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유명한 등반가였던 아빠와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열네 살 소년 피크(Peak)는 뉴욕의 여섯 개 고층 빌딩에 오를 정도로 등반을 좋아한다. 열다섯 살 생일이 얼마 남지 않은 어느 추운 겨울날, 빌딩을 오르던 피크는 사람들에게 들켜 소년원으로 가게 된다. 한편 TV를 통해 이 이야기를 들은 한 어린 소년이 피크를 흉내 내다가 건물에서 떨어져 죽자, 뉴욕 시에서는 본보기로 삼기 위해 피크에게 3년 징역을 선고하려 한다. 이를 피하기 위해 피크는, 오래전에 엄마와 이혼한 후로 한번도 만나지 못했던 아빠를 만나 함께 네팔로 가서 에베레스트 등반을 하게 되었다.
아빠가 곤경에 빠진 자신을 구하기 위해 네팔로 데려왔다고 믿고 무척 고마워하며 아빠와의 새로운 생활을 기대하던 피크는, 점점 시간이 흐르면서 그게 아니었음을 알게 된다. 피크의 아빠는 ‘피크 익스피어리언스’라는 등반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경영난에 처하자 이를 돌파할 방법을 찾고 있던 도중에 피크의 소식을 듣게 된 것이었다. 피크는 아빠가 자신을 ‘최연소 에베레스트 등반가’로 만들어, 회사 선전에 이용하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한 어린 시절 진심을 담아 보냈던 편지들을 아빠가 받고도 답장하지 않았다는 것도 알게 되면서, 아빠는 무엇보다 철저히 ‘산악인’으로서의 삶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피크는 뛰어난 등반가 부부의 아들답게 세계에서 가장 높은 에베레스트 산 정상 등반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다. 결국 최고의 셰르파(Sherpa, 네팔 동부 히말라야 산맥에 사는 부족. 히말라야 등산대의 짐 운반과 길 안내 외에도 여러 가지 등반 기술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였지만 지금은 은퇴하고 스님이 된 조파 할아버지와 손자인 동갑내기 티베트 소년 순조를 만나, 에베레스트 산 등반을 시작한다.
등반 도중에 걸린 고산병, 아빠 그리고 순조와의 갈등, 등반대 사람들과의 갈등 등 여러 가지 사정으로 등반을 하지 못할 뻔하다가, 결국 순조와 조파 할아버지와 따로 팀을 꾸려 정상에 오르기로 한다. 처음에 자신을 도와주러 온 줄로만 알았던 조파 할아버지가 손자인 순조를 정상에 올려 보낼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로 피크는 그들이 ‘최연소 에베레스트 정복’의 영광을 탐내 자신을 밀어내려 한다고 생각한다. 순조는 어려운 가정 형편과 열악한 사회적 상황 속에서 자신과 두 여동생의 학비와 생활을 책임져야 하는 소년 가장이다. 셰르파의 아들인 순조가 셰르파가 되지 않고 생계를 꾸려나갈 수 있는 길은 에베레스트 정상 정복을 성공하여 각종 등반 회사로부터 지원금을 받는 길뿐이다. 피크는 이러한 순조의 사정을 조파 할아버지로부터 듣게 된다. K2 등반을 하다 죽을 뻔한 피크의 아버지를 구해 준 셰르파가 바로 순조의 아버지였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피크는 섭섭함이 다 가신 건 아니지만, 어느 정도 오해를 풀게 된다. 또 산악인으로서의 삶을 택한 아빠에 대해서도, ‘완전한 용서’는 못하지만 적어도 아빠가 살아가는 방식을 인정하기로 한다.
정상에 오르기 직전에, 피크는 뉴욕에 있는 새아빠로부터 애정 어린 편지를 받고 엄마와 두 여동생과 통화를 한다. 피크의 편지를 받고서야 에베레스트 등반 소식을 알게 된 엄마는, 한때 유명한 등반가였던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며 정상에 오르겠다는 피크의 마음을 이해해 준다. 그리고 피크를 낳은 이후로 자신은 ‘자신’만을 생각할 수 없었기 때문에 더 이상 등반을 할 수 없었다는 이야기와 함께, 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차갑고 이기적인 마음으로 자기 자신만을 생각해야 한다는 조언을 해 준다. 엄마의 조언을 묵묵히 듣고 나서, 가장 사랑하는 쌍둥이 여동생들과 대화를 나눈 피크는 통화를 끝낸 후 오랫동안 눈물을 흘리며 가장 소중한 것은 지상에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 후 등반을 하는 도중에 순조가 낭떠러지에서 떨어져 죽을 뻔한 사건이 일어난다. 피크가 순간적으로 재빠르게 대처한 덕에 목숨을 건진 순조는 끝내 눈물을 흘린다. 냉혹한 삶과 죽음의 갈림길 앞에서 피크도 눈물을 흘리고, 마침내 쌓였던 마음의 앙금을 풀게 된다. 드디어 에베레스트 산 정상 3미터 앞에 선 피크는, 열다섯 살 생일을 하루 앞에 둔 순조에게 생일 선물로 ‘최연소 에베레스트 등반가’의 자리를 선물하고 자신은 다른 길로 하산하여 곧바로 뉴욕으로 돌아가 가족들과 해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