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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도시의 골목길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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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도시의 골목길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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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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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4년 02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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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47.87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9.9만자, 약 5.8만 단어, A4 약 125쪽?
ISBN13 9788958626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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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어느 도시보다도 안동은 막다른 골목이 발달했고 여전히 많이 남아 있는 도시다. 안동의 막다른 골목들은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만큼 좁기도 하고 조금 더 넓기도 하다. 또 몇 발짝이면 끝날 만큼 짧기도 하고 좀 길기도 하다. 곧게 뻗기도 하고 부드럽게 휘어지기도 한다. 등고선을 따라 평평하기도 하고 좀 거슬러 올라가기도 한다. 이렇게 안동의 막다른 골목은 ‘인간적인 척도(human scale)’를 가지고 있으며, 제각기 모양이 달라서 더욱 흥미를 자아낸다. 또 그만큼 다채로운 도시 이야기를 숨기고 있다. 그것은 짧은 시간에 계획해 만든 현대의 도시에서는 도저히 찾아볼 수 없는 귀중한 요소다. (중략) 막다른 골목 앞에서는 판단을 해야 한다. 들어갈 것인가 말 것인가. 호기심이 들어도 볼일이 없으면 들여다본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무심코 들어갔다가는 그곳 사람의 눈총을 받거나 개의 사나운 인사를 받아야 한다. (중략) 이렇게 그곳은 상호감시를 통해 사람을 걸러주는 안전망이기도 하다. 이는 어디론가 이어지는 통과 골목과 다른 점이다. 다양한 모양의 막다른 골목은 그 길에서 다양한 한옥들과 만난다. 집의 모양이 일자·ㄱ자·ㄷ자 등으로 다양하고, 마당도 네모나기도 하고 좁고 길기도 하다. 언제나 마당을 중심으로 구성되는 한옥은 건물 안에 모든 공간을 집어넣으려는 양옥에 비해 공간을 개방적으로 구성한다. 이런 개방적인 주택이 도심에 있는 것은 전적으로 막다른 골목 덕이다. ---「안동, 막다른 골목에 살아 있는 양반도시의 품격」중에서

밀양강을 바라보며 한국의 소중한 역사도시 밀양이 나아갈 길은 타자화된 자연을 다시 ‘우리’ 로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것이 관아 복원사업보다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도시마다 비슷비슷해 보이는 관아를 복원해봐야 활용하기도 어렵고 관광객을 지속적으로 끌기도 어렵다. 관아 건물이 보고 싶어 어떤 도시를 반복해서 찾을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겠는가? 그러나 강물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도시가 있다면, 그래서 맥 빠진 현대인들이 삶의 활력을 되찾는 도시가 있다면 그들은 아마 그곳을 자주 찾을 것이다. 현대도시에서 살아가려면 어쩔 수 없이 조금씩 맥이 빠지게 되어 있으니까. ---「밀양, 곡선으로 흐르는 강, 직선으로 흐르는 시간」중에서

통영은 오감을 자극하는 도시다. 우리가 이렇게 즐거운 마음으로 모든 감각을 동원해 만나고 싶은 도시도 사실 드물다. 세병관 뒤로 가서 바다를 바라보며 대향이 그랬듯 이상향을 그리고, 바닷가를 거닐며 백석이 그랬듯 “조개 울”음도 듣고, “김 냄새 나는 비”를 맞을 수도 있다. 세병관 마룻바닥에 앉아 부드럽고 따스한 나무의 촉각을 느끼고, 부둣가로 가서 맛있는 해산물을 맛볼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런 오감의 도시를 자동차가 위협하고 있다. 오직 편리함만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세병관 코앞에 커다란 주차장을 만들어 도시의 감각을 앗아가려 한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자동차의 도시가 되면 그것은 우리가 찾고 싶은 통영이 아니다. 자동차를 배제하고 조금 느린 도시, 조금 불편한 도시를 만드는 것이 통영의 살길이다. ---「통영, 바다와 예술가들이 빚어낸 도시의 지혜」중에서

동·서문로의 공공건물에는 전통 또는 양반의 이미지를 표현하려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그 방식은 다양하나 서에서 동으로 갈수록 노골적이다. 안동성소병원에서 갓의 이미지가 풍기더니 안동시 보건소에서는 확실하게 건물에 갓을 씌웠다. (중략) 안동이 양반의 도시라 해서 굳이 현대 건물에 한식 기와지붕을 얹거나 갓을 올려놓을 필요가 있을까? 역사도시 안동의 지역성이 그런 형태 요소에 있는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막다른 골목과 그 짝인 한옥의 다양성에서 ‘안동다움’을 찾아볼 수 있다. 막다른 골목과 한옥, 이들은 우리의 역사도시 어디에도 있는 것이지만 이렇게 다양한 모습으로 남아 있는 도시는 보기 드물다. (중략) 지킬 것은 꼭 지키면서도 현실 조건과 필요에 따라 다양성을 인정하는 안동의 정신에 그 도시만의 지역성이 있는 것은 아닐까? ---「안동, 막다른 골목에 살아 있는 양반도시의 품격」중에서

해마다 11월 김장철이 되면 전국 각지에서 많은 관광버스가 강경으로 몰려와 가게 앞은 물론 도시의 골목들을 메운다. (중략) 관광버스를 타고 온 사람들은 젓갈만 볼 뿐 도시의 빛〔光〕을 보지〔觀〕 않는다. 그들은 관광객이 아니라 쇼핑객이다. 젓갈 냄새를 맡으며 구경할 만한 역사도시의 풍경을 되살리고 가꾸는 일, 그래서 젓갈가게 안에서만 맴돌다 다시 버스에 오르는 쇼핑객들을 도시 공간으로 불러내 도시의 체험자로 만드는 일, 이것이 ‘강의 풍경’ 도시에 주어진 과제가 아닐까?

도시의 전략은 단계적으로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 중앙초등학교에서 시작해 대동전기상회(1955년건축)로 이어지는 중앙로는 강경다운 모습을 여전히 짙게 간직하고 있으니 중앙로에서 먼저 시작하면 좋겠다. 먼저 이 가로의 고유한 질서가 무엇이었는지 발견하고 그것을 힘 있게 만들어야 한다. 등록문화재인 중앙초등학교 강당(1937년건축)을 가로에서 인지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장치를 만들고, 금성커피숍을 1940년 당시 재미있는 다방의 모습으로 재설계하면 좋을 것이다. 또한 ‘대성알미늄’ , 신광양화점·화신양복점(1954년건축), 대동전기상회 등의 2∼3층 건물들이 단층건물과 번갈아 등장하면서 가로의 리듬감을 살려주면, 중앙로는 강경의 오래된 외래 풍경을 느껴보고 싶은 사람들이 꼭 한번 걷고 싶은 가로가 될 것이다. ---「강경, 오래된 포구도시의 외래 풍경」 중에서

불쾌지수가 매우 높았던 날의 자전거 답사가 뜻밖에 상쾌했던 것은 한결같이 친절한 충주 분들 덕분이었다. 자전거를 세워놓고 우체국 건너편 예총회관 앞 둥근 벤치에 앉아 물끄러미 자전거를 바라보자니 두 바퀴에 충주의 모습이 겹쳐진다. 충주의 도시 문화를 움직여온 것, 그리고 앞으로 움직여갈 것은2개의 문화바퀴, 곧 예(藝)의 앞바퀴와 무(武)의 뒷바퀴일 것이다. 자전거가 두 바퀴로 굴러가듯이 충주가 앞으로도 예와 무의 두 바퀴로 나아가기를 기대한다. 그런데 예와 무, 이들이 과연 한 도시에서 공존할 수 있을까? 중국에서 무(武)란 지(止)+과(戈), 곧 창을 멈추는 것을 의미한다. 무란 결국 싸움을 멈추기 위해 존재하는 것으로, 마지막에 문(文)이나 예(藝)로 승화되어야 의미를 갖는다. 그렇다면 충렬사에서 시작된 무의 축은 도심에서 예로 전화(轉化)되고 다시 예의 축으로 이어져 탄금대에서 절정을 이룬다는 시나리오가 가능해진다. ---「충주, 도시를 움직이는 두 개의 문화바퀴」중에서

전주 한옥마을을 삶터로 오랫동안 지속하려면 상점, 전시관 같은 주거 이외의 용도를 큰 가로변에만 선(線)으로 위치시켜 이 건물들이 마을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야 한다. 그리고 골목을 따라 들어가는 마을 안쪽은 사적인 주거 영역으로 유지해야 한다. 개방적인 한옥에서 사적인 영역을 만들려면 담을 잘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통마을에서 담은 사적인 공간을 구성하고 차분하고 통일된 마을 분위기를 만드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따라서 담을 허물고 밖으로 열린 큰 마당을 두는 한옥형 전시관을 더 이상 지어서는 안 된다. 맛있는 고추장이 없는 전주비빔밥을 생각할 수 없듯이 그런 건축은 제대로 된 한옥이 아니다. ---「전주, 한옥이 지켜온 도시의 전통」 중에서

이미 역사도시의 오래된 모습을 모두 지켜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 되었다. 역사도시란 성장을 멈춘 도시가 아니라 부단히 진화하는 도시여야 하므로 그런 전면적인 보존이 바람직하지도 않다. 그럼 앞으로 역사도시는 어떻게 변화해가야 하는가? 그 바람직한 방향은 공간구조의 이원성을 따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시의 선을 따라 개발이 일어나도록 하고 골목과 주거로 구성되는 도시의 면을 지속시킨다면, 한국의 역사도시는 세계성과 지역성을 동시에 갖춘 현대도시로 발전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중략) 현재 한국의 역사도시에서 새로운 상황과 조건에 맞는주거 유형이 없다는 것은 큰 문제이다. 과거의 지역 조건에 맞게 형성된 재래주택이 현대의 도시 구조와 생활을 담는 것은 이미 어려워졌고, 그 이후로도 특색 없는 양옥들만 지어졌을 뿐 역사도시다운 집들이 모색되지 못했다. 몇몇 역사도시에서는 이미 벌어진 일이지만, 한국사회의 가장 보편적인 주거 유형이 되어버린 아파트가 역사도시에 전면적으로 침범한다면 역사도시의 미래를 더 이상 논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도시 조건에 맞는 주거 유형을 정립하는 일은 새로운 시대에 한국의 역사도시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이다. 나는 이 과제를 푸는 실마리를 역사도시의 현장에서 찾을 수 있었다. 안성에서는 가로를 따라 연속되는 문간채의 진화를 이해함으로써 저층 고밀도 중소도시에 적합한 ‘수평적인 주상복합 주거’의 씨앗을 발견할 수 있었다. 또한 통영에서 집 안에 서로 다른 높이의 마당을 갖는 경사지 주택들을 보며 지형 변화가 많은 한국 도시에 필요한 ‘경사지 주거’의 단서를 찾을 수 있었다. 이런 경험을 통해 모든 도시 이론은 현상에 바탕을 두어야 하며, 모든 도시 문제의 해법은 현장에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 ---「특집, 한국의 역사도시를 말한다」중에서

지난 몇 년 동안 나는 주말이면 언제나 어느 도시의 골목을 걷고 있었다. 지나고 보니 앞으로 과연 내가 어떤 일에 또다시 이렇게 빠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7년간 찾아다녔던 역사도시 중에서 이 책에는 아홉 도시에 대한 이야기만을 실었다. 수많은 우리 도시 중에서 이 아홉 곳을 선정한 이유가 궁금할 터인데, 여기에는 내 나름의 세 가지 기준이 있다. 첫째 역사가 긴 도시다. (중략) 둘째는 걸어서 다닐 수 있는 비교적 작은 도심부를 가진 도시다. (중략) 셋째는 현대도시로서 매력과 잠재력이 큰 역사도시다. 내가 역사도시 답사를 진행해온 것은 해당 도시의 과거만을 논하는 데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 도시의 앞날을 새롭게 모색하기 위해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대의 삶을 잘 담아내는 건강하고 흥미로운 도시들을 찾고자 노력했다. 이 세 번째 기준 때문에 나는 역사도시 하면 떠오르는 삼국시대의 고도들을 이 책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중략) 이 세 기준을 두루 만족시키는 이 아홉 도시야말로 한국의 오래된 도시 중에서도 반짝이는 별과 같다. 공동체 생활이 사라지고 개인의 이익에만 골몰하는 현대의 대도시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인간적이고 아름다운 공간과 장소를 만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중략) 아직 이들 도시에 가본 적이 없거나 낯설게 느껴진다면, 그런 분이야말로 내가 이 책을 쓰면서 염두에 둔 독자이다.
---「저자의 글」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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