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이 대학 프로젝트
독일 튀빙겐 대학에 첫 번째 어린이 대학이 열린 이래, 독일 전역의 대학들은 7년째 어린이 대학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는 대학 측과 교수들의 지원, 배우고 싶은 아이들의 열정 덕분이지요. 어린이 대학 측은 홈페이지를 운영해 강의를 개설하고 홍보하며 등록을 받고 강의실을 준비합니다. 강의료는 반갑게도 공짜이고요. 교수들은 어린이를 위한 색다른 교수법을 자원해서 개발합니다. 개강 6개월 전에 이미 강의의 주제와 강의를 맡을 교수가 결정되고, 개강 한 달 전 예약이 종료될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 왜 아이들이 어린이 대학에 열광할까?
바로 오래 전부터 궁금했지만 부모님이나 형제도, 학교 선생님도 속 시원하게 알려 주지 못한 궁금증들이 아하! 그렇구나 하고 풀리기 때문입니다. 어린이 대학에 참여한 교수님들은 각 분야의 전문가일 뿐만 아니라, 어린이들의 각기 다른 배경 지식 정도나 관심을 고려해 아주 재미있게 질문을 풀어 주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이른 나이에 대학생이 되어 대학 생활을 미리 체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대학처럼 어린이 대학은 대학 학기에 맞춰 등록을 받고, 한 달에 한 번 정도 강의를 합니다. 주로 일반 대학생들 대상의 강의가 없는 토요일에 열립니다. 학교에 따라 약간씩은 다르나, 간이 학생증을 만들어 주어 강의를 들을 때마다 도장을 찍어 주고, 6~8회 수업에 모두 참여하게 되면 수료증을 수여하기도 하죠. 대학 식당을 체험할 기회를 주기도 하며, 리포트를 제출해 평가받을 기회도 줍니다. 그야말로 대학 생활을 10년 미리 체험할 수 있는 기회이지요.
아이들은 어린이 대학 체험 후 대학 생활이 재미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으며, 대학에서는 사람이 많이 배울 수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10년 후 아이들이 대학 진학을 고민하게 될 터인데 어릴 때의 짧은 대학 경험이 아이들이 스스로 진로를 결정할 때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관계자는 말합니다.
- 국제적 운동으로 자리 잡은 어린이 대학!
하나의 행사나 실험처럼 보였던 어린이 대학에 사람들의 반응은 시큰둥했습니다.
‘어린이 대학? 그거 오래 갈 수 있을까?’ ‘똑똑한 애들만 가는 거 아닐까?’ ‘아이들은 죄다 다 공부하기 싫어해. 어느 나라나 똑같아.’
하지만 어른들의 편견을 깨고 어린이 대학은 지금까지 계속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튀빙겐 대학에 이어 독일 내 70개 대학에 어린이 대학을 자리 잡게 했고, 2005년에 튀빙겐 대학은 유엔 연합에서 수여하는 ‘데카르트’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어린이 대학은 국경을 넘어 이탈리아, 스위스, 영국, 미국 등에도 퍼졌습니다.
어린이 대학의 뜨거운 반응은 독일에서 어린이 대학은 교육제도의 한 부분으로 뿌리내리고 있는 중입니다.
- 1석 4조의 효과, 어린이 대학
어린이 대학 강의 준비는 일반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강의보다 3배 이상의 노력이 든다고 합니다. 한 번 어린이 대학에서 강의한 교수들은 다시는 이렇게 강의 준비를 못할 것처럼 지쳤다고 하지만, 막상 끝나고 나면 무엇인가에 중독된 것처럼 아이들의 열광적인 반응에 힘을 얻어 조금 더 나은 방법을 고심하게 된다고 하네요. 강의의 대상이 30분 이상 집중할 수 없는 어린이들이란 특성으로 인해 교수들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이해를 돕고 관심을 끌 수 있는 교수법을 개발합니다. 이것이 교수들 자신에게도 도전과 자기계발의 기회가 되는 것입니다.
결국 어린이 대학은 어린이와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에게, 강의법을 고안하는 교수와 치열한 학생유치 작전과 대학을 홍보하고자 하는 대학에게 도움을 주는 일석 사조의 효과를 내는 교육 체제인 것입니다.
- 어린이 대학의 현장으로!
강의가 시작되면 교수들은 먼저 준비된 질문 - 가령 기린은 왜 목이 긴가요? 라는 질문을 아이들에게 던집니다. 아이들이 생각하는 다양하고 기발한 이유와 원인들을 들어 봅니다. 여기저기 경쟁적으로 손을 드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교수는 가짜 기린 목뼈나 여러 가지 물건 등을 수업에 가져와 아이들에게 설명을 하기도 합니다. 무대에서 내려와 아이들이 있는 자리로 내려가 직접 손으로 만져 보게도 한다고 합니다. 아이들의 집중력은 30분이 한계지만 아이들에게도 최선의 노력을 다한 교수들을 알아보는 눈은 있나 봅니다. 아이들은 강의가 끝나면 훌륭한 강의를 마친 교수에게 사인을 받으려고 무대 위로 올라가 줄을 섭니다. 스타 교수가 탄생하기도 하지요.
어린이 대학의 강의에는 어른들은 들어올 수 없습니다. 함께 온 부모들은 강의실 밖에 마련된 모니터로 강의 장면이나 수업을 듣는 아이들의 모습을 관찰하여야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