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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16가지 꽃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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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16가지 꽃 이야기

: 계절마다 피는 평범한 꽃들로 엮어낸 찬란한 인간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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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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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1년 04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52쪽 | 518g | 151*225*21mm
ISBN13 9791166814181
ISBN10 1166814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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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꽃 모으기


1 데이지
2 수선화
3 백합
4 카네이션

여름
5 장미
6 연꽃
7 목화
8 해바라기

가을
9 사프란
10 국화
11 메리골드
12 양귀비

겨울
13 제비꽃
14 제라늄
15 스노드롭
16 아몬드

감사의 글
참고문헌
이미지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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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식물의 관계에 관한 책을 쓰다 보면 축하 카드, 휘장, 속담, 램프, 노래, 사진, 의학, 영화, 정치, 종교와 음식에 관해 두루 이야기하게 된다. 꽃에 담긴 수많은 의미를 탐구하면서 문제를 제기
한 회화와 연극, 시와 소설에 관해서도 할 이야기가 있다. 그래서 책을 꽃에 비유하기도 하고, 꽃을 책에 비유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일찍이 책을 ‘울타리를 두른 정원’에 비유했다. 각기 다른 내용을 모아 편집한 책은 다양한 꽃을 합친 화환이나 꽃다발로 비유했다. 선집選集, anthology이라는 단어는 원래 꽃antho을 모은다legein는 의미였고, 특별히 내용을 세심하게 골랐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 p.15, 「꽃 모으기」 중에서

“그 남자가 카네이션을 가지고 왔어. 그때부터 끔찍한 데이트가 될 줄 알았어”라고 샬럿은 인생 최악의 데이트에 관해 말한다. 2003년 맨해튼, 더 정확하게는 미국 드라마 〈섹스 앤드 더 시티〉에 나오는 장면이다. 샬럿이 왜 카네이션을 하찮게 여기는지 우리는 이해할 수 있다. 싸고, 오래가고, 슈퍼마켓에서 쉽게 살 수 있다는 점에서는 카네이션이 좋지만(영국에서 판매되는 꽃의 60%가 카네이션이다), 정성을 많이 들인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 “집으로 초대받았을 때 카네이션 꽃다발을 선물해도 좋을까요? 절대 아니죠!”라고 패션 잡지 『보그』의 편집자 수지 멘케스는 말했다.
--- p.82, 「카네이션」 중에서

장미의 세속적인 의미와 영적인 의미가 뒤섞일 때도 많다. 예를 들어, 페르시아와 오스만 제국의 나이팅게일과 장미 이야기 혹은 베아트리체와 신을 함께 찾는 단테의 서사시가 그렇다. 이슬람교에서는 예언자 마호메트가 장미를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기도 한다. 이슬람교 신비주의자인 수피교도 시인 루미는 장미의 향기로운 땀이 땅에 떨어져 향수가 되었다고 했다. 그 신비한 장미 이야기는 훗날 동쪽으로 인도까지, 서쪽으로 유럽까지 퍼졌다. 가령,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장미의 예지력과 사랑에 관해 끊임없이 시를 썼고, 윌리엄 개스는 장미가 릴케의 삶을 덩굴처럼 휘감아 올라간다고 묘사한다. 그러니 릴케가 아내 클라라 베스트호프에게 구애하면서 장미를 활용한 것은 당연했다. 그는 또 장미를 이용해 클라라를 새로운 방식으로 애무했다. 클라라의 감은 눈 위에 장미를 올려놓고 그 꽃이 체온으로 따뜻해질 때까지 기다렸다. 조금 신비하면서도 상당히 유혹적인 행동이다.
--- p.112, 「장미」 중에서

미국에서 남북전쟁이 벌어지자 남부의 농장주들은 목화 때문에 이득을 얻었던 영국이 남군을 지원해주리라 기대했지만, 영국은 중립을 선언했다. 북쪽은 말할 것도 없이 목화 부족으로 큰 어려움을 겪으리라 예상했지만, 면직물 공장의 노동자뿐 아니라 많은 소유주도 북군을 지지했고, 1862년에는 맨체스터 시민들이 링컨에게 노예제도의 오점을 뿌리 뽑으라고 촉구하는 편지를 쓰기까지 했다.
많은 사람이 기대했던(두려워했던) 것보다 전쟁의 종식과 노예 해방이 목화 산업에 끼친 영향은 크지 않았다. 북부 사업가들은 남부의 ‘목화꽃이 피는 골짜기’와 북부의 ‘눈 덮인 언덕’을 다시 연결하고 싶어서 대규모 목화 생산을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자금을 댔다. 해방된 노예들에게 ‘40에이커(0.16제곱킬로미터, 약 4만 9천 평)의 땅과 노새’를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이상주의는 곧 사그라졌다. 많은 노예가 이전 농장의 소작인이 된 것이다. 그들은 땅을 빌려서 목화(먹을 수 있는 농작물이 아니라)를 재배하고, 수확량의 절반을 넘겨야 했다.
엄밀히 따지면 노예제도는 사라졌지만, 리처드 라이트와 랭스턴 휴스 같은 작가들이 지적했듯이 남부의 아프리카계 미국인은 여전히 ‘목화로 둘러싸인 세계’에 갇혀 있었다. 그들은 여전히 다른 사람의 이익을 위해 삶을 쟁기질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가난한 백인들도 합류했다.
--- p.151~152, 「목화」 중에서

반 고흐처럼 긴즈버그도 해바라기가 가장 환한 모습으로 그저 한순간의 기쁨만 보여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해바라기는 꽃이 시들면서 맺힌 수많은 씨앗 안에 빛나는 미래에 대한 약속을 간직하고 있다. 여기에 아이들이 꽃을 그릴 때 대부분 해바라기처럼 그린다는 사실이 더해지면서 해바라기는 어린 시절과 희망의 상징이 되었다(데이지 부분 참조). 20세기 후반에는 아이가 그린 것 같은 해바라기로 어린이의 행복을 떠올리게 하는 정치 포스터가 많았고,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녹색당의 환경보호 운동이나 반전 운동에서도 해바라기를 상징으로 받아들였다. (…)
체르노빌에서는 해바라기들을 스티로폼에 심어 원자로에서 1킬로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은 작은 연못에 띄웠고, 그 해바라기들은 열흘 안에 오염물질의 95퍼센트를 제거했다. 하지만 땅의 오염물질 제거에는 여러 이유로 별로 성공하지 못했다. 방사능을 완전히 없애지는 못했지만, 한 장소에 모아둘 수 있는 식물로 처리하니 관리가 훨씬 쉬웠다.
2011년 일본에서 지진과 쓰나미로 후쿠시마 다이치 원자력 발전소가 피해를 당하자 다시 해바라기를 활용하기로 했다. 3월에 지진이 일어났고, 4월까지 정부 기관, 지역사회 단체, 지역 농부 들이 협
력해서 해바라기 씨를 심었다. 어림잡아 800만 개의 씨앗이었다. 상징적인 정화작용은 효과가 좋았다. 해바라기를 보려고 관광객들이 찾아왔고, 식물 정화작용도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
--- p.163~165, 「해바라기」 중에서

사프란 1킬로그램을 만들려면 20만 송이의 꽃과 400시간 이상의 노동이 필요하다. 사프란이 그램당 가장 비싼 농산물이자 도둑들이 노리는 물건이 된 게 이 때문이다. 사프란은 가장 귀한 부분만 아니
라 별로 필요하지 않은 부분까지 법의 규제를 받았다. 사프란을 만들면서 암술머리를 떼어내고 남은 크로커스는 쓰레기로 여겨 함부로 버렸다. 1574년, 영국의 소도시 사프란 월든의 슬레이드 강이 보라색 꽃잎 때문에 막혔고, 앞으로 함부로 버리면 이틀 동안 족쇄를 채우겠다는 포고령이 내려졌다. (…)
하지만 사프란은 다른 목적으로도 사용되었다. 일상에서 부를 과시하는 방법이기도 했다(사프란 500그램이 말 한 필 가격과 맞먹었다). 셰익스피어의 『겨울 이야기』에서 광대는 “워든 파이(배 파이)에 색깔을 내려면 사프란이 필요해”라고 주장한다. 광대만 그런 게 아니었다. 이 당시 유럽 여기저기에서 펴낸 요리책에는 사프란으로 노랗게 색을 내거나 음식 위에 사프란을 뿌리는 방법, 페이스트리를 굽기 전 계란물을 바를 때 사프란을 섞어 풍미를 더하는 방법 등이 기록되어 있다. 리처드 2세를 위해 일하던 수석 요리사들의 최상급 요리법 196가지를 모은 영국 최초의 요리책 『요리법The Forme of Curye』(1390)에서도 사프란은 음식의 주재료였다. 행사 규모가 크고 화려할수록 사프란을 많이 사용했지만, 간단한 요리에도 사프란을 넣었다. 예를 들어, 쌀을 그냥 죽처럼 끓인 다음 소금과 아몬드밀크를 넣고 마지막으로 색깔을 내기 위해 사프란을 조금 넣는 요리도 있었다. (…)
오늘날 인도에서도 사프란의 의미 중 가장 중요한 게 민족주의다. ‘사프란하다saffronisation’라는 신조어는 원래 힌두교라는 좁은 관점으로 역사 교과서를 다시 쓰는 관행을 지칭하는 말이었지만, 요즘은 인도 사회의 모든 면을 사프란 색채로 물들이려는 민족주의적인 시도를 가리키는 말로 좀 더 넓게 사용한다. 사프란은 힌두교, 특히 불의 여신인 아그니에 대한 숭배와 오랫동안 관련이 깊었다. (사프란) 불로 정화하면 (사프란) 태양이 떠올라 어두움을 쫓아내고 깨달음을 가져다준다고 믿었다. 사심을 버리고 깨끗한 마음을 가지려고 애쓰는 금욕주의자들도 오래전부터 사프란으로 물들인 옷을 입었다.
--- p.187~197, 「사프란」 중에서

1967년 10월 21일, 사진기자 마르크 리부는 미국의 베트남 전쟁 개입에 항의하려고 미국 국방부 건물을 향해 행진하는 시위를 취재하러 갔다. 리부는 모여드는 시위대로부터 국방부 건물을 방어하려고 나란히 대치한 방위군 병사들이 너무 젊어서 놀랐다. 그는 “미친 듯이 사진을 찍어댔죠”라고 회고했다. 디지털 사진이 나오기 전이라 결국 필름은 떨어져 가고 있었다. 그리고 흔히 있는 일이지만, “맨 마지막에 촬영한 사진이 최고였어요. 내 카메라의 파인더 안에 미국 젊음의 상징이 잡혔어요. 줄지어 있는 총검 앞에서 꽃을 들고 있는 모습이었죠”라고 리부는 말했다.
17세의 얀 로즈 카스미르는 국화를 들고 있었다. “나는 왔다 갔다 하면서 시위에 합류하라고 병사들에게 손짓하고 있었어요. 그들 중 아무도 나와 눈을 맞추지 않았죠. 하지만 그들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았다고 그 사진기자는 훗날 이야기했어요. 그들은 우리에게 총을 쏘라는 명령이라도 내릴까 봐 두려워했다고 생각해요. 내 얼굴을 보면 굉장히 슬픈 표정이에요. 그 병사들이 얼마나 어린지 깨달았을 때였거든요”라고 카스미르는 회고했다.
--- p.199~200, 「국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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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이야기꾼, 연결자, 은유와 상징…
평범한 꽃들로 엮어낸 평범하지 않은 세계사


꽃은 이야기꾼(storyteller)이다. 탄생과 죽음, 축하와 슬픔, 감사함과 미안함 등 인간의 거의 모든 중요한 순간마다 우리는 ‘꽃의 힘’을 빌린다. 우리가 꽃을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는 사랑, 죽음, 계층, 패션, 날씨, 예술, 질병, 국가에 대한 충성, 종교나 정치적인 이유, 우주를 향한 도전이나 시간의 흐름 등 삶의 크고 작은 문제들에 관해 서로 대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백 마디의 말보다 한 송이의 꽃이 때로는 더 많은 것을 말해주기도 한다.
꽃은 연결자(connector)다. 사람과 꽃의 관계를 다룬 이 책에서는 예술, 문학, 사회, 노래, 영화뿐만 아니라 의학, 정치, 종교와 음식에 관한 이야기로 무궁무진하게 이야기가 확장되고 연결된다. 꽃에 담긴 수많은 의미를 탐구하면서 회화와 연극, 시와 소설에 관해 언급한다. 역사가 오랜 야생화도 있고, 제국이 영토를 확장하면서 유명해진 꽃도 있으며, 최근에 산업적으로 재배하기 시작한 꽃도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과 실체, 삶과 죽음, 시간의 본질 등 끈질긴 철학적인 질문도 외면하지 않고 받아낸다.
꽃은 은유와 상징(metaphor and symbol)이다. 우리는 아주 오래전부터 꽃을 통해 의사소통을 해왔다. 사랑을 표현하려고, 애도하는 마음을 나타내거나 사과하려고 꽃을 보낸다. 공중 보건 캠페인, 전쟁을 기념하거나 반대할 때도 꽃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로라 다울링은 최근 오바마 행정부를 위해 ‘꽃 외교’를 했던 회고담을 내놓았다. 1886년 5월 1일, 수천 명의 노동자의 파업과 1917년 러시아 혁명 때 등장했던 붉은 카네이션 이후, 카네이션은 혁명의 꽃이 되었다. 1974년 4월, 군사 쿠데타에 참여한 군인들에게 꽃을 나누어 주기 시작하면서 포르투갈 40년 독재에 맞선 군사 봉기에는 불이 붙었다. 사프란은 이제 인도의 민족주의 이야기를 담은 꽃이 되었고, 중국의 나이 든 세대는 해바라기를 보면서 아직도 마오쩌둥 시대를 떠올린다. 이 책에서는 이런 이야기를 모두 다룬다.

익숙한 풍경을 새롭게 보게 하여
삶의 해상도를 높이다


카이스트에서 뇌과학과 인공지능을 가르치는 김대식 교수는 짧은 인생을 더 풍성하게 살아가는 비결로 “같은 시간에 더 많은 것을 보면 된다”라고 조언한다. 나이 들수록 시간이 더 빨리 흐르는 듯 느끼는 것도 인생을 ‘띄엄띄엄’ 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같은 사건과 시간의 흐름에 있더라도 문제를 다른 방식으로 보게 해주는 인문학적 통찰이 가미된다면 삶은 실제로 풍성해진다.
이 책은 꽃에 대해 우리가 평소 보지 못했던 부분, 그냥 지나쳤던 익숙한 삶의 풍경을 보다 자세하고 다른 시각에서 보게 해주고, 그렇게 해서 우리가 삶을 인식하는 ‘해상도’를 높여준다. 케임브리지 대학교 문학과 교수인 저자는 80장의 아름다운 삽화와 함께, 꽃이 그 유약하고 섬세한 이미지와는 달리 전쟁, 외교, 혁명, 투쟁과 곧잘 연결되었고, 각국의 다양한 문학, 미술, 종교, 역사, 신화와 촘촘히 관련되어 있음을 밝힌다. 계절마다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16가지의 꽃으로 사랑과 죽음, 예술과 패션, 종교와 정치, 음식과 영화 등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이야기를 나눈다. 세계 각국의 다양한 역사와 문화, 인간 심리 속에서 꽃이 사람들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여왔는지 보여주는 이 책으로 우리의 문화적 심미안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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