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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푸르나에서 보내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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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5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00쪽 | 148*210*20mm
ISBN13 9791197512773
ISBN10 1197512772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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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매자 :   수뗑이   평점4점
  •  특이사항 : -인도/티베트/네팔여행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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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히말라야에서의 도보 여행을 시작.
모든 것이 새롭기만 한 이곳에서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긴다.
완만한 오르막길이 이어지고
변화하는 마르상디강의 풍경이 날 즐겁게 한다.
불쑥 튀어나오는 설산의 풍경에 감탄하고
낯선 풀과 꽃 한 송이가 내 발걸음을 자꾸 멈추게 한다.
길에서 마주치는 마을의 풍경은 낯설지만 아름답다.
사람들에게 두 손을 모아 “나마스떼”하고 인사한다.
--- p. 17

이곳에서 만난 한 현지 트레킹 가이드가 그러는데
히말라야의 트레커들을 지켜보면 두 가지 부류의 사람들이 있대
지나치게 자신감이 넘쳐
중요한 경고신호를 간과하고 나아가는 사람과,
지나치게 조심성이 많아
조그만 위험 요소에도 더 나아가길 포기해 버리는 사람
--- p. 32

내가 처음 야생 독수리를 가까이에서 보았을 때, 심장이 멎는 기분이었어. 너희도 그런 순간이 있지? 너무 갑작스러워서 숨을 멈추게 되는 순간 말이야.
겁은 나지만 그 거대한 독수리에게 살금살금 다가가 보니 오히려 그 독수리가 나를 피해 달아나더라. 사람들은 야생동물을 조심하라 하지만 그 동물들에게는 우리 사람이 오히려 조심해야 하는 존재인가 봐.
아무튼 독수리 무리가 있던 곳을 가보니 죽은 야크가 그곳에 있었어. 너희도 알지? 독수리는 주로 동물의 사체를 먹고 살잖아. 그러니 살아있는 우리는 잡아먹지 않을 거야. 안심해.
--- p. 45

새벽에 아무도 없는 산길을 홀로 걷다 보면 문득 겁이 날 때가 있어
‘내가 갑자기 고산병으로 쓰러져 버리면 어떡하지’
‘발을 헛디뎌 길 옆 낭떠러지로 굴러떨어지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들이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우면서 말이야
그런데 이런저런 걱정을 하다가도 돌연
눈부신 해가 솟아올라 내 등을 비추기 시작하면
그 모든 걱정이 수증기처럼 사라져버리지
--- p. 51

어클리머타이제이션. 고도 적응을 뜻하는 영어 단어인데 뭐가 길고도 어렵지? 아빠도 들어본 적이 없었던 단어인데 여기 와 있다 보니 금방 외워지더라. 다들 이 단어를 수없이 많이 말하니까.
고산에서의 산행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고도 적응을 잘하는 거라고 사람들은 이야기해. 그래서 잠자기 전에 숙소 근처의 조금 더 높은 고지를 일부러 올라갔다 내려오기도 하지. 그렇게 함으로써 고도훈련을 하고 밤을 좀 더 편하게 보낼 수 있다나 봐.
그런데 재미있지 않아? 똑같은 고도에서 잠을 자더라도 낮은 곳에서 올라온 직후에는 높은 고도라도 느껴지던 것이, 더 높은 곳에 잠시 다녀옴으로써 이곳을 편안한 고도로 받아들이게 된다는 것이. 우리의 몸도 마음도 그렇게 상대적으로 움직이는 것 같아. 만약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사실 이곳의 환경이 아니라, 아직 지난 환경에 머물러 있는 내 몸과 마음이겠지.
--- p. 61

높은 곳에 올라가 ‘야호’ 하고 크게 소리를 질러봐
이 세상을 다 가진 듯한 기분이 들걸
사실 맞아
이 세상은 우리의 것이지
우리가 그걸 잊고 있었던 것 같아
--- p. 66

이곳에서는 일찍 잠자리에 들게 된다. 산속에 어둠이 찾아온 이후에는 전등 불빛이 약해 책을 읽을 수도 없고 그나마도 자주 정전이 되거든.
일찌감치 잠자리에 누워 긴 밤을 보내다 보면 이런저런 잡생각이 많아져. 그러다 화장실에 가려 문을 열고 밖에 나가보면, 하늘에는 무수하게 많은 별들이 날 반기지. 왜 이제야 나왔냐고.
오늘도 뜬 커다란 보름달이 하얀 설산을 더 하얗게 비추고, 그 보름달 옆에서 느닷없이 하나가 떨어진다. 그럼 난 잠에서 완전히 깨어버려 한참을 그곳을 바라보게 되지. 그러다 결국엔 추위에 몸을 떨며 방으로 돌아와 어두컴컴한 방 안에서 침낭 입구를 찾아 몸을 구겨 넣는다.
긴긴밤을 이렇게 보내고 있단다.
--- p. 69

우리의 마음이 너무 바쁘다 싶으면
그 마음을 억누르려 하지 말고 잠시 가만히 내버려 둬야 한다
마치 물잔 속을 흐리게 만들었던 모래가 가라앉듯이
우리의 마음이 잔잔해지면
우린 우리가 정말 원했던 것을 다시 볼 수 있게 될거야
--- p. 74

얘들아, 우리에게 얼마나 더 많은 깨달음이 필요한 거겠어.
가끔 느끼게 되는 것은
내가 오히려 불필요하게 많은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고,
난 단순한 하루를 원한다는 것이지.
--- p.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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