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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복하고 싶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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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복하고 싶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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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0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50쪽 | 230g | 152*215*20mm
ISBN13 9791192183268
ISBN10 1192183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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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5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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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을 긋는 일은 학교에서도 계속되었다. 난 그들과 달라서 더 열심히 공부했고, 그들과 다르기 때문에 더 괜찮은 아이여야 했다. 사고로 다리를 잃은 아이가 어떻게 무너져 가는지를 절대 보여 주고 싶지 않았다. 적어도 내가 침몰하는 배를 탄 건 아니라는 것 정도는 보여 주고 싶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렇게 작위적으로 보여 주는 삶이 필요했을까 싶지만 말이다. ---「금을 긋다」중에서

“지구……정복?” “아니요. 체험학습! ‘미확인 지적생명체 신체기능탐구’ 체험학습입니다. 참고로 우린 정복 뭐 이런 거 안 합니다. 이런 행성은 어디 쓸데도 없고요. 싹 다 없애 버리고 새로 하나 만들면 모를까, 정복 그거 정말 귀찮은 겁니다. 지적생명체는 살려 놔 봤자 손만 많이 가고……. 302호, 괜찮습니까? 얼굴색이 새하얘졌군요.” ---「402호에 이사 왔대」중에서

창문을 타고 넘어온 바람이 녀석의 엉덩이를 때렸다. 녀석의 눈가에 주름이 지고 귀가 펄럭거렸다. 미소! 그것은 보이는 것 이전에 마음으로 알 수 있었다. 나는 녀석의 미소가 나를 훑고 지나가는 것을 온몸으로 느꼈다. 처음 만났을 때도 녀석은 그런 미소를 지었다. 그날 새벽부터 나는 몸에 열이 오르고 사물이 겹쳐 보였다.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왔다. 그런데 으스름 녘에 녀석이 불쑥 찾아와서 미소를 지었다. ---「코끼리의 방식」중에서

당장이라도 거추장스러운 보청기를 떼어 내고 싶었다. 유치하게 놀리며 괴롭히는 나이는 지났으니 지금 당장 보청기를 꺼내도 놀림감이 되지는 않겠지만 모두들 나에게서 시선을 거두지 않을 것이다. 놀림을 당하지는 않아도 언제나 눈치를 봐야 했다.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두 눈을 열심히 굴려도 지금처럼 다른 사람은 아는데 나만 모르는 것들은 늘어나기만 했다. 언제나 나만 엉뚱한 곳에 너무 많은 힘을 쏟고 있는 기분이었다. ---「극복하고 싶지 않아」중에서

“으 억.” 이윽고 준미가 짧게 외치자 준미 동생이 책 한 권을 여자한테 주었다. 마치 책을 읽어 주는 게 여자의 당연한 일이라는 듯 행동했다. 여자 역시 책을 받아 들고 후루룩 넘기더니 읽을 페이지를 찾아냈다. 준미 동생이 여자한테 건네 준 책은 고1 사회과 교과서였다. 저녁 어스름이 깔리는 가운데 스탠드 아래 책을 들이밀고 있는 두 사람을 나는 바라보았다. 준미 동생은 숙제를 하고, 옆방 여자는 책을 읽는 그 장면이 내 인생에 있었다.
---「준미의 사람」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금을 긋다_박하령
교통사고로 장애인이 된 해인이는 삶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인데 “네 눈치 안 보고 나도 좀 살자!”는 누나의 공격에 살고 싶은 오기가 생겼다. 휠체어를 타고 학교생활을 하는데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오고, 기꺼이 자신을 돕겠다는 친하지 않았던 형우. 형우의 도움을 받는 해인이는 형우가 고마우면서도 점점 불편해진다. 어느새 장애를 빌미로 역차별을 하는 꼴이 되어 버린 해인이는 불편한 마음과 잘못 꿰어진 듯한 형우와의 관계를 정리하려고 한다.

402호에 이사 왔대_문이소
율희는 402호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 결국 항의하러 갔다가 ‘미확인 지적생명체 신체기능 탐구’ 체험학습을 위해서 지구에 왔다는 이상한 정체의 말을 믿고 만다. 사실은 (외)계인이가 건네는 금덩어리가 탐이 났다. 시급 3만원을 조건으로 휠체어를 탄 계인이를 데리고 홍대를 한번 갔다 온 율희는 힘이 다 빠져버렸다. 지구인 신체 착용감과 지구 사회 체험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계인이는 과연 뭐라고 쓸까?

극복하고 싶지 않아_황유미
지형이는 청각장애를 극복하고 무대에 서는 장면을 찍고 싶다는 예능 PD의 제안을 입시 때문에 거절하지 못했다. 가사만 써서 주다가 힙합 동아리 아이들과 호흡을 맞춰 공연을 준비해야 하는데 의사소통이 쉽지 않다. 아이들의 눈치를 보다가 매번 박자를 놓치고, 그 자리에 있기가 힘든 지형이는 동아리실을 도망쳐 나온다. 지형이는 동아리 아이들과 잘 화해하고 공연도 잘 마칠 수 있을까?

코끼리의 방식_김혜정
병원과 집에서만 생활하는 나의 즐거움은 이야기와 상상이다. 삶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직감할 즈음 코끼리 한 마리가 다가와 지금 하고 싶은 것들을 할 수 있게 도와주고, 꿈도 꾸지 못했던 것을 도전하도록 도와준다. 몸은 자유롭지 못해도 마음과 정신으로 자유로움을 누리며 건조한 삶을 환희의 삶으로 만드는 나와 코끼리. 나는 상상의 코끼리와 소통하며 죽음을 자연스럽게 맞이한다.

준미의 사람_박영란
사고로 식물인간이 되어 버린 준미와 준미를 책임지는 준미네 식구들. 옆집 여자는 책을 좋아하는 준미에게 참고서, 교과서, 소설 등을 읽어 주며 준미와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 준미의 소식이 외부에 알려지고 자원봉사자들이 찾아들면서 준미 엄마는 자존심이 짓밟힌다. 옆집 여자의 책 읽기도 거부하고 도망치듯 이사를 가 버린 준미네. 시간이 흐른 후, 나는 불쑥 준미와 옆집 여자를 떠올린다. 이사를 가는 준미가 마지막까지 꼭 껴안고 있었던 건 한 권이 책이 아니라 사람이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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