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아이가 다른 사람과 연결되고자 하는 욕구를 좌절당하거나 단절된다면 힘의 투쟁이 시작됩니다. 가정과 학교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정서적 지원을 받지 못한다고 느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들은 부모를 또 투쟁에 참여시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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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너의 말을 잘 경청한다는 사실을 알려 주기 위해 ‘재진술의 방법’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엄마의 ‘재진술’은 아이에게 아무런 판단 없이 자신의 말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거울이나 ‘반향판’의 역할을 합니다. 아이 혼자 문제를 마주하지 않게 도와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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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길게 이야기를 하더라도 재진술에서는 짧고 간결하게 말을 해 줍니다. 예를 들어, 만약 아이가 공부를 방해하는 몇 가지 요인에 대해 여러 범위에 걸쳐서 이야기한다면, 엄마는 “그래서 최근에 공부를 할 수 없었구나” 또는 “최근에 공부하기가 힘들었구나”라고 재진술해 줍니다.
재진술을 하는 몇 가지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너는 지금 ‘~라고’ 말하고 있구나.”
“‘~인지 아닌지’ 궁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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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적인 행동은 많은 단서가 됩니다. 아이와 대화를 나눌 때도 비언어에 주목하고 경청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의 정서적 자각을 돕고 심리적으로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지요.
이를테면, 아이가 학교에서 겪은 부끄러운 일화를 이야기할 때 말로는 아무렇지 않았다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무섭지만 하나도 안 무섭다고 말할 때도 있지요. 자신의 마음을 숨길 때조차 얼굴은 붉어진다든지, 손이 떨린다든지 아이의 몸은 불안정한 마음의 신호를 보낼 수 있어요. 말은 의지로 조작할 수 있어도, 몸은 내 의지와 무관하게 움직일 때가 많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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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패배자야.”
“부모님한테 인정받기는 다 틀려먹었어.”
이러한 자동적 사고가 떠오르면 무기력, 의기소침, 우울, 불안 등의 불편한 감정들이 동시에 듭니다. 이는 또다시 회피 전략의 사용, 소극적 행동으로 귀결되죠. 이러한 부정적 접근은 부정적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부모가 어떻게 이를 긍정의 회로로 전환하도록 도울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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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는 건강한 아동들에게서 나타나는 훔치기, 거짓말하기, 파괴하기 등의 행동들이 죄책감을 의미 있게 만들기 위한 무의식적 시도라고 보았습니다. 이와 같은 행동들이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그렇게 행동함으로써 정신적 안도감을 얻는다고 보았지요. 죄책감의 근원에 도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제한된 범죄를 궁리함으로써 설명할 수 없는 자신의 죄책감으로부터 안도감을 얻는다는 말입니다. 즉, 프로이트는 반사회적 행동을 무의식적 의도와 결과로 보았고, 어린이 돌봄의 실패에 따른 증상으로 이해했습니다.
금지된 것에 대한 불안한 심리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그를 어김으로써 어떤 심리적 편안함과 해방감을 맛보기 위해서 아이들이 물건을 훔친다는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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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사이 부모, 부모 사이 아이처럼 삼각관계를 만들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지양해야 합니다. 아이에게서 한쪽 부모를 빼지 않고, 부모에게서도 한쪽 아이가 소외되지 않도록 말이에요. 중재해 달라고 양쪽 모두에서 요청이 오지 않을 때는 저 문제를 아이들이 어떻게 해결하는지 한번 지켜보세요. 아이들에게도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다고 믿으면서요.
한 아이가 다른 아이의 행동을 고자질할 때는 억울한 마음, 상처 난 마음을 공감하고 안아 주길 바랍니다. 마치 엄마가 전문 상담사가 된 듯이요. 상담실에는 상담을 받으러 온 내담자만 있을 뿐, 그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은 없거든요. 내담자가 치유되도록 공감하는 상담사처럼 아이가 치유될 수 있게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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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말의 내용보다는 태도나 분위기, 어투 등 비언어적인 언어를 더 중시합니다. 이를 ‘메라비언의 법칙’으로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만나 이야기할 때 그 사람이 말한 내용은 7퍼센트 정도만을 기억하고, 시각적 이미지는 55퍼센트, 청각적 이미지는 38퍼센트 정도 기억한다는 법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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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우리가 아이들을 혼낼 때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이 불현듯 삐딱한 태도와 불손한 태도를 지적하게 되지요. 아이들 입장에서도 엄마나 아빠가 하는 말의 내용보다 목소리, 모습, 얼굴 등의 시청각적 모습이 더 강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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