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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김병운 · 오프닝 나이트
서이제 · 초 단위의 동물
성수나 · 끝말잇기
아밀 · 어느 부치의 섹스 로봇 사용기
안윤 · 핀홀 pinhole
이유리 · 달리는 무릎
최추영 · 무심과 영원

작품 해설 | 민가경 · 사이를 지나가기, 너머에 존재하기

저자 소개8

2014년 《작가세계》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장편소설 『아는 사람만 아는 배우 공상표의 필모그래피』와 에세이집 『아무튼, 방콕』이 있다. 제13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김병운의 다른 상품

1991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예술대학교 영화과를 졸업했다. 2018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에 중편소설 「셀룰로이드 필름을 위한 선」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소설집 『0%를 향하여』 등을 펴냈다. 젊은작가상, 오늘의작가상, 제45회 이상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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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가 어떻든 과정이 재미있었으면 그걸로 됐다고 생각하는 사람. 털이 비단 같은 회색 고양이, 깊은 밤처럼 새까만 고양이, 가끔 등에 이끼가 끼곤 하는 초록 거북이, 야구를 보면 소리를 지르는 연갈색 인간과 함께 산다. 최근 빠져 있는 것은 게임 ‘스타듀 밸리’. 2020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빨간 열매」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단편집 『브로콜리 펀치』 『모든 것들의 세계』 『웨하스 소년』, 연작 소설집 『좋은 곳에서 만나요』 등을 펴냈다.

이유리의 다른 상품

2021년 장편소설 『남겨진 이름들』로 제3회 박상륭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방어가 제철』이 있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을 자주 바라봅니다. 흔들리고 있는 것들에 어쩔 수 없이 마음이 갑니다. 살아 있는 나날은 대부분 흐릿하거나 담담합니다만, 그럼에도 어떤 날에는 실금 같은 빛이 찾아와 줍니다. 따가운 희망 같은 것을 남기고 갑니다. 그것이 말이 되고 글이 되고 때로는 침묵이 됩니다. 곁에서 조용히 웅크리고 있는 침묵을 굳이 언어의 편으로 불러오는 일, 그것이 밥벌이와 더불어 하고 있는 유일한 일입니다. 수필집 <수기
2021년 장편소설 『남겨진 이름들』로 제3회 박상륭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방어가 제철』이 있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을 자주 바라봅니다.
흔들리고 있는 것들에 어쩔 수 없이 마음이 갑니다.
살아 있는 나날은 대부분 흐릿하거나 담담합니다만,
그럼에도 어떤 날에는 실금 같은 빛이 찾아와 줍니다.
따가운 희망 같은 것을 남기고 갑니다.
그것이 말이 되고 글이 되고 때로는 침묵이 됩니다.
곁에서 조용히 웅크리고 있는 침묵을
굳이 언어의 편으로 불러오는 일,
그것이 밥벌이와 더불어 하고 있는 유일한 일입니다.

수필집 <수기水記>를 썼습니다.

안윤의 다른 상품

서울에서 나고 자랐다. 조명 뒤에 있는 사람들이 늘 궁금하다. 「신께서는 아이들을」로 제5회 한국과학문학상 가작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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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3』에 「공포워크숍」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각예술가 익수케와 함께 [장소통역사]라는 콜렉티브로 문학+시각 실험을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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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민가경

관심작가 알림신청
대한민국 / 데뷔년도: 2023년 202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문)에 당선되며 활동을 시작하였다.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대학원 석사 과정에 재학 중이다. 수상: 202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문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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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아밀)

관심작가 알림신청

아밀

소설가이자 번역가, 에세이스트. ‘아밀’이라는 필명으로 소설을 발표하고, ‘김지현’이라는 본명으로 영미문학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창작과 번역 사이, 현실과 환상 사이,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문학적인 담화를 만들고 확장하는 작가이고자 한다.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소설가이자 영미문학 번역가. 단편소설 「반드시 만화가만을 원해라」로 대산청소년문학상을, 단편 「로드킬」로 SF어워드를, 중편소설 「라비」로 2020 SF어워드 중·단편소설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아밀’로서 환상문학웹진 [거울]의 필진으로 단편소설을 다수 발표했다. 공동
소설가이자 번역가, 에세이스트.
‘아밀’이라는 필명으로 소설을 발표하고, ‘김지현’이라는 본명으로 영미문학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창작과 번역 사이, 현실과 환상 사이,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문학적인 담화를 만들고 확장하는 작가이고자 한다.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소설가이자 영미문학 번역가. 단편소설 「반드시 만화가만을 원해라」로 대산청소년문학상을, 단편 「로드킬」로 SF어워드를, 중편소설 「라비」로 2020 SF어워드 중·단편소설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아밀’로서 환상문학웹진 [거울]의 필진으로 단편소설을 다수 발표했다.

공동 작품집 『22세기 사어 수집가』,에 단편 「언어의 화석」을, 『여성작가 SF 단편모음집』,에 「로드킬」을, 『한국 환상문학 단편선 2』,에 「방문자」를 발표했다. 옮긴 책으로는 『복수해 기억해』, 『흉가』, 『레딩 감옥의 노래』, 『캐서린 앤 포터』,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 『게스트』, 『캐릭터 공작소』, 『신더』, 『오늘 너무 슬픔』 등이 있다. 단편소설을 모아 소설집 『로드킬』을 냈다.

환상적인 이야기, 상상 속의 음식, 상상력을 자극하는 단어들을 좋아한다. 책을 사랑하는 독자로서, 본 적 없는 풍경을 생생히 옮기는 번역자로서, 이야기의 집을 짓는 작가로서 어린 시절 책 속으로 떠나던 모험의 ‘유산’을 종종 느낀다. 그 매혹적인 탐험, 상상 속의 음식들, 원어와 번역어 사이에서 빚어지는 달콤한 오해를 나누고 싶어 산문집 『생강빵과 진저브레드―소설과 음식 그리고 번역 이야기』 책을 썼다.

김지현 (아밀)의 다른 상품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1월 10일
이용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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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TS 가능 ?
  •  저작권 보호를 위해 인쇄 기능 제공 안함
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
파일/용량
EPUB(DRM) | 69.40MB ?
ISBN13
9791170402343

출판사 리뷰

“꾸물거리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시간이었으니까.
나는 아주 천천히 다가올 내 미래가 기대되었다.”

림LIM 젊은 작가 단편집 두 번째!
자신만의 속도로 내뻗어가는 몸들의 다채로운 일곱 편


림LIM 젊은 작가 단편집은 지금 여기, 젊은 작가들의 신작을 모아 일 년에 두 권 선보인다. ‘-림LIM’은 ‘숲’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이자 이전에 없던 명사다. 첫 번째 단편집 『림: 쿠쉬룩』에 이어, 문학웹진 LIM에 연재되며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일곱 편의 신작을 한 권으로 엮었다.

두 번째인 『림: 초 단위의 동물』은 김병운, 서이제, 성수나, 아밀, 안윤, 이유리, 최추영 작가와 민가경 문학평론가가 함께한다. 이 이야기들은 담대하고 유유하게 움직인다. 삶의 테두리 안팎에서, 서로 다른 윤곽들이 교차하는 자리를 되묻고 흩트린다.

“정형화될 수 없는 ‘사이’의 몸과 ‘너머’의 존재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게”(민가경, 작품 해설 중에서) 하는 이 이야기들은 어디에도 없고 어디에나 있다. “무엇이든 될 수 있”으나 “이제 내가 되고 싶”은 존재들의 이야기. 여기를 넘어 “거기까지” 가보는 마음으로. 이전과 다른 일곱 편의 미래가 우리에게 동행을 요청한다.

어때요? 지금도 우리를 보고 있나요?
남자가 우리만의 작은 터널 속에서 묻고,
그럼요, 다 보고 있어요. - 김병운 「오프닝 나이트」


게이 아티스트 그룹전에 참여한 ‘대오’를 응원하기 위해 찾아온 ‘나’. 어디에나 카메라가 따라다니는 거대한 세트장 같은 이곳에서 만난 ‘호수 씨’로 인해 전 애인 ‘윤범’과의 일들을 상기한다. HIV 감염인과 비감염인의 사랑을 그린 ‘윤범’의 소설을 읽은 한 PL(People Living with HIV/AIDS) 독자가 소설이 실제 경험담인지 묻자 “노코멘트”로 답한 일. 그로 인해 지인들로부터 너 혹시 그거 아니지, 라는 질문을 받았던 것. 예술로 삶을 선취해보려는 투쟁 의지, 소수자성을 획득하고 가시화하고자 하는 욕망과 당사자로서의 구체성은 어떻게 겹쳐 있을까. ‘나’와 ‘우리’의 이야기는 어떻게 쓰이고 읽히고 얽힐 수 있을까.

슬퍼하는 동안에는 일하지 않았고,
일하지 않아도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 서이제 「초 단위의 동물」


일주일에 두세 번씩, 애매하게 조금씩 지각을 반복하는 ‘나(에바)’와 회사 동료들(조이, 루나, 벤, 에이든, 맥스)의 이야기가 매일 초 단위로 기록된다. 어느 날 구내식당 상추에 붙은 달팽이를 발견한 ‘나’와 동료들. ‘구식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느린 성장을 지켜보는 며칠 사이 ‘조이’가 회사에 나오지 않기 시작한다. 점점 늘어나는 일에 허덕이던 ‘나’는 여느 날처럼 지각 위기에 처하고. 번호판 없는 택시에 몸을 맡겼다가 시간도 날짜도 가늠할 수 없는 곳에 돌연 내려지는데. 계절이 바뀌는 동안, 몸과 마음을 혹사하고 갈아 넣으며 일하던 나날은 곧 환상처럼 멀어진다. “꾸물꾸물. 그래도 아직 시간이 있으니 쉬지 않고 가면 괜찮을 것이다.”

고지의 존재 자체가 목소리에 꿰어지는 것 같았다.
목소리는 여러 갈래가 아니라 한 갈래였다.
- 성수나 「끝말잇기」


식목일 기념행사, 열 살 ‘지경’은 학교 뒤편 ‘아기산’에서 나무둥치에 청진기를 대고 인터뷰를 하게 된다. 또렷이 들린 나무의 ‘목소리’를 따라 “고지”라고 말하자 기다렸다는 듯 돌아오는 “응”하는 대답. 그러나 기자와 선생은 믿지 않는다. 한편 ‘고지’는 어릴 때부터 말을 건네오던 ‘목소리’로부터 떠나기 위해 애쓰는 열세 살 아이. 아이들을 연결하는 ‘목소리’의 정체는 무엇일까. “본연의 색과 경계를 허물며 생성을 이어나가”(작품 해설 중에서)는 아이들의 끝없는 끝말잇기. 소용돌이 같은 나이테의 중심 속에서 ‘지경’과 ‘고지’가 서로를 마주하기까지. 수많은 가능성을 거쳐 자기 자신으로 나아가기까지. 유연하고 어린 몸들이 여정을 시작한다.

이건 모 여성주의 단체의 자문을 받은 결과라고 했다.
반드시 명확한 언어로 동의를 구할 것.
- 아밀 「어느 부치의 섹스 로봇 사용기」


“너무 리얼해서 숨을 쉬지 않는 것이 기이하게 느껴질 정도”인 최신 여성형 섹스 로봇 ‘리아’ 그리고 누구도 만족시킬 수 없다는 좌절감에서 벗어나고자 ‘리아’를 렌털한 레즈비언 ‘영민’. “교육용”부터 애인 역할을 수행하는 “생활형” 모델까지 인공지능 섹스 로봇이 상용화된 시대는 이곳과 무엇이 다르거나 다르지 않을까. “여자를 좋아하는 여자”로서 “여자를 존중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이지만, 섹스를 거부하거나 저항할 수 없는 ‘리아’의 몸을 이용하는 여느 남성들과 스스로가 다를 바 없다는 감각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다. 이분법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어디에나 있는 어느 부치의 어디에도 없는 섹스 로봇 사용기.

집쥐로 보이기 시작한 그 늦은 오후 이전으로는
결코 돌아갈 수 없었으므로.
- 안윤 「핀홀 pinhole」


오랜 시간 연인으로 함께해온 ‘승원’의 휴대폰에서 ‘보라’는 집요하게 연락이 걸려오는 낯선 이름 ‘경진’을 발견한다. 그와의 만남을 통해 단란하고 온전하게만 보였던 ‘승원’의 가족으로부터 철저하게 격리된 진실을 대면하게 되고. “얼마나 안다고 생각하세요?”라는 질문 앞에서 ‘보라’는 결코 이전의 자신으로는 돌아갈 수 없음을 깨닫는다. “떠나간 후에야 보라 앞에 선명하게 나타난” 한 사람의 형상은 과연 바늘로 천을 꿰뚫듯 잇대어질 수 있을까. “배제하는 방식으로만 펼쳐 보일 수 있는 온전함의 세계란 얼마나 불온전”(작품 해설 중에서)한지 되묻게 하는 파편들의 기록. 완결되지 않은 삶이 여기에서 우리를 정면으로 응시한다.

기다렸어. 너희의 시간으로 사십억 년이 넘도록
여기에서 단지 너만을 기다렸어.
- 이유리 「달리는 무릎」


매일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녹초가 된 몸으로, 새벽마다 불안을 견디지 못해 천변을 달리던 ‘나(희수)’는 어느 날 크게 넘어져 무릎뼈가 보일 만큼 다치고 만다. 급한 대로 꿰매 놓은 흉터 안쪽에서 별안간 들리는 목소리. “나는 너를 기다렸어.” 공동체에서의 쓸모를 증명하지 못해 빅뱅으로 산산이 쪼개졌다는 무릎 속 ‘외계인’은 다시 돌아가기 위해 ‘나’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운동 에너지를 흡수할 테니 ‘나’는 “지금처럼 달리기만 하면” 된다는 것. 조금씩 속도를 붙여나가며. 아주 조금씩 몇 초 전의 나로부터 내뻗어가는 일. 멈추지 않고 서로의 용기가 되어주는 일. “온몸의 감각이 열려 있지 않았다면 듣지 못했을” 존재들의 이어달리기.

몸을 떠난 것이 유령일까 떠나온 몸이 유령일까.
자신이 품에 안고 있는, 진주가 떠나온
텅 빈 호구 껍데기를 바라본다. - 최추영 「무심과 영원」


마룻바닥에 몸을 일직선으로 밀착했다가 천천히 뜯어내며, 모든 것으로부터 멀어지는 감각을 느끼곤 했던 어린 시절의 ‘진주’. 이제는 그 “마룻바닥이 좋아서” 검도장 바닥을 딛는 사람으로 성장했다. “호구라는 껍데기를 착용하고 벗으며 형상을 나타내고 지우거나, 숨을 들이마시고 기합을 토해내며 신체를 비우고 채우는”(작품 해설 중에서) 검도를 수련하며 ‘진주’는 어느새 곁에서 사라진 ‘영원’에 대한 기억이 순간순간 교차하는 한여름을 통과해나간다. “슬려가는 것, 버티지 않는 것, 다만 바람에 흔들리는 잎사귀와 몸을 떠나가는 유령처럼 힘을 풀고 오롯이 서로를 감각하는”(작품 해설 중에서) 몸으로. 응답 없이도 우리가 이어질 수 있다면.

“당신은 작은 흐름의 이행이다.
그다음은 당신이 알아서 하시오.”


일곱 편의 이야기는 “어제는 뛰었고 오늘은 절뚝이며 내일은 날아갈 몸. 한껏 구부러지는 몸. 비늘과 이파리를 송송 틔워내는 몸. 이리저리 홰치며 새벽을 알리는 몸. 마룻바닥 장판의 얼룩으로 배어든 몸. 파도의 변형, 때로는 나무뿌리의 변종, 빛살처럼 사방으로 방사되는 몸……”(작품 해설 중에서)들의 현현이다. 한 권의 소설집 안에서 이들을 경험한 우리의 몸 역시 이전과는 다른 몸일 것이다. 민가경 문학평론가가 들뢰즈의 말을 빌려 우리에게 건네듯이. ‘사이’와 ‘너머’의 존재들을 마주쳤으니 이제 “그다음은” 우리가 “알아서”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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