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IT(인도공과대학)
독립 후 인도 정부가 국가의 과학, 기계, 공학 부문을 심도 있게 훈련?연구?발전시키기 위해 설립한 대학이다. 최초의 학교는 IIT-카라그푸르로 1953년에 개교했다. 그 후 칸푸르, 마드라스, 뭄바이, 델리, 구와하티, 루르키에 설립되어 현재 7개의 캠퍼스가 있다. 학부 과정은 15개 전공으로 이루어지며, 각 전공에 따라 4,5년이 걸린다. 대학원 과정은 13개 전공, 11개 연구 센터, 3개 학제 간 연구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졸업생 상당수가 현재 전 세계 대기업들을 이끌고 있으며, 세계 최고의 과학자나 교수가 되었다. 특히 미국으로 건너간 IIT 출신들은 실리콘밸리 신화의 주역이 되었다. 인교라는 말이 만들어질 정도로 미국 내 인도인들의 영향력은 대단하다고 한다.
- 인교란? 본국을 떠나 다른 나라에 정착해 사는 인도인들. 중국의 화교에 해당하는 용어이다.

* IIT 출신 경영자
비노드 코슬라 : 선 마이크로시스템스 공동 설립자. 클라이너 퍼킨스 콜필드 앤드 바이어스 파트너.
빅터 메네제스 : 시티그룹 부회장.
구루라즈 데시 데슈판데 : 시카모어 네트워크스 회장.
아룬 사린 : 보더폰 CEO.
칸왈 레키 : 엑셀란 공동 설립자. 벤처 캐피털리스트.
무크테시 판트 : 리복 최고마케팅담당자.
난단 닐레카니 : 인포시스 테크놀로지스 사장.
로노 더타 : 전 유나이티드 항공 사장.
아슈 굽타 :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최고신용담당자. 센추리온 은행 회장.
수하스 파틸 : 사이러스 로직 공동 설립자. 엔젤 투자가.
라케시 강왈 : 전 유에스 항공 사장.
라자트 굽타 : 전 매킨지 월드와이드 상무이사.
라케시 마투르 : 정글리닷컴 공동 설립자. 스트래터파이닷컴 설립자.

* 인도 인력의 미국 내 활약상
IBM 엔지니어의 28%
인텔 엔지니어의 17%
NASA 직원의 32%
미국 의사의 12%
실리콘밸리 신생 기업의 15% 창업

1953년 카라그푸르에서 첫 번째 캠퍼스가 설립된 이래, 뭄바이, 마드라스, 칸푸르, 델리, 구와하티, 루르키 등 7개의 캠퍼스로 이루어진 인도공과대학(IIT : India Institute of Thechnology) 은 오늘날 세계 IT 산업의 새로운 메카로 부상하고 있다. 인도공과대학 출신들은 이미 매킨지, 시티그룹, 보더폰 등 세계적인 기업들을 이끌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구글 등 기라성 같은 대기업들이 인도공과대학에 주목하고 있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사장인 빌 게이츠는 “IIT는 세상을 변화시킬 거대한 잠재력을 지닌 학교”라고 평했다. 또한 시스코 시스템스의 존 체임버스 회장은 “시스코 직원 중 IIT 출신이 1천 명에 이른다는 사실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br/><br/>『IIT 사람들』은 상당수의 국민들이 아직도 자기 이름조차 쓸 줄 모르는 인도라는 나라에서 세계 유수의 대학들과 견줄 만한 공과대학을 어떻게 설립할 수 있었는가를 탐구한다. 아울러 인도공과대학 출신들이 4,5년 동안의 캠퍼스 생활을 통해 어떻게 특별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었는가를 들여다본다. <br/> IIT-카라그푸르 전자공학과 출신인 저자 산디판 데브는 IIT가 왜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가를 인도와 미국에 있는 여러 동문들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하나하나 밝혀 나가고 있다. 인도의 과학 교육과 IIT의 전인 교육, IIT의 인도 내 위상과 IIT의 현 주소, IIT의 미래 등을 밀도 있게 추적한다. <br/><br/><br/>* 거대한 코끼리 인도를 움직이는 힘, IIT <br/><br/>이제껏 우리는 인도 하면 종교의 발상지, 요가의 나라, 극심한 가난과 결핍의 나라, 신분 제도가 엄격한 나라로 생각해 왔다. 이 인도가 근래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 삭스가 발표한 ‘브릭스 보고서(Dreaming with BRICs : The Path to 2050)’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4개 잠재 대국이 향후 30년 안에 세계 경제의 판도를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하며, 그중에서도 인도가 가장 주목된다고 밝혔다. 세계가 인도의 경제적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는 데에는 무엇보다도 인도가‘IT' 산업의 메카라는 사실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실리콘밸리를‘식민지’로 만들어 버릴 만큼 인도의 IT 산업이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주지하다시피‘IIT'의 역할이 크다. 다시 말해 IIT는 거대한 코끼리 인도를 움직이는 힘인 것이다.<br/>IIT는 테크노크라트(Technocrat: 기술 관료)였던 아르데시르 달랄 경의 작품이다. 인도가 독립을 향해 나아가던 무렵 총독의 내각에서 일을 하던 달랄 경은 자유 인도 구축을 위해서는 과학기술이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는 인도의 기술 발전을 위한 3대 전략을 제시했다. 첫째, 세계적인 엔지니어들을 양성한다. 둘째, 왕성한 연구 개발 인프라를 구축한다. 셋째, 유능한 학생들이 세계 최고의 대학원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장학 제도를 마련한다. IIT 설립은 그 첫 번째 전략의 일환이었다.<br/> IIT 설립 위원들은 MIT를 모델로 삼아 인도 현지의 사정에 맞게 운영 방식과 교육 프로그램을 고안해 냈다. 위원들은 과학 교육 중 무엇보다 현장 실습의 중요성을 역설했으며, 학생들로 하여금 땀 흘려 일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닫게 하고자 했다. 그리고 학생들이 ‘창의적으로 생각하도록 유도하는 학습 과정’에 바탕을 둔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목적을 두었다. 즉, ‘창의적인 과학자이자 공학자’, ‘인간적이고 시야가 넓은 전문 지도자’, ‘미래의 상황에서 독창성을 발휘할 개인’을 양성하고자 했다. 이러한 목표 아래 1953년, 카라그푸르에서 IIT 최초의 학교가 문을 열었다.<br/><br/><br/>* IIT는 공과대학이 아니라 교육대학이다<br/><br/>“IIT는 공학을 가르치기 위해 세워진 학교이지만 우리가 그곳에서 배운 것은 상당히 포괄적인 내용이었다. 미국에서 교양 학부에 다니는 학생들처럼 말이다. 칼테크처럼 그저 엔지니어가 되는 법을 배우고 엔지니어가 돼서 졸업하는 학교와는 다르다. 스스로 문제를 찾아내서 해결하도록 가르친다.”<br/> -아난트(IIT-마드라스 출신으로 하버드 경영대학원 부교수)<br/><br/>저자 산디판 데브가 『IIT 사람들』을 쓰는 과정에서 인도와 미국에서 만난 IIT 출신들은 자신들의 모교를 공과대학이 아니라 교육대학이라고 평한다. 매킨지의 라자트 굽타나 시티크룹의 빅터 메네제스 같은 사람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IIT에서 공학 이상의 것, 세상을 살아가는 일종의 지혜를 배웠기 때문이라는 것이 요지였다. 공과대학인 IIT가 수많은 경영자를 양성했으며, 공학자라기보다는 테크노크라트를 양성할 수 있었던 것은 IIT가 다른 공과대학과 다른 어떤 특징 때문이었을까?<br/> IIT에서는 단순히 학업 성적만 우수해서는 존경받는 인물이 될 수 없다. 수험생 20만 명 중 2천5백 명만이 합격(인도의 우수 학생들에게 있어 IIT는 MIT보다 들어가기 힘들다. 실제로 IIT에 떨어진 학생들이 미국 아이비리그의 명문 대학에 진학한다)한다는 IIT 입학시험인 JEE(Joint Entrance Examination)를 통과한 이들에게 있어 학과 수석은 별 의미가 없다. 과외 활동이나 리더십 같은 것이 훨씬 대단한 능력이다. IIT는 다른 어떤 대학보다도 과외 활동이 활발한 학교이다. 캠퍼스 대항전, 기숙사 대항전 등을 통해 연극, 음악, 스포츠 활동을 할 수 있으며, 학생회 활동 등을 통해 리더십을 시험해 볼 수 있다. 라자트 굽타는 자신의 모교를 리더십을 폭넓게 배울 수 있는 장소였다고 평했다. 자신이 세계적인 기업인 매킨지를 운영할 수 있었던 것은 IIT에서 공부 외에 리더십이나 우선순위를 정하는 방법, 협력적 경쟁 등 포괄적인 교육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IIT 출신 대부분이 강의실 안에서보다는 강의실 밖에서 더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한다. MBA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기업의 고위층에 오른 IIT 출신은 학창 시절 학생회 간부로 활동한 사람일 확률이 높다. 시끌벅적하게 치러지는 학생회 선거에서는 오로지 실력으로만 입후보해서 이런저런 공약을 내걸며 학생들을 설득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이 일종의 마케팅·동기 부여·리더십·경영 교육인 것이다. 선거에서 당선된 학생은 나중에 복잡한 회사 생활을 감당할 준비가 된 셈이다. <br/><br/><br/>* IIT 두뇌 유출<br/><br/> IIT 출신들이 세계 IT 산업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우수 기업의 경영을 도맡으며 IIT가 글로벌화 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인도 입장에서 보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IIT 설립 이후 얼마나 많은 동문들이 해외로 이주했는지 정확하게 말해 주는 통계 자료는 없지만, 한 추정에 의하면 미국에 거주하는 IIT 출신 수는 3만 5천 명이 넘는다고 한다. 이렇게 많은 수가 인도를 떠나 미국에 거주하는 것은 인도에 문제점이 있어서는 아닐까? 일각에서는 IIT의 ‘두뇌 유출’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br/> 좀 더 나은 교육을 받기 위해 미국 유학을 선택했던 IIT 출신들 대다수는 학위 수여 후 고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미국에 머무는 것을 결정했다. 저자가 미국에서 만난 IIT 출신들은 고국에 돌아가 고국을 위해 일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자신들의 역량을 펼칠 만한 여건이 국내에 마련되어 있지 않다며 귀국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만약 정부가 유학을 떠난 학생들과 꾸준히 연락을 취해 그들로 하여금 모국과 멀어진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해주고, 학업을 마칠 때쯤 해서 학생의 재능과 흥미에 맞는 안정된 일자리를 기업이나 대학, 그리고 연구소에 마련해 준다면 상당수의 IIT 유학생들이 돌아올 것이다. 이들이 돌아와 인도 산업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다면, 혹은 세계 IIT 동문들이 고국의 산업을 위해 투자하거나 고국으로 돌아와 사업을 시작한다면 세계 산업의 판도는 달라질 것이다. 동문 네트워크가 활성화되어 IIT 대가족이 가동된다면 인도는 세계 중심으로 우뚝 서게 될 것이다. 저자는 IIT인들이 인도 내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과 그들이 지금 고국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꼬집고 있다. <br/><br/><br/>『IIT 사람들』은 이외에도 IIT가 발전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점, 즉 IIT 교육 제도의 미래와 입시 제도의 문제 등을 지적하고 있다. ‘IIT’라는 브랜드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해졌지만 21세기로 들어서면서 갖가지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IIT의 에너지가 되었던 학생회 활동이나 여러 과외 활동들이 지금의 학생들에게 허락되지 않고 있으며, JEE의 치열한 경쟁률이 어린 학생들을 옭아 메어 여러 폐단을 낳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우리 대학이 연구 중심이 아닌 취업 위주의 교육으로 점점 치우쳐 가고, 매년 입시철만 되면 죽음을 선택하는 학생들이 나오는 우리의 교육 현실과 비슷하다. 그러나 IIT 동문들이 모교의 잘못된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대대적인 회의를 하고 경영진을 질타하며 여러 각도에서 모교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리고 저자는 이 책에서 학창 시절의 에피소드(축제 준비 과정이나 자신감을 불러 넣어 주었던 연극 공연 등)와 IIT에서만 만날 수 있는 여러 괴짜 천재들, 몇 명 안 되는 여학생을 차지하기 위해 무작정 기숙사로 쳐들어가던 남학생들의 이야기 등을 함께 소개하여 인도공과대학 학생들의 대학 생활을 엿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