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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어 번역
해설: 대공황 시대 노동자의 눈물과 공포 원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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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누구십니까?”
“저?전기 회사에서 왔어요.” “네, 알겠습니다. 미안하지만 며칠만 더 참아 주셔야 하겠습니다.” “안 됩니다. 지금 당장에 안 내시면 불을 떼어 가겠습니다.” --- p.6~7 아무래도 이렇게 지내다가는 우리 세 식구는 굶어 죽을 것이요, 그렇다고 어느 누가 불쌍하다고 말해 줄 사람도 하나도 없을 것이오. 남의 말하기 좋아하는 세상이니까 ‘젊은 놈이 어디가 무슨 일을 못 해서 굶어 죽어?’ 하고 비웃기만 할 것이오. 우리의 사정을 누가 알 것이오? --- p.15 뭣이, 구직비서(求職?書). 중국어를 잘하고 처자가 있는 충실한 자. 신장은 5척 4촌, 연령은 34세까지. 월급은 백 원 이상. 사진과 이력 서를 지참래문. 동양빌딩 27호. --- p.18 엥! 말하자면 당신은 나의 뜻을 대신하신 기관인 동시에 당신의 생활이 나로 해서 보장되는 것이니까 될 수 있는 한도에서 당신은 당신의 몸이 되지 말고 나의 몸이 되어야겠단 말씀이오. --- p.27 나는 하원근이다. 그러나 지금은 전덕술이…… 아! 하원근이 나는 어디로 갔을까? 그리고 어떠한 사람이 하원근이가 되었을까? 내 사랑하는 처자는 어찌나 되었는지, 나는 왜 이런 쇠우리 속에서 헤맬까? 이것이 나로서 주인의 은혜를 갚는 것인가? 아니다. 그놈이 고약한 놈이다. 그 변호사 최문섭이가…… 주인의 명령? 아니다. 내가 그놈의 고용살이를 안 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그 사람은 나의 세 생명을 구해 준 은인이다. 아?하, 이럴 수도 없고 저럴 수도 없고, 장차 이 일을 어쩌면 좋담. --- p.46 아?나는 죽은 사람이 됐구나…… 나는 이 세상에서 나를 잃어버린 사람이 되었구나…… --- p.67 나는 이 악몽을 깨어 가지고 잃어버린 나를 찾아가는 사나이다! --- p.70 1930년대와 근본적으로는 비슷한 종류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입장에서 대공황 시대의 가난한 노동자 원근의 눈물과 공포는 곧 우리의 것이기도 하다. 우리의 대부분이 채용 계약을 맺고 일을 해 월급을 받지 않으면 살아 나갈 수 없는 상황, 한 번 맺은 계약을 책임 있게 완수해야 하며 이를 위해 나에게 월급을 주는 사람의 감시와 감독을 받아들이는 것을 당연하고 올바른 것으로 믿고 있는 상황, 그래서 결정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마음에도 없는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면서 내가 내 자신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경험을 하는 상황에서는 그렇다.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상황들을 삶의 보편적인 조건으로 삼는 사회를 이를테면 자본주의 사회라고 말한다. --- p.9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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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난한 나로 살 것인가? 부유한 위조 인간으로 살 것인가?
100년 전 이야기가 현재 우리의 삶에 던지는 질문 주인공 하원근은 수상한 제안의 내용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기 전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일자리만 준다면 오케-이!를 외치며 일을 수락해 버린다. 일자리를 제안한 변호사 최문섭은 원근에게 “나의 뜻을 대신하신 기관”인 동시에 “당신의 몸이 되지 말고 나의 몸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렇게 최문섭은 원근에게 노동의 윤리를 설파하며, 이후 계약에 따라 계속해서 자신의 말을 따를 것을 종용한다. 원근은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하지만, 이미 문섭이 “하시는 명령이라면 어기지 않겠”다고 약속한 터라 일을 무를 수도 없게 된다. 1936년 발간된 『인간의 눈물』은 대공황 시대의 ‘인간성’을 묻는 작품이다. 자신을 타자로 바꿔치기함으로써 생존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고유한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함으로써 굶주림에 처할 것인가? 자본주의의 위기가 정리 해고와 구조 조정, 대량 실업과 복지 축소 등을 통한 ‘인간성’의 위협으로 나타나는 지금, 『인간의 눈물』이 제기한 질문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추천사 中 여러분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나 자신으로 사는 것을 포기하고, 그러니까 가족이나 친구들도 전부 저버리고 물질적으로 안락한 삶을 택할까? 아니면 굶주릴지언정 나 자신으로 떳떳하게 살아가는 삶을 택할까? 그 어떤 것을 택하든지 괴로울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우리의 주인공 또한 갈등한다. 하원근이 처한 문제는 비단 그에게만 해당하지 않으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을 통해 생존하는 이들 모두가 겪을 수 있는 문제라는 점에서 오늘날 우리에게도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하원근이 최문섭의 명령에 따를 수밖에 없듯이, 많은 노동자가 노동 계약에 의해 고용주가 원하는 대로 자신의 몸을 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과연 하원근은 이 난관을 어떻게 해결하게 될지, 또 그를 옭아매는 계약과 노동 윤리의 실체는 무엇일지 딱지 시리즈 5편 『인간의 눈물』을 통해서 확인해 보자. * 넘쳐나는 상상력 속 끝없이 이어지는 세속의 이야기, 두두 딱지 시리즈 두두 딱지 시리즈는 ‘너저분하고 잡스러운 세속의 이야기’를 모토로 딱지본 소설을 현대어로 번역하여 선보인다. 딱지본 소설은 20세기 초 많은 대중에게 사랑받았으나 이후 근대 소설에 미달한다는 평가를 받으며 문학장에서 잊힌 작품군이다. 딱지 시리즈는 근대 소설의 규범과 기준에 얽매여 우리가 잃어버린 이야기와 그 속에 담겨 있는 정제되지 않은 욕망들에 주목했다. 이 ‘미달’의 이야기들 속에 ‘넘쳐나는’ 다양한 인물과 사건 그리고 상상력은 100년 전 독자들이 그러했듯 현대의 독자들에게도 이야기를 읽는다는 것 자체의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물론 이 이야기들에도 한계는 존재한다. 그러나 불완전하고 모자란 이야기는 또 다른 이야기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한 편의 완전하고 완벽한 이야기가 아닌 시리즈로 구성한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딱지 시리즈는 ‘이야기의 한계는 이야기로 채운다’는 마음으로 작품 리스트를 쌓아 나가고자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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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 시대, 기로에 선 인간성을 바라보다
1936년 발간된 『인간의 눈물』은 대공황 시대의 ‘인간성’을 묻는 작품이다. 자신을 타자로 바꿔치기함으로써 생존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고유한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함으로써 굶주림에 처할 것인가? 자본주의의 위기가 정리 해고와 구조 조정, 대량 실업과 복지 축소 등을 통한 ‘인간성’의 위협으로 나타나는 지금, 『인간의 눈물』이 제기한 질문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 장성규 (건국대학교 커뮤니케이션문화학부 교수, 문학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