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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는 우리 뇌와 일상을 어떻게 변화시켰을까

정수근 | 부키 | 2022년 05월 1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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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5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60쪽 | 404g | 140*210*20mm
ISBN13 9788960519244
ISBN10 8960519243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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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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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걸리면 정말 우리 뇌가 손상될까?
만약 내가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고 가정하자. 과연 우리 뇌가 손상될 가능성은 얼마일까? 코로나19 감염의 후유증으로 인한 인지 기능 저하를 보이는 사람의 비율은 연구마다 차이가 있다. 적게는 약 20%부터 많으면 약 80%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나타난다. 한 연구는 코로나19 환자의 약 34%가 기억력 감퇴를 호소했고, 약 55%는 피로 증상을 보였으며, 약 28%는 주의 집중에 어려움을 느꼈다고 보고했다.(중략)

2006년부터 영국인 50만 명의 건강 빅 데이터를 확보한 바이오뱅크(UK Biobank)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촬영한 4만 명 이상의 영국인 뇌 영상 데이터도 보유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사람들 중 코로나19에 걸린 400여 명의 뇌 영상을 다시 촬영하여 코로나19 감염 전과 후에 뇌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측정했다. 그랬더니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의 뇌는 여러 영역에 걸쳐 회백질(Gray Matter)의 두께가 얇아졌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회백질은 신경 세포의 기능을 유지하고 정보를 처리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세포체(Cell Body, Soma)가 주로 모여 있는 부위이다.
--- p.30~31

팬데믹이 우리의 정신 건강을 악화시킨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을 유난히 더 크게 받은 집단 중 하나가 바로 보건 의료업계 종사자들이다. 코로나와 최전방에서 싸우는 이들은 단순히 업무량이 급증한 게 아니라 바이러스 감염의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 연구에서는 2003년 사스(SARS)가 유행하던 당시 병원에서 일했던 사람들의 약 10%가 심한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을 보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게다가 사스 유행이 끝난 후 3년이 지나서도 병원 직원들은 여전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보일 가능성이 높았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시작된 곳으로 알려진 중국 우한 시가 위치한 후베이성의 의료진들의 정신 건강 상태를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에 바이러스의 진원지에서 일했던 의료진들은 심한 불안과 우울감, 불면증 증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 p.42~43

사회적으로 고립되면 왜 몸과 마음이 아플까?
독일의 노이마이어 III(Neumayer Station III) 남극 기지에 파견된 극지 탐험가들은 14개월 동안 외부와 고립된 채 지냈다. 남극에서의 생활이 끝난 후 이들의 뇌를 MRI로 촬영했더니 남극에 가기 전에 비해 기억력과 관련 있는 해마의 크기가 약 7% 정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해마만큼 눈에 띄는 차이는 아니지만 해마 근처 뇌 영역들의 크기도 일부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줄어든 것은 뇌의 크기만이 아니었다.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 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 역시 줄어든 것이다. 뇌유래신경영양인자는 그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뇌 신경계의 성장과 발달을 돕는 물질인데 학습과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 p.52~54

팬데노믹스, 경제 불황이 인지 기능을 저하시킨다
흔히 주머니가 가벼워지고 지갑이 얇아지면 자신감도 떨어진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은 자존감의 문제 이상으로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단순히 월세를 내지 못하거나 생필품을 못 사는 것을 넘어 인지 기능의 저하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이달 월세를 낼 수 있을지, 다음 달 대출 이자를 갚을 수 있을지 모를 정도로 재정이 흔들리게 되면 걱정도 쌓이기 마련이다.

게다가 돈 문제를 고민하는 것 역시 뇌의 자원을 소비하는 일이다. 우리 뇌는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정보의 양에 한계가 있다. 뇌가 쓸 수 있는 처리 용량이 별로 없다면 우리가 보고 듣고 생각하고 판단하는 인지 기능은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 경제적 어려움이 지속되면 우리는 중요한 정보에 집중하지 못하고 인지 기능이 저하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 p.58~59

팬데믹 기간에 태어난 아기들은 인지 기능이 떨어질까?
2011부터 2019년까지 태어난 아기들의 인지 기능 검사 점수는 대략 98~107점 사이였고 표준 편차는 15~19점이었다. 검사 점수가 평균 100점, 표준 편차는 15점으로 표준화되었기 때문에 2020년 이전에 태어난 아기들은 예상 범위 내의 검사 점수를 받았다. 그런데 2020년과 2021년에 태어난 아기들은 같은 검사에서 더 낮은 점수를 받았다. 2020년 출생아는 평균 86점, 2021년 출생아는 78.9점을 받은 것이다. 게다가 남아의 점수가 여아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중략)

흥미로운 사실은 2020년 직전에 태어난 아기들의 검사 점수는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아기들은 얼마 안 되는 생애의 대부분 동안 코로나19 팬데믹을 경험했는데도 말이다. 2020년 이후 태어난 아기들만 인지 기능 검사 점수가 낮은 것을 보면, 팬데믹 기간에 아직 엄마 배 속에 있었거나 태어난 직후였던 것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 p.86~87

왜 마스크를 쓰면 더 예쁘고 잘생겨 보일까?
깨끗한 피부, 좌우 대칭, 평균에 가까운 모습 등의 특징은 생물학적 건강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해석된다고 여겨진다. 그래서 마스크를 쓰면 얼굴의 비대칭성이나 매력적이지 않은 특징이 가려지기 때문에 외모가 더 나아 보이는 것이다. (중략)

마스크를 쓴 얼굴이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또 다른 이유는 뇌의 해석 때문이다. 얼굴의 일부가 가려지면 우리 뇌는 가려진 정보가 무엇인지 예측하려 든다. 아는 사람의 얼굴이라면 뇌는 기억하는 정보를 사용할 수 있지만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그럴 수가 없다. 가진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가려진 얼굴을 예측하기 위해 뇌는 입, 코, 얼굴형 등을 가정하고 이 정보를 바탕으로 전체 얼굴을 그리게 된다. 즉, 매력도가 낮은 얼굴의 일부 대신 매력도가 높은 평균적인 얼굴을 추정하여 전체 얼굴을 평가하는 것이다.
--- p.115~117

수월할 줄 알았던 자가 격리가 못 견디게 지루한 이유
인간은 지루함을 싫어한다. 그런데 과연 어느 정도로 싫어하는 걸까?(중략) 연구자들은 실험에 참가한 대학생들을 홀로 빈방에 들여보내고 아무 생각이나 하면서 시간을 보내도록 했다. 딱히 할 일은커녕 스마트폰도 없이 10여 분을 가만히 보내는 동안 학생들 대부분은 지루함과 부정적인 경험을 했다고 느꼈다. 하지만 이런 학생들에게 스스로 전기 충격을 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보았다. 물론 실험에 사용된 전기 충격은 심한 고통을 줄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전기 충격을 피하기 위해 돈을 낼 의사가 있다고 답할 정도는 되었다.

그런데 실험 참가자 중 절반 이상의 학생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자기 자신에게 전기 충격을 주는 쪽을 선택했다. 한 참가자는 15분 동안 무려 190번이나 스스로 전기 충격을 가하기도 했다. 이런 결과만 봐도 사람들은 홀로 생각에 잠겨 있는 것보다 외부 자극을 찾는 걸 더 좋아한다고 볼 수 있다.
--- p.138~139

사회적 거리 두기는 왜 2미터로 정했을까?
소변을 보기 위해 남자 화장실에 들어갔더니 먼저 소변을 보고 있는 사람 옆으로 5개의 빈 소변기가 보인다고 해 보자. 굳이 그 사람 바로 옆에 있는 소변기를 이용하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빈 좌석이 많은 지하철도 마찬가지다. 굳이 다른 사람 바로 옆에 찰싹 붙어서 앉을 이는 별로 없다.

이처럼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거리 두기를 하는 이유는 사람마다 안전함과 편안함을 느끼는 ‘개인적 공간’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 나의 개인적 공간 안으로 들어오면 위협을 느낀다. 물론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개인적 공간의 범위는 달라질 수 있다. 맞은편에서 낯선 이가 걸어오면 몇 미터 떨어져 있어도 불편할 수 있지만 나와 ‘썸’을 타는 사람이라면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어도 오히려 설레는 것처럼 말이다. 이처럼 상황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날 수 있지만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느끼는 개인적 공간의 범위는 0.5~1.2미터 내외다. 현재 권장되는 사회적 거리 두기의 2미터보다 약간 작은 범위인 것이다.
--- p.160

팬데믹 스트레스를 피하는 최고의 방법은 정신 승리?
세계 각국의 연구자들은 집 안에서 혼자서도 부정적 감정을 줄일 수 있는 간단한 방법들을 찾아보았다. 이 실험은 55개국 186개 연구실이 협력하여 2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우선 실험 참가자들은 뉴스에 등장한 코로나19 팬데믹 관련 사진을 보았다. 이 사진들은 의료진의 지친 모습이나 확진자가 병원으로 이송되는 모습처럼 부정적 감정을 유발하는 것들이었다. 이어서 연구자들은 참가자들에게 부정적 감정이 떠오를 때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을 훈련시켰다. 이 방법이란 꽤나 간단했는데, 한 참가자 집단에게는 부정적 감정이 생기면 현재 상황을 다르게 해석하도록 지시했다. 예를 들어 팬데믹이 끝없이 이어질까 봐 불안하고 우울하다면 백신 접종과 치료제 개발 덕분에 오래가지 않아 종식될 거라고 생각해 보는 식이었다.(중략)
참가자들은 연구자들의 지시대로 감정을 조절하면 팬데믹 관련 사진을 봐도 부정적인 감정을 덜 느낀다고 답했다. 부정적인 감정을 다른 식으로 해석하거나 어떻게든 긍정적인 면을 찾아서 그쪽으로 주의를 돌렸더니 실제로 기분이 더 나아진 것이다.
--- p.203~204

팬데믹을 가장 잘 견디는 사람은 공포 영화 마니아?
〈컨테이젼〉 같은 재난 영화, 핵전쟁이나 좀비 때문에 멸망한 세상을 그린 포스트 아포칼립스 영화, 공포 영화 등을 즐기는 사람들은 코로나19 팬데믹에 더 잘 적응하고 심리적 회복 탄력성(Psychological Resilience)도 더 높은 경향을 보였다. 공포 영화 마니아일수록 팬데믹 기간 동안 우울감이나 부정적인 정서를 덜 느낀 것이다.(중략)

영화 속 좀비들이 갑자기 튀어나오면 놀랍고 무섭지만 그 좀비가 실제로 나를 공격하지는 않는다. 공포 영화나 재난 영화를 보는 일은 실제로 위험한 상황에 닥쳤을 때 어떻게 행동하고 부정적인 감정은 어떻게 조절할지 간접 체험하고 머릿속으로 연습해 보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사람들이 좀비 창궐 사태나 신종 감염병의 대유행에 대비하려는 목적으로 영화관을 찾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긴장과 공포를 자발적으로 경험하려는 행위의 이면에 이런 이점이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 p.208~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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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코로나19와의 전쟁을 치르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고 여러 차례 백신을 맞고 있지만 감염으로 인한 사망과 백신 부작용에 대한 공포, 사회적 고립에 의한 우울감은 우리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또 코로나19에 걸렸다가 완치되었다면 몸은 회복되었을지라도 바이러스가 뇌와 마음에 남긴 상처는 아직 그대로 남아 영향을 미치고 있을지 모른다. 그래서 우리 뇌와 마음에 남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흔적들을 하나씩 살펴보고 최선의 솔루션을 고민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코로나19에 감염되었던 사람, 확진된 가족이나 지인을 둔 사람, 뇌와 마음 건강에 관심이 있는 사람 모두에게 중요한 정보와 통찰을 선사할 것이다.
- 전홍진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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