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어릴 적 내 모든 질문에 대답을 해준 사람입니다. 하늘은 왜 푸른지, 나무는 밤에도 자라는지, 우주에는 끝이 있는지. 그리고 나의 하루에 대해 너무나 궁금해 했던 분이기도 하지요. 오늘 학교는 어땠는지, 친구들과 사이는 좋은지, 무슨 꿈이 있는지. 그런데 나는 엄마에 대해 물어본 적이 있었던가요? 엄마, 엄마는 어떤 사람인가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하면서도 우리가 너무나 알지 못하는 존재, ‘엄마’는 우리 인생에서 가장 커다란 신비일지도 모릅니다. ‘마더북’은 엄마에 대해 꼭 필요하고도 중요한 질문들을 담고 있습니다. 엄마는 어렸을 때 어떤 장난감을 좋아했나요? 자기만의 방을 가진 적이 있나요? 1년 중 어떤 날을 가장 좋아했나요? 나이가 들면서 돈에 대한 생각이 어떻게 바뀌었나요? 내가 엄마를 가장 기쁘게 해드린 일은 무엇이었나요? 이 다정하고 소소한 질문과 대답 끝에 우리는, 엄마라고 하는 가장 소중하고 흥미진진한 책의 주인공을 새로 만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새롭게 엄마를 알아가는 여정이 곧 나 자신을 새롭게 알아가는 과정이라는 것도 깨닫게 될 것입니다.
- 정서경 (시나리오/드라마 작가, 영화 「친절한 금자씨」, 「아가씨」, 드라마 「마더」 외)
책을 펼치자마자 ‘어머니의 86년 삶’을 제대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나의 어머니는 어디서 태어나셨을까요?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17살에 전쟁을 겪으며 푸른 꿈을 펼쳐보지도 못한 채, 삶의 무게를 감당해야 했을 때, 어머니는 어떤 힘으로 견디셨을지 나는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치사랑이 없다지만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걸 깨닫게 해준 『마더북』에 감사드립니다.
마음을 ‘쿵’ 하고 건드리는 질문들이 어머니의 이야기를 이끌어내면 좋겠습니다. 어머니에 대한 기록은 내 삶의 이야기이기도 한가 봅니다. 어머니의 진짜 이야기를 듣다 보니 오히려 나의 힘겨움이 하얀 구름 조각처럼 가벼워짐을 느낍니다. 세상 모든 어머니들이 자신의 삶을 기록하고, 그 이야기가 엄마가 된 딸에게, 또 그 딸에게로 이어져가기를 소망합니다. 세상 모든 어머니께 감사드립니다.
- 이임숙 (맑은숲아동청소년상담센터 소장, 『엄마의 말 공부』 외)
엄마를 잘 아는 딸, 엄마를 이해하고 돕는 딸. 서른이 다 되도록 굳게 믿고 있던 ‘내가 보는 나’는 철모르는 딸이기에 가능한 착각이자 오만이었다. 한 아이를 낳고 기르는 엄마가 되어서야 비로소 나는 깨달았다. 엄마의 모든 일상과 시간, 엄마가 느끼며 쌓아왔을 감정과 상처, 추억과 시련. 나는 그 무엇도 알지 못했다. 감히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그게 어떤 삶을 의미하는지. 나는 엄마의 삶을 모르는 딸이었고, 무려 30년이 지나서야 나의 무지를 자각했다.
아이를 낳고 기르는 하루하루를 살면서 아이를 낳고 길러왔을 엄마의 하루하루를 더듬어가면서도, 아이를 낳고 기르는 하루하루의 고단함 속에서 뒷전으로 밀려버린 엄마와의 시간이 쌓여갈 무렵. 나는 물음표로 가득한 책 한 권을 받아 들었고, 책 속의 질문 앞에서 휘청거렸다. 마지막 페이지, 마지막 물음표를 보고 꺼내든 전화기, 그리고 건넨 한마디. “엄마, 이번 주말에 뭐해? 우리 둘이 여행 갈래?”
- 김슬기 (작가, 『아이가 잠들면 서재로 숨었다』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