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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지 존스 앤 더 식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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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지 존스 앤 더 식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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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6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548쪽 | 588g | 137*207*35mm
ISBN13 9791130642970
ISBN10 1130642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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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지 존스’라는 이름이 하나의 전설이 되기 전부터, 그녀는 전설의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었어요. 먼저, LA의 부잣집 출신 백인이라는 점이 그랬죠. 게다가 진짜 예뻤어요. 어릴 때부터 매력이 넘쳐흘렀죠. 데이지의 커다랗고 파란─짙은 코발트색이라고 해야겠네요─눈동자는 숨이 턱 막힐 정도로 강렬했어요. 데이지에 관한 일화 중에서 내가 특히 좋아하는 게 1980년대에 한 콘택트렌즈 회사에서 실제로 ‘데이지 블루’라는 이름의 컬러렌즈를 출시했다는 거예요. 또 데이지의 머리는 구릿빛 도는 빨간색이었는데 숱도 많고 곱슬곱슬해서…… 상반신을 다 가릴 정도였어요. 광대뼈는 도톰하게 부어오른 것처럼 보였는데, 그렇게밖에 표현할 수 없네요. 그리고 목소리도 어찌나 근사했는지. 제대로 훈련한 적도 교습을 받은 적도 없는데도요. 세상 모든 돈을 다 가진 집에서 태어났으니 원하는 건─예술가든 약물이든 클럽이든─다 가질 수 있었어요. 물 쓰듯 써도 바닥날 일이 없었죠.
--- pp.13~14

데이지: 섹스와 사랑에 눈뜨면서 된통 혼났어요. 남자는 원하면 다 뺏고선 전혀 미안해하지 않는다는 것, 어떤 남자는 여자의 딱 한 조각만 원한다는 걸 알게 됐죠.
--- p.18

캐런: 내 고향, 필라델피아에서 한 예약업자가 전화를 했는데, 더 윈터스가 그곳 페스티벌에서 발을 빼게 됐다면서 우리더러 대신 설 생각이 있느냐고 했어요. 내가 말했어요. “당장 갈게요. 하지만 우린 더 이상 ‘던 브라더스’가 아니거든요.”
그 사람이 “그래요? 그럼 전단지에 어떤 이름으로 올릴까요?”라고 물었죠.
거기에 내가 답했어요. “아직 정하진 않았는데 제가 우리 여섯 명(the six of us) 다 데려갈게요.”
그 순간, ‘더 식스’라는 말이 입에 착 붙더라고요.

워런: ‘더 식스’가 멋진 건 ‘더 섹스(The Sex)’와 비슷하게 들린다는 것도 있어요. 하지만 멤버끼리 그런 이야기는 한 번도 안 했던 것 같아요. 굳이 콕 집어 말 안 해도 다 알 정도로 빤하잖아요?

캐런: ‘더 식스’가 다르게 들린다는 생각이 든 적은 단 한 번도 없는데요?

빌리: 더 섹스? 그런 것하곤 전혀 상관없는데?

그레이엄: 섹스로 들리죠. 그게 핵심이고.
--- p.52

데이지: 어린 내게 그 경험은 큰 교훈이 되었어요. 공짜로 얻는 것과 노력해 얻는 것. 난 공짜로 얻는 것에 너무 익숙한 나머지 노력해 얻는 것이 영혼을 살찌우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 알지 못했어요.

테디 프라이스에게 고마운 점이 하나 있다면─솔직히 말해서, 그에게 고마운 게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하나만 고른다면─노력해서 얻을 기회를 줬다는 거예요. 그래서 그렇게 했죠. 스튜디오에 갔고, 술과 약을 줄이고 멀쩡한 정신으로 버티려 노력했고 그들이 주는 노래를 불렀어요. 하지만 그들이 바라는 창법대로 부르진 않았어요. 살짝 도발하는 느낌을 냈어요. 그리고 지금도 확신하지만 내가 조금이라도 내 스타일을 지키려고 했기 때문에 앨범이 더 좋아졌다고 생각해요. 물론 가급적 그들의 지시를 따르면서. 이를테면 밀당을 한 거예요.
--- p.128

캐런: 남자들이 지배하는 세상이니까. 온 세상이 남자들 세상이지만 음반 업계는…… 유독 여자에게 험해요. 손 하나 까딱하는 것도 남자들 허락을 받아야 했으니까. 여자가 버티려면 두 가지 길만 있는 것 같았어요. 하나는 남자처럼 행동하는 것, 내가 발견한 길이죠. 다른 하나는 철부지 소녀가 되어 꼬리 치고 속눈썹을 바르르 떠는 거였죠. 남자들 좋아죽으라고. 하지만 데이지는 처음부터 그 두 길 모두 거부했어요. 그 친구의 길은 ‘날 받아들여, 아님 날 건드리지 마’였어요.

데이지: 내가 유명하건 말건 신경 안 썼어요. 다른 사람 앨범의 노래를 하건 말건 신경 안 썼어요. 내가 신경 쓴 건 재미있고 참신하고 근사한 것을 만들어내는 거였어요.
--- p.149

빌리: 그때 난, 깨끗한 몸에 완전히 말짱한 정신으로 관객 앞에 선 채로 그들의 열기를 느끼면서 「허니콤」이 10위권을 향해 가고 있음을 떠올렸어요. 그들 모두 내 손안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그들 모두 기꺼이 우리의 팬이 되었음을 알 수 있었어요. 그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굳이 애쓸 필요가 없었어요. 무대에 서서…… 우리가 이미 그들을 사로잡았음을 알았어요. 관객들이 소리 지르고 발을 굴러대는 통에 내 마이크까지 진동하는 게 느껴졌어요. 그 순간 생각했죠. 미치겠다, 우리 록스타네?!
--- p.166

데이지: 빌리가 완고할 정도로 재차 나를 밀어내는 이유를 알 수 없었어요.

빌리: 누군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내게 에너지를 줄 때, 누군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내 속을 들쑤실 때─데이지가 내게 그랬는데─그 에너지를 욕구로도 사랑으로도 미움으로도 바꿀 수 있어요. 난 데이지를 미워할 때 제일 마음이 편했어요. 미워하는 것만이 내가 택할 수 있는 감정이었어요.
--- p.204

데이지: 당시 나는 자부심이 하늘을 찌를 기세였지만 자존감은 바닥을 쳤어요. 내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내 목소리가 얼마나 좋은지, 내가 어느 잡지 표지에 나왔는지,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어요. 이렇게 말해보죠. 1970년대 말에는 커서 나처럼 되는 게 소원인 10대 여자가 정말 많았어요. 난 그 사실을 예리하게 의식하고 있었죠. 하지만 사람들이 내가 모든 걸 가졌다고 생각한 근거는 딱 하나, 내가 눈에 보이는 모든 걸 가졌기 때문이에요.
보이지 않는 것 중에 내가 가진 건 하나도 없었는데.
--- p.316

빌리: 그 무대에 서 있는 동안에만도 정말 많은 일이 있었어요. 난 내가 나설 타이밍과 노랫말을 계산하면서 어디를 봐야 할지 카메라는 어디 있는지도 신경 써야 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뭐라고 해야 하지…… 갑자기 데이지가 내 옆에 있었고, 난 모든 것을 잊어버린 채 다만 그녀를 쳐다보면서 우리가 함께 만든 노래를 부르고 있었어요.

데이지: 노래가 끝났을 때 난 비로소 노래에서 벗어났고 빌리와 함께 관객을 바라보았어요. 다음 순간 빌리가 내 손을 잡았고 우린 같이 인사를 했죠. 내 몸이 그와 닿은 건 정말 너무도 오랜만이었어요. 얼마나 강렬했는지 그가 손을 놓은 뒤에도 손이 계속 저릿저릿했어요.

그레이엄: 데이지와 빌리의 사이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어떤 경지가 존재했어요. 그 경지가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그러니까 둘이 완벽한 하나가 되었을 때…… 우리의 음악도 완성되었어요. 둘이 별의별 진상 짓을 해도 그런 순간들이 있어서 둘의 재능에 기대게 된 거예요.
--- p.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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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있는 장애물을 전부 박살 내며 전설을 만들어가는 이야기라서일까. 록의 전성기, 1970년대로 있는 힘껏 달려가며 한계를 부수는 느낌에 빠져들었다. 데이지 존스 앤 더 식스의 음반을 들으며 읽는데 나도 모르게 웃고 있었다. 약에 취해 어찔하고 음악에 취해 짜릿한, 이 이야기에 빠져들지 않을 도리가 없다.
- 이다혜 (《씨네21》 기자)
데이지와 밴드의 매력에 푹 빠져 하루 만에 정신없이 다 읽어버렸다. 이 책이 안내해 준 1970년대의 마법 같은 록의 세계를 결코 잊을 수 없을 것이다.
- 리즈 위더스푼 (배우, 영화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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