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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작가 초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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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작가 초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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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1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356쪽 | 420g | 133*200*30mm
ISBN13 9788954699006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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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매자 :   산책   평점4점
  •  [문학동네30주년] 하루키 아크릴 시계, 문장 달력 (포인트 차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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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무언가 자꾸 솟아오르게 하는 소설집] 이미상 작가의 첫 소설집. 일상의 문제들을 문학으로 가져와 강렬한 메시지까지 남기는 소설들로 가득하다. ‘괴물 신인‘이라 불리는 작가 답게, 현실을 짚어내면서도 위트를 잃지 않는다. 한 편씩 읽다 보면 내 안의 무언가가 자꾸 치미는 것 같은 소설집. - 소설PD 이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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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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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말이 좋았다. 하긴 하는 남자는 당위를 내세우는 남자와 무책임한 남자 사이에 있는 남자다. 하기로 했으면 해야만 하는 고지식한 남자도 아니고, 한다고 해놓고선 안 하는 불성실한 남자도 아닌, 약간 힘을 뺀 채 나른하게 완수하는 하긴 하는 남자.
---「하긴」중에서

규의 상상은 거기서 멈춘다. 와이프일 리 없지. 남편이라면 자신을 결코 와이프라고 부르지 않을 것이다. 운동권 남자들은 아내를 ‘그친구’라고 부르니까. 아내를 그친구라고 부르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니까. 동지의 대체어로서의 그친구. 그렇게 부르는 한 자신은 아직 젊고, 아직 투사니까.
---「그친구」중에서

소설 창작반에서는 뜬금없이 어떤 말이 유행했다. 복기나 오독처럼 평소 잘 쓰이지 않는 한자어가 유행했고 그러면 너도나도 아무때고 그 말을 썼다. 악하다, 도 그런 말 중 하나였다. ‘되짚다’보다 ‘복기’가, ‘잘못 읽다’보다 ‘오독’이 더 그럴듯하게 느껴지듯, ‘생각이 짧다’ 정도면 족했을 텐데도 사람들은 기어이 초롱의 소설에 대해 악하다는 표현까지 썼고 거기에는 ‘아’ 해도 될 것을 ‘악!’ 하고야 마는 문학의 낯간지러운 과장과 그것이 불러일으키는 부당한 환기가 맴돌이치고 있었다. 초롱도 그 점을 잘 알았지만 그렇다고 상처를 덜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이중 작가 초롱」중에서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흔들렸다. 글만으로는 내 편을 알아볼 수 없다는 무력감과 글이 발산하는 강렬함이 진정함의 징표가 되지는 못한다는 당혹감이, 진짜에, 글과 글쓴이의 심장이 하나인지에 더욱 집착하게 했다.
---「이중 작가 초롱」중에서

수진은 매일 얼굴에 세로선을 긋는다. 정수리에서 시작해 미간을 지나 콧날을 거쳐 입술을 쓸며 죽 내리긋는다. 그럼 일순 정적이 흐르는데 약간 상투적인 정적이다. 어차피 곧 난리가 날 거면서. 아니나다를까 수진의 머리가 곧 반으로 쪼개진다.
---「여자가 지하철 할 때」중에서

“살았다!”
‘살았다!’
수진과 얼굴들이 환희에 차 지하철 계단을 뛰어오른다. 수진이 껑충 뛰자 얼굴들이 토끼 귀처럼 펄럭인다. 불그죽죽한 절단면이 허공에서 손뼉 치듯 짝, 소릴 내며 붙었다 떨어진다. 온몸에 팅팅 튕기는 얼굴들!
---「여자가 지하철 할 때」중에서

수진은 다시 혼자 쓰기 시작했다. 소설을 못 쓴 밤엔 적어도 단어 공책이라도 쓰려 했다. 그러다 점점 소설쓰기와 단어 쓰기 사이에 차등을 두지 않으려 했고 그래야지만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자신의 소설을 종이 뭉치라 불렀고, 예술을 일상으로 끌어내리려 했고, 종국에는 ‘내리다’라는 표현도 지우려 했지만, 그 안에 어떤 자격지심 같은 게 있다는 걸 모르지 못했고 그럼에도 그것이 자신의 투쟁임을, 비밀스러운 투쟁임을 알았다.
---「티나지 않는 밤」중에서

하드보일드 레이디가 뛰기 시작한다. 거대한 샌드위치가 그녀를 쫓고 있다. 바다 이끼에 뒤덮인 샌드위치. 무엇도 그녀를 붙잡지 못한다. 그녀는 점점 더 빨라진다. 무감해진다. 잔인해진다. 자유로워진다.
---「살인자들의 무덤」중에서

할 순 있지만 정말 하기 싫은 일. 때려죽여도 하기 싫은 일. 실은 너무 두려운 일. 왜 할 수 없는 일보다 할 수 있다고 믿는 일이 사람에게 더욱 수치심을 안겨주는 것일까.
---「모래 고모와 목경과 무경의 모험」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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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이미상의 소설은 언제나 내 혼을 다 쏙 빼놓는다. 낯부끄러운 인물들 때문에 정신없이 웃다보면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다. 인간이란 어쩌면 이렇게 우습고 어처구니없는 존재일까. 하지만 냉소는 오래가지 못한다. 어떤 비애가, 견딜 수 없는 고독함이 나를 에워싸기 때문이다. 미움과 사랑은 왜 늘 같이 붙어 있는 것일까. 그 앞에서 사람은 왜 늘 우스꽝스러워질 수밖에 없는 걸까. 역시나, 이미상의 문장 앞에서는 정신을 차리기가 힘들다. ‘하긴,’ 좋은 소설이란 원래 이런 것 아니었던가.
- 강화길 (소설가)
이미상의 소설은 무슨 징후나 경향이 아니라 결정타다. 문장 사이에서 폭발음이 들려와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며 읽었다. 오래된 무덤들이 마침내 뒤집히고, 촘촘한 목소리의 장막을 가르며 배면의 목소리가 비집고 나온다. 이것이 모두 굉장한 ‘쾌快’의 영역임을 부인할 수가 없다. 샌드위치 정도의 무게를 지닌 이야기 묶음이 강력한 힘으로 한 세계를 뒤엎는 것을 본다. 근래 읽은 가장 불가사의한 소설집이다.
- 김하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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