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는 이 행성의 경이로운 곳을 천천히 음미하면서 5대륙의 다양한 모습을 상상할 수 있게 하는 것, 그것이 우리의 목표다.
--- 저자 서문 중
1.유럽
《80일간의 세계 여행》은 영국 런던에서 출발하여 노르망디의 몽생미셸, 노트르담 대성당, 로마의 콜로세움 등을 거쳐 23일째 되는 날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겨울 궁전으로 이어진다.
성당을 처음 보는 사람들은 건물의 웅장함과 그 크기에 압도당한다. 길이가 130미터, 폭이 48미터, 높이가 35미터나 되는 노트르담 대성당은 9천 명이 넘는 인원을 수용할 수 있다. 아마도 콰지모도와 에스메랄다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위고의 유명한 소설 때문이겠지만 노트르담은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초월한 듯 보인다. 성당 입구를 향해 걸어 올라가는 동안 방문객은 현실을 벗어난 듯한 느낌, 시간이 마치 중세에서 멈춘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 p.18, 프랑스의 <노트르담 대성당> 중
2.아프리카
동화 같은 마을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했다면 이제 유럽에서 아프리카로 건너 갈 차례다. 기자의 피라미드, 사하라 사막, 빅토리아 호수 등 압도할 만한 거대한 장관이 우리를 기다린다. 지금은 사막으로 변했지만 선사시대만 해도 숲과 강이 있어 세계에서 가장 비옥한 땅이었다고 알려진 사하라 사막에는 물과 바람이 만들어놓은 첨탑, 성채, 기괴한 형상의 바위들이 미로를 이루고 있다.
끝없이 펼쳐진 사막 한가운데에 나 있는 소로들은 아무 데로도 이어지지 않는 듯이 보인다. 하지만 전설상의 푸른 부족 투아레그족은 낙타 대상의 행렬을 안내하면서, 이들 소로를 수천 년 동안 거의 고속도로처럼 이용해 왔다. 원래 대상 무역과 약탈에 종사했던 투아레그족은 지금도 사하라 사막의 주인이다. 투와레글족은 소로의 비밀과 수수께끼를 알고 있는 유일한 부족이다. 온통 모래뿐인 언덕 사이사이에, 기다란 바위 절벽으로 구획되는 얕은 산과 퇴적성 고원이 간간이 모습을 드러낸다.
--- p.95, 리비아 <사하라 사막> 중
3.아시아
아시아에서는 에베레스트와 K2 같은 자연의 보물과 인도의 타지마할, 방콕의 에메랄드 사원, 이스파한의 금요 사원 같은 불멸의 건축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사원에 얽힌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보면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다녀온 듯한 기분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화려하기 그지없는 이 광장은 길이가 500미터, 너비가 150미터로, 마이단-이 이맘, 또는 나그시-이 자한으로도 불린다. 세계에서 가장 넓은 광장 중 하나이자 도시 계획의 모범을 제시하는 탁월한 사례에 속한다. 1612년에 세워진 이 광장에는 이스파한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들이 즐비하다. 광장 남쪽에 우뚝 솟은 이른바 금요 사원은 내부와 외부가 모두 하늘색 칠보 도자기 타일로 빈틈없이 장식되어 있다. 도시의 상징인 크림색과 노란색이 아로새겨져 이들 타일은 빛의 각도에 따라 각기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볼 때마다 매번 새로운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 p.150, 이란 <이스파한> 중
4.오세아니아
대자연의 넉넉함을 경험하고 싶다면 태평양의 오세아니아로 가보라. 세계에서 가장 경이로운 광경을 연출하는 오스트레일리아의 에어스록과 뉴질랜드의 쿡 산, ‘태평양의 진주’ 또는 ‘낙원’으로 불리는 보라보라 등 점점이 흩어져 있는 적도의 아름다운 섬들을 마음껏 둘러볼 수 있을 것이다.
일출과 일몰 때면 모든 것이 변한다. 이 시각이 되면 에어스록은 지구상에서 가장 경이로운 광경 가운데 하나를 연출한다. 쏟아져 내리는 햇빛 아래에서 이 거대한 바위는 몇 분 동안 마치 화염에 휩싸인 듯 찬란한 자태를 드러낸다. 마치 고대의 운석이 하루 두 차례 이전의 모습을 잠시 회복했다가 다시 장엄하고 양순한 바위로 되돌아가는 것 같다.
--- p.204, 오스트레일리아 <에어스록과 올가힐스> 중
5.아메리카
아쉽지만 마지막 여행지는 아메리카 대륙이다. 뜨거운 물과 수증기가 분출하면서 관광객을 모으는 옐로스톤의 간헐천과 샌프란시스코의 명물 금문교를 구경하고 나면 여름 내내 해가 지지 않는 북극에 도착해 또 다른 경이로운 세계에 눈을 뜨게 될 것이다.
북극권에서는 시간, 색깔, 방향 같은 일상 생활의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낮과 밤, 바다와 육지, 고정된 물체와 움직이는 물체 사이의 구분이 사실상 모호하다. 다시 말해 북극에서는 모든 것이 상대적이다. 유빙군이 계속해서 움직이기 때문에 바다와 육지의 위치나 그 경계가 끊임없이 바뀐다. 이는 시간의 흐름에도 해당하는 이야기다. 여름철에는 태양이 하루 종일 하늘에 걸려 있다. 하지만 밤이 길게 이어지는 겨울철에는 태양이 갑자기 녹색과 분홍빛, 보랏빛을 드리우면서 마치 변덕스러운 구름처럼 이리저리 빛줄기를 내쏘다가 이내 사라져버린다.
--- p.252, 캐나다 <캐나다령 북극권>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