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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최상] 나는 우연을 끌어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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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최상] 나는 우연을 끌어안는다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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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10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466g | 153*224*20mm
ISBN13 9788996346760
ISBN10 8996346764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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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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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위해 달려가지만 그것이 정말 맞는 길일까, 자꾸 의심하게 되고 알 수 없는 불안감만이 나를 둘러싼 기분. 무조건 앞으로, 앞으로 가야 했던 그때가 떠올랐다.
...
내가 나에게 부탁하고 싶은 게 있다면 그 마음이 혹시나 달아날 수도 있으니 부디, 그 손가락들이 준비운동을 다부지게 끝내고 이제 아름다운 연주를 시작했으면 하는 거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케일 연습을 하듯 지루한 시간을 견뎌내야 하는 거겠지. 분명, 내가 원하는 것은 아니,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달콤함만 갖고 있는 것은 아닐 테니까.---p.55 ‘잠시 엎드려 숨을 고르면 될 거야’


“여행자들에게 하는 말 중 닷새 동안 다섯 개의 도시를 도는 것 보다, 한 도시를 알아가는 걸 추천한다는 말이 있다. 도시는 변덕스러운 여자 같아서 유혹당하고 그 모습을 드러내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란다. 암스테르담이야말로 조울증에 빠진 사람처럼 시시때때로 자신의 모습을 바꿔가며 여행자들을 곤혹에 빠뜨리는 도시이다. 하지만 난 그런 암스테르담에 익숙해졌고, 어느덧 우정인 듯 사랑인 듯 모호한 감정 사이를 오가며 그런 순간들을 즐기게 됐다.”---p.63 ‘내가 살고 있는 곳, 152번지’

여행과 사랑은 많은 것이 닮아있다.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 설레지만 막상 함께가 아닌 혼자라면 어느 정도의 외로움은 스스로 견뎌야 한다.
호기심에 많은 것들이 질문을 만들어내지만 답을 듣고 나서부터는 시들시들해지는 것도 닮았다.
너무 깊이 빠져있으면 고통스럽고 괴롭기도 하지만 어느 정도 거리와 균형을 맞춰야만 그 진정한 본질을 만나고 즐길 수 있다.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기 위해 사랑을 시작하고 어딘가에 도착해 그곳의 삶을 바라보고 경험하기 위해 우리는 여행을 떠난다.---p.115 ‘2유로의 모닝카페’

그때야 알 수 있었다. 이건 바람에 대한 두려움이 아닌 나를 위한 또 하나의 방법이었구나. 그래, 이렇게 나를 알아가며 나약해질 대로 나약해진 내 모습에 적응해가며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 여행이구나. 정말이지, 여행이란 단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나를, 어쩌면 알고는 있었으나 인정하고 싶지 않은 나를 어느 순간 맞닥뜨리게 되는 순간이 있구나, 싶어 맑은 햇살 아래서 코웃음이 났다.---p.128p ‘단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나를 만나는 것’

밤은 흐리면서도 선명하다. 어두우면서도 밝다.
어둠 속에서 빛을 찾으려 하고 빛 가운데서 어둠을 찾으려 하는 나는 자연에 반항하는 어린아이같이 여겨진다. 그렇다고 해서 반항을 그만두고 싶지는 않다. 어른들은 알까? 억지를 부리고 싶고, 아무 이유 없이 반항해야만 한다고 여기는 것은 그런 감정 자체가 당연하게 여겨지기 때문이라는 것을. 그 시간 속에서는 말이다. 어른들이 보기에 한심해 보이고, 철딱서니 없어 보일지 몰라도 분명 그 아이는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일 것이다. 반항아 놀이를 하면서. 그런 기분의 내가 더블린의 밤거리에 서 있다---p.176P ‘Night Walking’

여행을 하면서도 그 곳에 대한 마음을 따로 품게 되는 곳이 있다. 다시는 못 올 곳이 아닌 다시 한 번 꼭 오고 싶은 곳, 아니 오고 또 와서 시간을 나누고 삶을 나누게 될 날을 꿈꾸게 되는 그런 곳. 그렇다 해도 어디까지나 여행자의 존재이기 때문에 그러한 곳을 다 품지는 못할 것이다. 장소에 집착을 하고, 소유할 수 있다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이 있을까. 또다시 사랑을 대하는 내 지난날이 겹쳐졌다. 살면서 지어진 감정인지 핏줄에서부터 불안함을 안고 태어난 건지 알 수는 없지만 난 늘 사랑을 하면서 불안해했고, 사랑이 왔음에도 믿지 않았다. 순간은 믿었다 하더라도 끊임없이 사랑하는 감정을 의심했고, 변할지도 모르는 상대에 대한 감정을 집착과 확인이라는 것으로 짓누르고 짓눌렀다. 그땐 그게 내가 사랑하는 방법이고 표현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p.193p ‘15분, 내게 허락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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