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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파람 부는 사람
중고도서

휘파람 부는 사람

: 모든 존재를 향한 높고 우아한 너그러움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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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1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172쪽 | 268g | 135*120*5mm
ISBN13 9788960902169
ISBN10 8960902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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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8-29 : 사람들에게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열정적이고 웅변적으로 이야기해도 그것이 해외 뉴스 정도에 그치지 않도록 잘 전할 수가 없는 소식이 있다. 사람들은 그걸 기꺼워하지도 공감하지도 않는다. 그건 개인적인 늙어감에 대한 이야기다. 단 하나뿐인 정점을 향해 올라가고 거기 도달하면 반대의 길로 접어드는 것. 그 길 역시 즐겁지만 이전의 길과는 확실히 다르다. 그건 내리막길이다. 아무도 거기서 예외가 될 수 없고, 무슨 말로도 그 경로를 바꿀 수 없다. 우리의 시간은 이미 꽤 지났고, 남아 있는 시간은 아주 활동적으로는 아니더라도 우아하고 세심하게 보내야 한다.
-28~29쪽 「집짓기」에서

P.30-31 : 그걸 휴식이라고 부르자. 나는 그 단풍나무 가지 하나에 앉는다. 나는 한가함을 누려도 괜찮다. 나는 만족스럽다. 내 집을 지었으니까.
-30~31쪽 「집짓기」에서

P.39 : 내가 느끼는 책임감이 바로 그런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유형의 재산을 물려받은 건 아니지만, 원하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생각과 사상이라는 무형의 재산을 물려받았다. 오래전 땅에 묻힌 작가들과 사상가들이 남긴 재산. 나는 그 지혜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그 지혜는 내게 사려 깊고 지적으로 살아야 할 책임을 요구하니까. 즐기고 질문하라고, 가장하거나 짓밟아선 안 된다고 주문하니까. 그렇게 위대한 인물들은(나의 위대한 인물들은 여러분의 위대한 인물들과 같지 않을 수도 있다) 내게 가르쳤다. 열정을 갖고 관찰하고, 인내심을 갖고 생각하고, 늘 기꺼운 마음으로 살라고.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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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올리버. 그녀의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도 잃어버린 영혼이 돌아오는 걸 느낀다. 잃어버린 줄도 모르고 밥을 먹고, 길을 걸어가고, 지하철에 오르던 무력 무감한 내게. 영혼 없이 어제와 오늘을 떠돌던 내게.
눈 결정체처럼 오묘하게 빛나는 그녀의 문장을 읽는 것은 은총이다. 그녀의 글이 무한의 눈 결정체들이 모이고 흩어지면서 은쟁반 같은 허공에 그리는 하모니이므로. 그 하모니가 절대자와 자연이 인간에게 슬쩍 귀띔해주는 지혜의 말씀과 닿아 있으므로. 너의 영혼을 믿으라는 속삭임이기도 한 새벽의 푸른 공기와 “늘 눈에 보이는 산이나 손톱을 믿듯 확고하게 영혼을 믿는다면 그 결과가 어떨지 상상해보라!”라는 그녀의 주문이 아니더라도.
그녀의 모든 존재를 향한, 이토록 높고 우아한 너그러움에 어떻게 하면 도달할 수 있을까. 경탄을 넘어, 여든이라는 그녀의 나이에 질투를 느낄 만큼 그녀의 사색과 언어는 아름답고 고결하다.
김숨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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