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혜원이었다.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하고, 소리를 지르면 들릴 듯하며, 함께 생활했던 동생들의 모습이 보일 듯한 그런 곳에 채민이는 보금자리를 구했다.
“선생님, 제가 이 집을 왜 들어오고 싶어했는지 아시겠어요? 저는 삼혜원을 잊을 수 없어요. 제가 삼혜원이고 삼혜원이 저예요.”
---「창문 너머 삼혜원」중에서

첫 월급을 받고 민준이가 제일 먼저 한 것은 삼혜원의 정기후원자가 되는 것이었다.
“첫 월급을 받았어요. 아직도 제가 돈을 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아요. 이 모든 것이 다 삼혜원 덕분이에요. 감사합니다.”
짧은 손 편지와 함께 날아온 기쁜 소식이었다.

삼혜원을 방문할 때마다 양손 가득 아이스크림이나 과자 등을 들고 나타나는 것은 덤이었다.
---「동생들에게 희망을」중에서

“저는 엄마에 대한 기억이 없어요.
그런데 방금 선생님 이 머리를 감겨 줄 때
엄마를 만난 것 같아 잠깐이지만 너무 행복했고 이 순간이 영원하기를 빌었어요.”
기억에 없는 엄마를 그리워하는 유찬이.
얼마나 외로울까.
얼마나 서글플까.
---「기억에 없는 엄마」중에서

문득문득 예전 삼혜원 시절이 한 번씩 생각나. 조금 더 특별한 사랑을 받아와서 그런지 더욱 그리울 때가 많네.
지금 그 특별한 사랑을 받으며 지내는 너희들을 응원해 주고 싶다.
너희들은 너무 멋지고 귀한 사람들이라고. 그래서 더 특별한 사랑 받는 거라고. 특별히 사랑받은 만큼 잘 지내다가 다음에 그 사랑을 남들에게도 잘 전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해. 나도 잘 해왔으니 너희도 그럴 거야. 힘내자!”
---「진짜 엄마가 된 미나」중에서

"저는 아빠가 밉지 않아요. 아빠가 저한테 실수해서 상처를 남겼지만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잖아요."
어릴 때 감당하기 어려운 상처를 받은 아이들에게 삼혜원의 임상심리상담원과 어쩌다 엄마는 꾸준한 노력과 정성을 쏟아 상처를 아물게 하고 흔적을 지워 나간다.
아동양육시설이 이 사회에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빠가 남긴 상처」중에서

지성 엄마! 제가 20살이 될 때까지 삼혜원과 함께 지금처럼 제 옆에 꼭 있어 주세요. 제가 어른이 되면 꼭 지성 엄마한테 드리고 싶은 선물이 있거든요.

그때까지 어디 가지 말고 결이 옆에 꼭 있어 주세요.
사랑해요. 지성 엄마.
고마워요. 지성 엄마.
가끔은 지성 엄마가 진짜 내 엄마였으면 좋겠어요!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아동양육시설 ‘삼혜원’에 모여 사는 아이들. 아이들은 그 속에서 어쩌다 엄마와 아빠의 사랑과 지지와 격려를 받고, 진로에 대해 함께 고민하며 자란다. 여느 가정과 다를 바 없어 보이기도 하고, 많이 달라보이기도 하는 이 풍경을 고스란히 담은 책, ‘어쩌다 가족이 되어’. <br/><br/> 읽다 보면 흐뭇해서 미소가 지어지는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눈물이 앞을 가려 다음 장으로 쉬이 넘어가기 어려운 이야기도 있다. 아동양육시설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들은 최선을 다해 돌본 아이들이 당당한 사회구성원으로 자라 뿌듯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열여덟 어른이 되어 나가야 하는 차가운 세상에서 든든한 산이 되어주지 못했다는 자책을 하기도 한다. <br/><br/> 잘 알려지지 않아서 잘 모를 수 밖에 없던 이야기. 아동양육시설에서 만난 40여명의 아이들과 30여명의 사회복지사들이 ‘어쩌다 가족이 되어’ 전하는 감동과 웃음 가득한 이야기에 초대한다. <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