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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상] 나를 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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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상] 나를 돌려줘

A. S. 킹 저 / 박찬석 | 미래인 | 2015년 06월 1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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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6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384쪽 | 436g | 140*215*24mm
ISBN13 9788983947826
ISBN10 8983947829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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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A. S. 킹(A. S. King)
1970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레딩에서 태어나 펜실베이니아 미술학교에서 사진을 공부했다. 어릴 적부터 작가가 되고 싶었는데, 살만 루슈디의 소설 『악마의 시』를 읽고 충격을 받아 본격적으로 창작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한다. 2011년 두 번째 소설 『베라 디츠를 무시해줘』로 마이클 프린츠 아너상을 받으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2012년에는 『승객들에게 물어봐』로 LA타임스 도서상을 받았다. 이 밖에도 에드거 상, 네뷸러 상 최종후보에 오르는 등 발표하는 작품마다 호평을 받으며 흥행 작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나를 돌려줘』(원제: Reality Boy)는 그의 다섯 번째 소설로, 아마존닷컴에서 이달의 책, 퍼블리셔스 위클리와 스쿨라이브러리저널에서 올해 최고의 청소년소설로 선정할 만큼 2014년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은 청소년소설 중 하나다.
역자 : 박찬석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서 공부했고, 오랫동안 출판사에서 책을 만드는 편집자로 일했다. 지금은 경주에 살고 있으며 지역과 문화와 이야기를 모으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그림책 『사라, 버스를 타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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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자란 버릇없는 제럴드. 석고보드 벽에 구멍을 내고는 거기다 대고 소리를 빽 질러 이웃이 경찰을 부르게 한, 폭력적이고 버럭 화를 잘 내는 제럴드.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의 훈육과 성공 3단계가 필요했던 엉망진창 꼬마 괴물 제럴드.
지금 나는 고등학교 2학년이다. 우리 반 아이들은 내가 어릴 때 다양한 장소에서 똥을 싼 것을 40개의 다른 앵글로 지켜봤던 아이들이다. 아이들은 나를 똥싸개라고 부른다. 중학교 때 어른들한테 내 과거에 대해 투덜거렸을 때 어른들은 이렇게 말했다.
“유명세가 안 좋은 점도 있지.”
유명세라고? 그때 난 겨우 다섯 살이었다.
겨우 다섯 살인 내가 제발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팀이 와서 부모님의 호화로운 집 벽에 구멍을 내는 걸 그만두게끔 도와달라는 편지를 PD에게 쓸 수 있었을까? 아니. 난 그럴 능력이 없었다. 그런 편지도 쓰지 않았고, 보모가 오는 걸 원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어쨌든 그녀가 왔다.
그래서 나를 더 미치게 했다.
--- p.8-9

엄마는 타샤 누나를 ‘기폭장치’라고 불렀다. 사실 타샤 누나는 나를 폭발하게 하는 가장 강력한 기폭장치다. 그건 분노 조절 상담선생님이 내가 왜 화가 났는지를 묘사할 때 쓰는 용어이기도 하다. 그걸 규정하는 데 4년이 걸렸다. 그게 바로 타샤 누나였다.
우리가 잘 구워진 소고기를 먹던, 리지 누나가 아직 집에 있던 그날 밤, 나는 식사를 하면서 거실 벽난로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리고 쇠로 된 불쏘시개로 사람 머리를 찌르면 어떤 상처가 날지 궁금했다. 수박이 터지는 걸 머릿속에 그려봤다.
분노 조절 상담선생님은 “지금 상태를 유지해, 제럴드.”라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아무것도 변하는 게 없을 때는 그게 너무 힘이 든다. 열여섯 살, 11개월하고 두 주가 되었고, 나는 물속으로 가라앉고 있었다.
--- p.15

그래, 에피소드 1이었다. 그들은 똥싸개 쇼 그 이상을 만들어냈다. 나는 문제를 가득 싸안고 있는 온 나라의 부모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사람들은 불쌍한 꼬마 제럴드가 말도 안 되는 장소에서 쭈그리고 앉아 똥 싸는 모습을 더 보길 원했다. 보통 수준의 칭얼대는 아이들을 가진 부모들은 “적어도 우리 아이는 거실 테이블 위에다 똥을 싸진 않아.” 같은 말을 하며 안도했다.
사실이다. 진짜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이 몰랐던 사실이 있다. 우리 집 벽에 방송국 카메라가 설치되기 전까지 난 똥싸개가 아니었다. 처음 보는 사람들이 아주 작은 소리까지 잡아내기 위해 마이크 테스트를 하기 전까지, 내가 유명인이 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전까지 나는 주로 석고보드 벽이나 타샤 누나를 치고는 절망하거나 혼란스러워하는 꼬마였을 뿐이다.
--- p.20

나는 다른 세계에 가 있었다. 베스가 나를 깨우기 전까지 나는 머릿속에 나만 아는 곳에 가 있었다. 기폭장치가 없는 곳. 내가 어렸을 때 그 세계를 만들었다. 보모에게 감사한다. 나는 그걸 ‘제럴드데이’라고 부른다. 무슨무슨 날처럼 운율이 있다. 일주일 중에서 아무도 모르게 내가 집어넣은 특별한 날. 월요일이나 화요일, 수요일처럼 일반적인 날의 일부분을 거기서 보낸다. 일주일에 7일을 보내는 보통 사람이라면 내가 멍 때리고 있다고 생각할 거다. 아니면 초등학교 3학년 때 개떡 같은 담임선생님이 자주 쓰던 표현대로라면 ‘꿈나라에 가 있다’고 여길 거다. 사실 난 정말로 당신들보다 하루를 더 산다. 아주 멋진 날을.
제럴드데이는 언제나 멋진 날이다.
--- p.35

나는 가방을 싸면서부터 학교 주차장에 주차할 때까지 음악을 듣는다. 일찍 도착하면 차에 앉아서 음악이 끝날 때까지 듣는다. 그러고는 상상으로 인디언들이 전투에 나갈 때 하는 칠을 얼굴에 한다. 눈 아래로 빨간 줄을 세 줄 긋는다. 검은색 줄무늬 하나는 얼굴 전체를 가로질러 긋는다. 팔에도 얼굴처럼 빨간 줄을 세 줄 그린다. 빨간 줄 하나는 아랫입술에서 턱까지 칠한다. 내가 이 빌어먹을 학교를 졸업한다면 졸업식 때는 진짜로 칠을 할 것이다.
학교로 들어가면서 나는 전사가 된다. 나는 고결하고 공정하다. 나는 나만의 부족의 추장이다. 머리 가죽을 벗길 수도 있다. 난 아주 위험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난 그러지 않기로 선택했다. 내가 추장이니까.
작년까지는 이러지 않았다. 나는 어떤 것도 선택하지 않았다. 여전히 통제 불능이었다.
탐만 공격했던 게 아니다. 어떤 애의 팔을 부러뜨렸고 어떤 애의 코를 깨뜨렸고 작년엔 어떤 애의 목을 으스러뜨리려고 했다. 나는 교장선생님 방의 벽을 기억한다. 정학 받을 때 처분을 기다리던 방도 샅샅이 기억한다. 선생님들이 늘 ‘한 번의 기회’를 더 주겠다고 한 말도 기억한다. 이미 다섯 번째 기회가 지나갔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지금은 나의 기폭장치가 뭔지 잘 알고 어떻게 그걸 막아내는지도 알기 때문이다. 나는 전투 분장을 하고 깃털을 붙이고 학교로 걸어 들어간다. 그리고 추장 역을 연기한다.
--- p.52-53

나도 리지 누나가 앞서 간 길을 따라가고 싶다. 지옥 같은 집을 벗어나 대학에 가고 싶다. 하지만 장애아 특별반과 내가 여태 일으킨 문제들을 고려한다면 엄청 어려운 일이다. 엄마아빠는 나를 도와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대신 엄마는 학교 관계자를 만나면 예전에 보모에게 보여줬던 ‘이 애를 위해 뭘 해야 하죠?’ 같은 표정을 짓기만 했다.
나는 첫 관심과 보살핌을 준 이들을 만났다. 최소한의 관심과 보살핌을 주는 그들에게 감사한다. 장애아 특별반이 내 엄마다.
--- p.68

1번 계산대 여자애가 자기 이름을 다시 말해줬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그렇게 부르지 않을 거다. 그냥 그녀한테 웃어줬고 그녀가 두려워졌고 그녀의 머리 냄새를 맡고 싶었다. 뭔가 섬뜩하게 들리지만, 섬뜩한 뜻으로 한 말은 절대 아니다.
사전 공연에 사람들이 몰려오는 동안 나는 그녀를 건너다봤다. 그녀가 오늘 별로 기분이 안 좋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쉬는 시간에 흡연 통로에서 만난 그녀를 떠올려봤다. 어쩌면 그리도 조용히 통화를 할 수 있을까? 왜 평소처럼 안 웃었을까?
나는 그녀의 칸에 핫도그를 채우러 가는 길에 그녀를 보고 인사했다. “안녕.” 그녀도 “안녕.” 하고 인사했다. 그녀가 웃지 않을 거라는 걸 확실히 알 수 있게 해주는 말투였다. 그래도 나는 그녀한테 웃어줬다.
사실: 그녀를 중심으로 반경 1.5미터 내에 있다는 건 아무도 죽이고 싶지 않게 해준다.
---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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