식도 끝장날 것이오.” 구혼자들은 갑자기 달라진 텔레마코스의 당당한 태도에 의문을 가졌다. 그들은 눈만 멀뚱거리며 할 말을 잊고 텔레마코스를 쳐다보았다. “나는 내일 아침 일찍 아고라에서 이타케의 영주들을 소집하여 회의를 열 것이오. 그때 당신들을 공개적으로 고발하여 내 집을 떠나라는 판결을 내리도록 할 것이오. 하지만 당신들이 판결을 거부한다면, 나는신들에게 간청을 드려 당신들이 그동안 저지른 흉악한 죄 값을 모두 치르게 할 것이오.” 그동안 구혼자들에게 변변한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고 한없이 나약한 꼬마로 여겨졌던 텔레마코스가 너무도 당당하게 말하자, 구혼자들은 모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연회장에 잠시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텔레마코스의 출항」중에서
새벽의 여신 에오스가 장밋빛 손가락을 뻗어 대지를 밝혀갈 무렵, 텔레마코스는 침상에서 일어났다. 새 옷으로 갈아입고 샌들을 신은 뒤 어깨에는 검과 활을 매었다. 어깨를 활짝 펴고 늠름한 모습으로 방을 나서는 그의 얼굴에는 굳은 결의가 실려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오디세우스가 살아서 돌아온 것 같았다. 그는 곧바로 젊은 시종을 불러, 구혼자들과 이타케의 영주들을 아고라에 모이도록 시켰다. 그는 청동 창을 들고 날랜 사냥개 두 마리를 데리고 아고라(광장)로 향했다. 텔레마코스는 어제까지만 해도 아버지가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며 좌절감에 빠졌었다. 하지만 이제 용기와 희망으로 똘똘 뭉쳐 있었다
---「텔레마코스의 출항」중에서
“메넬라오스, 그리고 훌륭한 군주들의 자제들이여! 이제 고통스러운 기억은 잠시 잊어버리고, 만찬을 즐기세요. 지금부터 이 자리에 어울리는 이야기를 하나 해드릴게요. 제가 트로이아에 머물면서 날마다 고향 라케다이몬으로 돌아갈 날을 손꼽아 기다리던 시절이었어요. 그때 트로이아의 거리에서 한 남자와 마주쳤어요. 그 남자는 누더기를 걸치고 있었고, 피부는 마치 채찍을 맞은 듯 시뻘건 상처로 뒤덮여 있었죠. 그런데 그의 얼굴을 쳐다보고 너무나 놀라 전 할말을 잊었어요. 맙소사. 그는 바로 이타케의 군주 오디세우스였어요. 거지나 도망친 노예처럼 변장했지만 전 그를 한눈에 알아보았지요. 전쟁이 한창인데 트로이아 도성 한복판에서 그리스군의 장수를 만났으니 제가 얼마나 놀랐겠어요. 그분 또한 많이 놀라셨겠지요. 하지만 그분은 현명하게도 저를 교묘하게 피하셨습니다. 그러나 저는 끈질기게 그분을 따라다니면서 변장을 하고 트로이아 도성 안까지 들어온 연유를 물었죠. 그러자 그분은 자신이 트로이아 성을 빠져나가 그리스 진영으로 무사히 돌아갈 때까지 자신의 정체를 비밀로 할 것을 요구했어요. 제가 맹세하자 오디세우스는 그제야 트로이아의 군사 동향과 내부사정을 파악하기 위해서 잠입했다고 밝혔죠. 이후 그분은 트로이아에 대한 고급 정보를 잔뜩 수집하여 무사히 그리스 진영으로 돌아갔답니다.”
---「스파르타에서 있었던 일들」중에서
오디세우스는 고향을 생각하자 갑자기 그리움이 사무치도록 밀려와 하마터면 눈물을 왈칵 쏟을 뻔했다. 그가 고향에 돌아갈 일을 생각하며 행복한 상상에 젖어 있을 때였다. 아이티오페스족의 연회에 참석했다가 돌아가던 포세이돈이 오디세우스를 발견했다. 포세이돈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았다.‘아니, 이럴 수가! 내가 자리를 비운 동안 다른 신들이 그를 도운 것이 틀림없구나. 내가 아이티오페스에 가 있는 동안에 말이야. 게다가 벌써 스케리아 섬에 가까워졌구나. 저곳은 그가 오랜 방황과 고난을 끝내도록 예정된 장소인데, 하지만 그렇게는 안되지. 벌써 고난을 벗어나게 할 순 없어. 오디세우스를 위해 준비한 고난이 아직 많이 남아있는데 말이야.’ 포세이돈이 분노하여 삼지창을 높이 치켜들자 갑자기 사방에서 천둥이 울리며 파도가 거칠게 일기 시작하였다. 어둠이 하늘로부터 내리덮이고 폭우가 쏟아지며, 물결이 사납게 요동쳤다. 이내 밤이 내려와 하늘과 바다를 캄캄하게 덮어씌웠다.
---「오디세우스의 뗏목」중에서
오디세우스는 몸을 일으키다가 자신의 벗은 몸을 보고는 멈칫했다. ‘이 모습을 보면 저들이 놀라서 도망치겠지?’ 그는 벌거숭이 몸으로 차마 사람들 앞에 나설 용기가 없어서 망설였지만, 벗은 몸을 가릴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처한 엄청난 곤궁에서 벗어나려면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해야 했다. 그래서 잎이 수북한 올리브 가지를 꺾어 대충 하체를 가리고 숲 밖으로 나아갔다. 시녀들은 그 모습을 보자, 비명을 지르며 사방으로 도망쳤다. 하지만 나우시카만은 그 자리를 지켜 서 있었다
---「나우시카 공주」중에서
다행히 키클롭스는 포도주를 넙죽 받아 마시더니 예상대로 포도주맛에 반했습니다. ‘호오, 네 말대로 이 포도주 맛이 그야말로 넥타르의 맛이구나. 우리 섬에도 좋은 포도가 많이 나고 그 포도로 담근 맛과 향이 뛰어난 포도주가 내게 있지만 그 맛은 네가 준 것만 못하구나. 한 잔 더 주고 네 이름을 말해라. 이 포도주를 더 가져다준다면 네게 선물을 주마.’ 나는 얼른 포도주를 다시 따라 주었고, 잔을 비운 키클롭스는 또다시 포도주를 요구했습니다. 이렇게 아주 진한 포도주 원액을 세 번이나 연거푸 마시더니 몸집이 거대한 키클롭스도 결국은 취하고 말더군요.
---「외눈박이 거인 키클롭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