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제는 신분을 일단 良·賤으로 兩分하고 良身分 혹은 賤身分인가에 따라 그에 합당한 권리와 의무를 부여하는 근거가 되었다. 그러나 그 한계성 또한 뚜렷하였다. 良人 내에는 다양한 계층의 지위를 밝히기 어렵기 때문이다. 백정농민층의 상층에는 士族 · 鄕吏 · 胥吏 ·班 등의 계층이, 아래에는 鄕 · 所 · 部曲人 등이 존재하였다. 士 · 庶가 계층구분의 매우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한 이면에는 역시 양인층의 구조적인 문제가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士와 庶로 양인 내 모든 계층을 兩者 중의 하나로 귀속시킬 수 없었다. 양인 내에는 士人도 庶人도 아닌 계층이 존재하였다. 도식적으로 구분한다면 士도 庶도 아닌 鄕吏 胥吏는 庶보다는 上位, 士보다는 下位의 계층으로서 士와 庶의 중간 정도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庶人은 平民 ·平人과 거의 동일한 계층으로서 그 대부분이 백정농민층이었다. 결국 백정농민층이 다수를 차지한 庶人의 上位에는 귀족 · 양반 · 향리 · 서리 · 군인 등등의 다양한 계층이 자리하였다. 백정농민층 아래에도 여러 계층이 존재하였다. 工匠 · 商人 · 部曲人 · 驛人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