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라벤더 향기
중고도서

라벤더 향기

정가
7,500
중고판매가
280 (96% 할인)
상태?
사용 흔적 약간 있으나, 대체적으로 손상 없는 상품
YES포인트
배송안내
  • 배송비 : 3300원(선불) ?
  • 간웅에서 직접배송
  • 도서산간/제주지역의 경우 추가 배송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구매 시 참고사항
  • 중고샵 판매자가 직접 등록/판매하는 상품으로 판매자가 해당 상품과 내용에 모든 책임을 집니다.

  •  한정판매의 특성상 재고 상황에 따라 품절 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08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03쪽 | 148*210*30mm
ISBN13 9788982813061
ISBN10 8982813063

중고도서 소개

사용 흔적 약간 있으나, 대체적으로 손상 없는 상품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여자는 충동적으로 눈에 보이는 몇 개인지 모를 분무기들의 향을, 바닥이 난 용기들이 일제히 바람 새는 소리를 낼 때까지 뿌렸다. 라일락과 장미와 라벤더 향을 머금은 작은 입자들이 여자의 얼굴에, 어깨에 천천히 내려앉아 스며들었다. 여자는 가만히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여자의 잠옷 자락에 쓸려 그네가 흔들리고, 새가 어여쁜 소리로 울었다. 여자는 벤자민 잎을 마른 손으로 훑어 내렸다. 사라지지 않는 플라스틱 물방울이 여자의 손바닥에 달라붙었다. 미지근한 물방울을 움켜쥐고 여자는 아침이 올 때까지 움직이지 않았다.

흰 레이스 잠옷을 입은 여자의 눈꺼풀 위에 깨끗한 햇살이 내려앉아도 여자는 눈을 뜨지 않았다. 유리 안쪽에 날아가지 못한 향기가 이슬처럼 맺혀 있었다. 이내가 낀 듯 부연 공기 속, 루픈 나무 사이에서 여자는 죽은 듯이 깊은 잠이 들었다. 여자를 잠재운 것은 엄청난 양의 다양한 향기, 이제는 악취로, 숨을 쉬기 어려운, 부글부글 무언가를 끓일 수조차 있을 듯한 가스로 변해버린 그 냄새였을 것이라고, 이 여자를 발견한 남편은 말했다.
--- p.32---pp.5-20
나는 그를 보내고 싶지 않았다. 어리석은 일이라는 것을 나도 모르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나는 기다렸다. 그녀가 그를 다시 버리기를. 그저 스쳐가는 바람처럼 그의 곁을 지나가고 그가 다시 기진해 돌아오기를.
--- p.52
꽃은 아름다웠지만 꽃을 파는 일은 그렇지 않았다. 막 받아와 우아한 향기를 뿜는 꽃일수록 질 때의 냄새는 고약했다. 물이끼 낀 양동이 안에서 군내를 풍기며 썩는 꽃의 밑동을 씻어낼 때마다 내 속에서 구역질이 올라왔다. 보이지 않게 썩어들어가는 것. 삶은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던 그때, 나는 스물한 살이었다. 손님이 뜸한 날이면 나는 '자기 앞의 생' '섬' '예언자' 같은 책들을 읽으며 지냈다. 죽은 할머니의 얼굴 가득 향수를 뿌리고 또 뿌리는 모모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는 조금 울었던가.
--- p. 41
그쪽은 길이 없어요, 여보, 막혔다구요, 나무들 사이로 막 모습이 사라지는 남편을 향해 나는 소리를 질렀다. 부대 앞, 길 없음.비스듬히 박힌 나무 팻말을 남편은 보지 못한 모양이었다.흰 페인트가 벗겨진 나무 팻말이 가리키는 방향이 애매하긴 했다. 실은 우리가 지나온 것도 길이라 부르긴 어려웠으므로 다시 돌아갈 길도 막막하긴 마찬가지였다.
--- p.39
그 여자가 돌아왔어. 남편은 묻지도 않았는데 그렇게 말했다. 남편이 내게 한 말은 그것이 전부였다. 그 밤 그도 나도 잠을 이루지 못했다. 여자가 돌아왔다. 그로써 아무런 설명이 없는 날들이 이어졌다. 그의 귀가가 늦어지기 시작했다. 취해 흔들리는 발걸음 같은 날들이 흘러가는 동안에도 나는 남편에게 이제 어쩔 생각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묻지 않아도 나는 알았다. 그가 떠나려 한다는 것. 떠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그러나 결코 먼저 그 말을 꺼내지는 못하리라는 것을....... 문제는 나였다. 나는 그를 보내고 싶지 않았다. 어리석은 일이라는 것을 나도 모르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나는 기다렸다. 그녀가 그를 다시 버리기를. 그저 스쳐가는 바람처럼 그의 곁을 지나가고 그가 다시 기진해 돌아오기를.

그는 돌아오지 않았다. 통장을 헐어 시누에게 건네던 날 그는 내게 말했다.
정말이지 미안해. 당신은 나와 결혼하지 말았어야 했어.
--- p.52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은 서늘함, 낯선 사람이 집을 잘못 찾아온 일로 한바탕 치정 사건에 휘말리게 될 것 같은 에로틱하고도 불길하기 이를 데 없는 환상, 뺑소니 운전자의 불면과 이어 곧 예리한 보복이 시작될 것 같은 적막감, 토씨 하나만 놓쳐도 이야기 줄기를 놓쳐버릴 것 같은 조바심..... 이런 느낌들에 빠진다는 것을 뜻한다.

숙명적이다시피한 오래된 내면 상처와 극단적으로 단절된 세속 일상이 뒤섞인 이 작가만의 인물들의 비극적인 행로가 만만찮은 읽을거리를 제공하게 한다는 점도 미덕이지고 하거니와, 그것이 치밀한 묘사와 극적 긴장과 어우러져 상당한 수준의 서사미학을 얻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에 값하는 소설이라 할 수 있다.

박덕규(소설가)
서하진의 소설에는 고전적인 품격이 있다. 그의 소설은 특유의 단문이 자아내는 서정적인 문체와, 간결하고 절도 있는 설명 속에 성취되는 속도감 있는 짜임새와, 사건과 스토리를 포용하는 시적 분위기를 통해 고전적인 품격을 획득하고 있다.

그래서 그의 소설은 이 땅의 족보를 쉽게 짐작할 수 없는, 신세대 작가들의 작품과는 뚜렷하게 다르다. 서하진의 이번 소설집은 이같은 특징을 바탕으로 삼사십대로 보이는 여자들, 중년의 나이에 도달한 여자들의 삶을 우리에게 그려 보이고 있다.

그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서 안타까운 기억과 상처, 혹은 주변에 어울릴 수 없는 어떤 외로움을 안고 살아가는 여자들의 모습을 그려 보이고 있다. 그래서일까 이들이 그러한 상처와 외로움에 대항해서 저지르는 가슴 아픈 작은 반란들은 그 하나하나가 적어도 소설 속에서는 도덕적 차원의 판단을 벗어나 글썽이는 눈물로 우리의 공감을 호소하고 있다.
홍정선(문학평론가, 인하대 교수)

상품정보안내

  •  주문 전 중고상품의 정확한 상태 및 재고 문의는 PC웹의 [판매자에게 문의하기]를 통해 문의해 주세요.
  •  주문완료 후 중고상품의 취소 및 반품은 판매자와 별도 협의 후 진행 가능합니다. 마이페이지 > 주문내역 > 주문상세 > 판매자 정보보기 > 연락처로 문의해 주세요.

부적합 상품 신고하기 신고하기

  •  구매에 부적합한 상품은 신고해주세요.
  •  구매하신 상품의 상태, 배송, 취소 및 반품 문의는 PC웹의 판매자 묻고 답하기를 이용해주세요.
  •  상품정보 부정확(카테고리 오등록/상품오등록/상품정보 오등록/기타 허위등록) 부적합 상품(청소년 유해물품/기타 법규위반 상품)
  •  전자상거래에 어긋나는 판매사례: 직거래 유도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판매자 배송
  •  배송비 : 3,300원 (도서산간 : 4,000원 제주지역 : 3,000원 추가 배송비 발생)
배송 안내
  •  판매자가 직접 배송하는 상품입니다.
  •  판매자 사정에 의하여 출고예상일이 변경되거나 품절이 발생될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28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