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아동문학평론 신인상 심사평}
쉽지 않은 유아동시의 새 창을 기대하며 송영숙님이 보내온 10편의 동시를 읽었다. 그중에서 ‘다윤이 연필 될 래요’ ‘쭉쭉이 잘도 하네’ ‘엄마 오는 시간’ ‘오줌세례’ 4편을 골라 뽑았다. 응모자의 면면을 잘 알 수는 없어도, 어린 손자와 가까이 지내며 그들 눈높이에 맞춰서 할머니가 쓴 유아동시라는 것이 한눈에 읽어졌다. 다윤이를 위해서 요술을 부려서라도 힘이 되어주고 싶은 ‘다윤이 연필 될래요’, 쭉쭉이를 시키며 아가의 자라는 모습을 보는 ‘쭉쭉이 잘도 하네’, 집 앞에 앉아 엄마를 기다리는 ‘엄마 오는 시간’, 오줌세례를 받으면서도 웃을 수 있는 ‘오줌 세례’. 시의 분위기가 모두 정겹고 따뜻하게 그려진다. 그런 할머니의 사랑 과 관심이 독자들에게도 무리없이 전달될 것이다.
송영숙님의 시는 걸리는 것 없이 읽힌다. 쉽게 읽히지만 분명 쉽게 씌여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유아동시의 독자는 글을 깨치지 못한 유아가 아니고, 시를 읽어주는 엄마라고 본다면 유아와 엄마를 위한, 그래서 어떤 시보다 어렵고, 편하게 쓸 수 있는 시가 아니다. 단순한 표현과 유아다운 발상이 유아동시를 이루는 것이라고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직은 조심스런 내디딤을 하는 분에게 앞으로는 소재의 영 역을 넓혀보라는 주문을 해본다.
{수상 소감}
반가운 소식을 접하니 기쁘기보다는 설레고 두근거리고, 부끄러운 마음이 앞섭니다. 솔직히 말해서 내 삶에서 이런 좋은 일이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습니다, 동시를 만나기 전 에는.... 반세기도 더 전, 동시를 지어보던 어렸을 적 추억은 가물가물 한데, 까마득히 잊고 지낸 빛바랜 추억 속에서 우물에서 물 길어 올리듯, 한 두레박씩 건져 올린 변변치 못한 것들.... 그렇지만 어릴 때의 깨끗하고 맑은 감성을 다시 깨워보고 싶습니다.
부족한 작품임에도 선택해 주신 정두리 선생님 감사합니다. 격려로 알고 더 좋은 작품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신현득 동시교실에 참여하도록 이끌어 주신 장성유 선생님과 서로 적합한 시어를 찾으며 하하호호 시를 즐기던 벗님들께도 기쁨을 전합니다. 특별히 부족한 습작을 보시고도 부추기고 격려해 주시며 이끌어 주신, 그리고 무한한 동시의 세계를 열어주신 신현득 선생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하늘만큼 땅만큼 고맙습니다.” 사랑스런 손자 손녀에게 자랑하겠습니다. “할머니는 이제 동시랑 놀 거다. 너희들이 안 놀아 줘도 걱정 없단다.”
2017 년 여름 지은이 송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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