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뭘 하면서 보내는 시간을 좋아하는지 알기 위해 제가 선택한 방법은 ‘기록하기’입니다. 기록은 대상을 관찰하게 하고, 시간이 지나면 홀라당 까먹고 말 것들도 모두 기억하게 도와주니까요. 별것 아니어도 나중에 다시 보면 재밌기도 하고요. 마침 청주가 ‘기록문화의 도시’인 것은 우연이 아닌가 봅니다. (…) 저는 청주로 ‘드로잉 + 기록’ 여행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노트와 검은색 펜, 아이패드를 들고 청주를 구석구석 여행하며 관찰하고 발견한 것을 그림으로 기록해 볼 계획입니다. 그림으로 기억하는 청주에서의 여행이 어떤 모습일지 기대해 주세요!
--- 「프롤로그」 중에서
담배공장을 문화 공간으로 바꾸기 위해서였을까요? 복합 문화예술 플랫폼답게 문화제조창 내부에는 사람들이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문화 시설이 가득합니다. 특히 창작자를 지원하는 공간이 여러 군데 마련되어 있고, 연관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습니다. 1층에는 카페와 식당, 패션 등 누구나 쾌적하게 보고 즐길 수 있는 매장들이 입점해 있으며, 현재 2층은 청주시청 임시청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3, 4층은 ‘한국공예관’으로 갤러리, 공예 스튜디오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문화제조창에서는 2년에 한 번씩 ‘청주공예비엔날레’가 열리는데요. 그래서인지 공예 작가들이 입주해 작업하는 공예 스튜디오를 비롯해 곳곳에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단정하고 아름다운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 「담배공장에서 복합 문화예술 공간으로 : 문화제조창과 동부창고」 중에서
중앙공원에 오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커다란 은행나무입니다. 충북기념물 제5호이기도 한 이 나무는 무려 1000년 동안 중앙공원을 지켜오고 있다죠. 잎의 모양, 혹은 줄기와 땅이 만나는 부분이 오리발을 닮았다고 해서 ‘압각수’라 불립니다. 나무를 올려다보니, 보는 것만으로도 든든함이 느껴지네요. 마치 이 나무가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오가는 사람들을 지켜 주는 것 같습니다. (…) 특히 중앙공원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더 글로리?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이곳을 찾는 사람이 더 많아졌습니다. 극 중 문동은(송혜교 분)과 주여정(이도현 분)이 공원 한가운데에서 바둑을 두는 모습이 사계절로 나뉘어 나왔는데, 그 배경이 아름다워 주목받은 것이죠.
--- 「1000년 묵은 나무를 볼 수 있는 곳 : 중앙공원」 중에서
현재 직지 인쇄본은 상, 하 가운데 하권만 남아 있고, 프랑스 국립도서관 동양문헌실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19세기 말 초대 프랑스 공사를 역임한 콜랭 드 플랑시가 수집해 프랑스에 가져갔고, 그것을 1911년 파리 경매장에서 골동품 수집장이던 앙리 베베르가 구입해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기증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직지에 대한 반환을 요구할 명분이나 국제법적 장치는 없다고 합니다. 약탈이 아닌 공식적인 거래를 통해 프랑스로 갔기 때문이죠. 지난 4월, 프랑스 국립도서관은 ‘인쇄하다! 구텐베르크의 유럽’ 전시회 개막을 앞두고 직지의 실물을 공개했는데요. 1973년 ‘동양의 전시’에서 소개한 이후 50년 만에 대중에 공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직지’를 만나다 : 청주고인쇄박물관」 중에서
‘운리단길’로 불리는 운천동은 젊음과 감성이 느껴지는 곳으로, 2-3층 높이의 낮은 건물들이 줄지어 있는 조용한 동네입니다. 이곳은 프랜차이즈 매장 대신 대부분 1인이 운영하는 로컬 상점들이 자리하고 있어요. 오래된 주택이나 빌라를 개조해 만든 공간들이라 크기가 아담하고 개성이 넘칩니다. 개인의 취향이 잔뜩 묻어 나는 가게들이 많아 천천히 둘러보며 구경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 저는 오전부터 오후까지, 반나절 정도 운리단길을 거닐었습니다. 걷다가 마음에 드는 상점이 보이면 들어가 구경하고, 필요한 물건을 구입했어요. 마지막에는 ‘마일로 에스프레소 바’에 들러 잠시 쉬며, 영수증을 펼쳐 놓고 어디에서, 무엇을 샀는지 등을 기록했습니다. 오후의 따스한 햇볕만큼이나 기분 좋은 하루를 보냈습니다.
--- 「로컬 상점이 가득한 동네, 운리단길 나들이」 중에서
청주시는 2020년부터 ‘기록문화 창의도시’를 비전으로 문화도시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의 한 갈래인 ‘동네기록관’은 마을의 기록과 주민의 기억을 모아 주민들 스스로가 동네의 살아온 역사, 사는 이야기, 살아갈 이야기를 나누며, 마을의 정체성을 발견하고 주민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기록문화 커뮤니티 공간입니다. 주로 마을 기록물을 수집, 전시하고 있으며 현재 11곳이 운영 중이에요. 청주 곳곳에 자리한 동네기록관은 다양한 주제로 동네를 기록하고 있어요. 특히 주민들이 기록 활동을 이어가는 문화의 장이자 마을 기록물이 하나둘 모이는 기록 공간으로서 의미가 있습니다. 나와 이웃의 삶, 그리고 동네의 일상을 만나러 가 볼까요?
--- 「지속 가능한 기록의 도시로, 청주의 ‘동네기록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