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은
지렁이가 목욕하는 날
묻은 흙 씻으며 나들이하는 날.
이상해, 요즘엔.
비 와도
목욕하는 지렁이가 안 보이니.
"산성비 맞고 다니면 안 된대."
지렁디들도 말하는 건 아닐까?
목욕 못 해 나들이도 못 하고…….
참 바보 같아
비 오면 재빨리 목욕만 하고
나들이할 땐
풀잎 우산 쓰면 될 텐데 말이야.
--- p.30
<책상 위 생쥐 한 마리>
징그럽다고?
내 손 따라
또르륵 굴러가며
딸각딸각 소리내는
단짝 친군걸?
책상 위에 얌전히 엎드려 있다가
나랑 만나면
컴퓨터 속 놀이 동산
같이 가고
컴퓨터 속 보물 창고
같이 뒤지는 친구
많은 시간 함께 하는 친구라고.
엄마 아빠보다
나랑 더 친한
꼬리
긴
생쥐
< 할머니 머리에 든 도둑 >
척척박사
우리 할머니 별명이었다구.
식구 생일, 친척 생일, 제삿날까지 척척
구수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술술.
어느 날부턴가
그런 할머니가 이상해졌어.
나하고 형을 헷갈려 하더니
할아버지 제삿날까지 오락가락
금방 밥 먹은 것도 잊고 또 달래.
자꾸자꾸 할머니 머리에 도둑이 드나 봐
머리 속을 야금야금 훔쳐 가는 것 같아
어떡하지?
그래, 그레 좋겠어!
오늘부턴 할머니랑 자는 거야.
어릴 적 할머니가 해 주셨던 것처럼
밤 늦도록 옛 얘기 해 드리며 도둑을 지켜야겠어.
--- p.46 ---p.102
?
한번 시작하면
그칠 줄 몰라
그림책 보다가도
나들이 가다가도
왜? 왜? 왜?
내 동생에게
세상은 온통 물음표인가 봐.
소들이 넘어가는 휴전선을
왜 우린 못 넘어갈까?
거짓말 말라던 어른들이
왜 거짓말 더 잘 할까?
공부만 못 하는 내게 엄마는
왜 잘 하는 게 하나도 없다고 할까?
내게도 세상은 물음표로 가득해.
--- p.41
<책상 위 생쥐 한 마리>
징그럽다고?
내 손 따라
또르륵 굴러가며
딸각딸각 소리내는
단짝 친군걸?
책상 위에 얌전히 엎드려 있다가
나랑 만나면
컴퓨터 속 놀이 동산
같이 가고
컴퓨터 속 보물 창고
같이 뒤지는 친구
많은 시간 함께 하는 친구라고.
엄마 아빠보다
나랑 더 친한
꼬리
긴
생쥐
< 할머니 머리에 든 도둑 >
척척박사
우리 할머니 별명이었다구.
식구 생일, 친척 생일, 제삿날까지 척척
구수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술술.
어느 날부턴가
그런 할머니가 이상해졌어.
나하고 형을 헷갈려 하더니
할아버지 제삿날까지 오락가락
금방 밥 먹은 것도 잊고 또 달래.
자꾸자꾸 할머니 머리에 도둑이 드나 봐
머리 속을 야금야금 훔쳐 가는 것 같아
어떡하지?
그래, 그레 좋겠어!
오늘부턴 할머니랑 자는 거야.
어릴 적 할머니가 해 주셨던 것처럼
밤 늦도록 옛 얘기 해 드리며 도둑을 지켜야겠어.
--- p.46 ---p.102
?
한번 시작하면
그칠 줄 몰라
그림책 보다가도
나들이 가다가도
왜? 왜? 왜?
내 동생에게
세상은 온통 물음표인가 봐.
소들이 넘어가는 휴전선을
왜 우린 못 넘어갈까?
거짓말 말라던 어른들이
왜 거짓말 더 잘 할까?
공부만 못 하는 내게 엄마는
왜 잘 하는 게 하나도 없다고 할까?
내게도 세상은 물음표로 가득해.
--- p.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