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가 2020년 말 글로벌 OTT 가입자를 9억 4,900만 명으로 추정했는데, 놀라운 건 5년 후인 2025년까지 50%가 증가한 14억 3,000명으로 전망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코로나-19 이후 미국의 스트리밍 시청량은 급증했는데, 특히 코로나-19로 사회 통제가 강한 시기인 2020년 3월 말에는 131%, 4월 말에는 77%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 기간에 가입자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스트리밍 서비스는 디즈니플러스로 팬데믹 시작 전인 2월보다 23%나 많은 가입자가 증가했고 훌루(10%), 애플TV플러스(9%), 넷플릭스(7%) 등 대부분 주요 스트리밍 서비스의 가입자 모두 증가했다. 글로벌 OTT 스트리밍 서비스의 맹주, 넷플릭스는 2020년 1분기와 2분기 모두 가입자 1,000만 명을 넘게 확보해 유료 가입자 2억 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거기에 서비스 시작 6개월 만에 가입자 5,500만 명을 넘어선 디즈니플러스와 HBO가 2020년 5월, 새롭게 출범시킨 HBO MAX(통합 가입자 3,630만 명)가 오리지널 콘텐츠를 앞세워 넷플릭스의 독주를 견제하기 시작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강력한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닷컴의 프라임 멤버십을 등에 업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와 디즈니의 계열사인 훌루, 2020년 7월 본격적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 NBC유니버설의 피콕까지, 그야말로 2020년은 글로벌 미디어 기업간 스트리밍 서비스의 한판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해다. --- 「1부 OTT 전쟁의 시작」 중에서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넷플릭스에 열광할까? 넷플릭스의 성공 비밀은 무엇일까? 넷플릭스는 이용자(소비자)가 콘텐츠 시청을 위해 원하는 것을 하나하나 실현시켰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것으로 인해 사람들은 점점 더 많은 시간을 넷플릭스에 내주었고 넷플릭스를 지금과 같은 성공으로 이끈 원동력이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넷플릭스가 바꾼 변화는 무엇일까? (1) 빈지 워칭(Binge watching), ‘몰아보기’의 실현이다. 사람들은 새로운 콘텐츠를 원하지만 주 1회 또는 2회씩 보여주는 기존의 방송국 편성에 불만이 있었다. 하지만 방송국은 주 수입원인 ‘광고’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관행대로 편성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고 다시 보기(VOD) 서비스를 통해 시청자의 불만을 조금 해소시켜주는 정도의 노력만 했다. 그러나 시청자의 불만은 해소되지 않았고 오히려
욕구만 더 커졌다. (중략) (2) 아낌없는 투자를 통해 새로운 오리지널 콘텐츠를 끊임없이 생산했다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2011년 〈하우스 오브 카드〉에 1억 달러를 투자했다. 당시 넷플릭스의 분기 매출(2011년 2Q)은 8억 달러에 못 미쳤고 순수익은 겨우 6,800만 달러로 1억 달러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넷플릭스 주가는 2011년 7월 300달러를 정점으로 이후 67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는 그동안 넷플릭스가 저렴하게 계약해 제공해오던 소니, 워너브라더스, 디즈니 등 여러 미디어 기업의 콘텐츠 가격이 10배 이상 폭등하거나 서비스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 「1부 OTT 전쟁의 시작」의 「1장 넷플릭스는 어떻게 OTT 전쟁의 승자가 되었는가」중에서
이제 아마존은 온라인에서의 고객 행동 데이터만이 아니라 아마존 고나 아마존 식료품 스토어, 홀푸드마켓을 통해 더 많은 데이터를 모으고 이를 활용하게 될 것이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아마존닷컴+홀푸드마켓 이용자의 데이터 수집·분석을 통해 스포츠 영화를 본 이용자에게 운동화를 추천해주고 반대로 운동화를 구매한 이용자에게 액션 영화를 추천해주는 등 데이터를 통해 온라인-오프라인 생활 전반에서 끊임없이 관여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관여는 이용자에게 편리성과 적합성을 제공할 뿐 아니라 아마존 왕국을 벗어날 수 없게 만드는 록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제프 베조스의 말처럼 OTT 사업자로서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아마존스튜디오 같은 콘텐츠 제작 시스템을 통해 지속적인 오리지널 콘텐츠를 생산해내고 이를 ‘빅데이터’와 믹스해 아마존 멤버십을 유지하고 더 나아가 아마존에서 제품을 보다 많이 구매할 수 있도록 촉진제 역할을 할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 아마존이 어떻게 그들의 사업 전략을 펼쳐나가는지 또 그들이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는지 항상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것이다 --- 「2부 경쟁자들」의 「3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콘텐츠 왕국의 꿈, 아마존」 중에서
넷플릭스의 현지화 전략은 현지 스튜디오를 통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를 생산하게 하고 이를 통해 현지 제작 산업 활성화에 이바지함으로써 현지 국민에게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의 우
수성은 부각시키고 외국 기업에 대한 거부감은 줄이는 것이다. 이를 통해 넷플릭스 구독자 폭발이 이어지고 다시 현지 제작사를 통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생산하면서 선순환 과정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는 이러한 넷플릭스 전략으로 인해 한국 콘텐츠 제작 시장이 ‘제작 생산 기지화’가 되는 거라고 걱정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이 바라보는 OTT 사업은 모순이 생긴다.
제작 생산 기지화는 다분히 문화제국주의 관점에서 산업을 보는 것이다. 이런 시각을 가진 사람들도 우리나라 OTT 사업자의 미래를 말할 때 반드시 글로벌 진출, 특히 문화 동질성이 있고 친親한국적인 동남아시아의 진출이 필요하고 이를 통해 한류를 확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나라는 동남아시아로 콘텐츠 진출을 하면서 쌍방향, 즉 문화 교류보다는 일방적 전파·확산의 장소로 진출을 생각한다. 일례로 베트남 넷플릭스 콘텐츠 톱 3가 한국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 〈쌍갑포차〉, 〈더 킹: 영원의 군주〉라고 했는데 우리는 베트남 영화나 드라마 또는 어떤 콘텐츠라도 시청하거나 기억하고 있는 게 있는지 돌아보자. 지금은 한국이 콘텐츠를 잘 만들고 재미있으니깐 베트남 시청자에게 인기 있는 것 아니냐고 하겠지만 넷플릭스를 문화제국주의 관점에서 본다면, 베트남 사람 입장에서 한국의 자국 진출은 또 하나의 문화제국주의라고 생각할 수 있다. 중세 시대 영국-프랑스-스페인이 아시아·아프리카 대륙을 침략할 때처럼 침략자는 꼭 하나만은 아니다. 넷플릭스를 문화 침략자로 생각한다면 우리가 글로벌 진출을 꾀할 때 우리도 침략자가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 「3부 거대한 기회의 시장, 한국 OTT의 미래」의 「9장 너도나도 꿈꾸는 글로벌 전략」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