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아이였고, 지금도 어릴 적 그 아이를 마음에 품고 살아가는 작가이다. 평소 별이 뜨는 곳으로 여행을 가서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 상상을 자주 한다. 1993년 서울에서 태어났고, 언어를 공부했으며 홍익대학교 공연예술대학원에서 공연예술 · 뮤지컬을 전공했다. 독서 논술 선생님과 배우 그리고 작가를 오가며 여러 일을 했다. 무대와 책을 떠올리면 설레는 마음을 따라서 계속 글을 쓰고 있다.
둥글고 반짝이는 눈은 더 커지거나 때로는 가늘게 타원형이 되기도 한다. 그 눈에 따라서 눈동자가 보이는 부분도 달라진다. 동공이 모두 보일 때도 있고 아랫부분이 살짝 가려지기도 한다. 아무래도 그 아이의 눈동자는 오랫동안 가까이 보지 않고는 그리기 어려울 것 같다. 나 같은 남학생이 여학생의 눈동자를 가까이에서 보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
(‘오늘 하루의 장면’ 중에서)
“경비실 앞에 저 벤치에는 정말 여러 사람이 앉아요. 여기서 할 일 없을 때 보게 되면 참 재밌다니까!”
아저씨가 매우 긍정적인 분인 것 같다. 경비실 안에서 보이는 건 아파트 입구에서 이어지는 벤치까지 정도인데 전혀 재밌을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감마별의 비밀’ 중에서)
사실 우리의 인생에도 극적인 순간과 평범한 순간이 늘 함께 존재한다. 어쩌면 평범한 순간도 다시 보면 그렇지 않게 느껴질 때도 있다. 사람도 그렇다. 우리의 매 순간에는 나 자신과 세상의 여러 사람들이 들어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별처럼 박혀있다. 눈에 띄지 않던 사람이 어느 날 좀 더 밝아지기도 하고 갑자기 어두워지기도 한다. 별자리 사이에서 은은하게 빛나는 별이 결코 그저 그런 평범한 별이 아닌 것처럼 말이다.
(‘은하수에 뜬 별’ 중에서)
밤이 되어서 더 어두워질수록 밝게 빛나는 별도 많아진다. 낮의 뜨거운 태양을 잠시 피하게 해주는 그늘도 어둠이다. 그늘에서는 여유를 가지고 낮의 하늘을 받아들일 수가 있다. 이 세상의 하늘이 아름다워지려면 어둠이 필요하다. 어쩌면 낮과 저녁의 모든 어둠은 빛의 은인일지도 모르겠다.
(‘아침과 저녁’ 중에서)
나는 사랑이 달을 닮았다고 생각한다. 달은 혼자서는 빛을 내지 못한다. 하지만 태양광이 닿으면 아주 밝은 빛에 둘러싸이게 된다.
(‘달과 두 개의 별자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