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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일만 하다가는
중고도서

이렇게 일만 하다가는

: 당신이 잊고 있던 보딩패스에 관하여

장성민 | 위고 | 2016년 08월 1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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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8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292쪽 | 352g | 136*200*18mm
ISBN13 9791186602164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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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1부 인생에 설득되는 기분
재미있는 대답을 해줄 수 없어 미안하지만 _돈뎃, 라오스
빠딜의 복권 _부킷라왕, 수마트라
와이 아 유 리브? _스리나가르, 잠무 카슈미르
이처럼 부지런한 평행우주적 세계 _무앙싱, 라오스?
어두운데 어디로 가시려는가? _선이골

2부 우리는 젊었고, 시간과 호기심이라면 바닷가 마을의 미역처럼 남아돌았으니까
방콕의 밤처럼 환하게 웃으며 _카오산 로드, 방콕
스무 명이 자는 방 _펑타이, 베이징
인간의 맛 _부킷라왕, 수마트라
세상에서 나랑 제일 비슷한 인간 _프놈펜, 캄보디아
유키코의 침대로 ?_푸쿡 아일랜드, 베트남

3부 그건 아무것도 아니야. 나는 말이지…
그게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_페어뱅크스, 알래스카
그때 우리는 열한 살이었다 _영월
그러면 좋겠다, 람랄 _푸쉬카르, 라자스탄
차이나 매트릭스 _쿤밍, 윈난성
방비엥의 여우 _방비엥, 라오스

4부 그런 일들이 아주 간단하게 느껴지는
파리지앵은 그렇게들 얘기하는 것 같더군요_카르티에 라탱, 파리
사뿐하게 친구로 ?_캐내디언 로키, 벤프
알로하 같은 그리고 메리 같은 _빅아일랜드, 하와이
모리셔스의 두부왕 _모리셔스
책을 훔친 소년 _구리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얕든 깊든 우리는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살아갑니다. 글 쓰는 일은 사랑하는 일처럼 꼭 안 해도 살 수 있지만, 하면 세상이 달라지는 삶의 가능성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에 어떤 의미가 있다면 이야기를 따라가던 당신이 문득 여행을 떠나고 싶어지는 순간일 것입니다. 그러면 당신은 떠나고 또 돌아와 당신의 이야기를 해주실 수도 있겠죠.
그토록 답답해하던 일상 속에 저는 여전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직장에 나가서 일을 하고, 아이를 돌보고, 주변의 사소한 이해관계를 조정하면서 사십대 초반의 소중한 시간은 흘러갑니다. 음식을 만들고, 책을 읽고, 아이와 놀다가 가끔 새로운 여행도 그려봅니다. 물론 가슴이 답답한 순간도 찾아옵니다. 일과 인간관계는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니까요. 다만 늦은 밤 거실 소파에 누워 여행의 일을 생각하듯이 여행길의 낯선 숙소에서 두고 온 한국의 제 방을 생각할 것을 이제 저는 알고 있습니다.
--- p.290-291

사람들은 손 닿는 곳에 있는 것들을 끌어모아 자기의 세계를 만들며 살아간다. 하지만 한 인간이 열심히 일하는 이유가 단지 놀 줄 모르기 때문이라는 아구스틴의 확신처럼 주위의 확언이나 평가는 종종 의심스러운 기준에 근거하고 있다. 한 곳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진리가 다른 곳에 가면 엉뚱한 소리가 되는 일도 생긴다. 나의 세계를 서둘러 좁게 한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책을 읽고 여행하는 일을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왔다. 그 결과 나의 세계가 대단히 넓어지고 내가 인간적으로 성숙했는가 하면 또 그런 건 아니지만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그 정도였다.
--- p.23

서쪽으로 향하는 스물몇 시간, 기차 창밖의 풍경은 단조롭고 지루했다. 언니네이발관은 다시 “어제와 다른 것은 없어. 그렇지만 기분이 그래. 내일이 와버리면 아무것도 아냐” 하고 노래하고 있었다. 기차가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나는 여행의 어떤 점이 나를 그렇게 끌어당기는지 약간 이해한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막 스물네 살이 되려 하고 있었고, 인생에 대해서도 조금 알 것 같은 마음이었다. 아주 조금. 앞으로도 이런 일의 반복이 기다리고 있겠지, 하는 마음. 그러나 어찌됐든 거기에 몸을 맡기는 수밖에 없겠지, 하는 마음.
--- p.104

이게 아닌데 하면서 끌려가듯 하는 일에는 깊이가 없다. 깊이가 없어서 오래 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저 ‘나는 오후 6시 이후의 내 삶에 더 관심이 있소’ 하는 마음으로 그 무렵의 몇 년을 보냈다. 그것으로도 부족해 마음이 너무 답답하면 잠깐 일을 그만두고 한두 달씩 배낭여행을 가서 마음을 풀고 와 다시 직장을 구했다. 하지만 인생에는 이런 것 이상이 있는 게 아닐까 하는 막연한 생각은 사라지지 않았다.
--- p.67

매사에 경쟁이 심한 우리나라에서 좁은 틈새에 머리를 들이밀어 자신을 조금씩 성장시키며 살아가는 것과 설렁설렁한 섬나라에서 적당히 일하고 적당히 벌어 여유롭게 살아가는 것, 나름의 장단점이 있는 선택지로 보였다. 사람의 생각은 기후를 포함한 지리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 그때 내가 발을 딛고 있던 곳은 더운 여름의 땅이었고, 나는 여름의 땅에 사는 사람처럼 긍정적인 결론을 내리며 속으로 웃었다.
--- p.275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평범하게 살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바쁜 인간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마흔셋이 된 내 안에는
여전히 수줍게 세상을 두리번거리는 아이가 있습니다.

“1993년 겨울 어느 밤, 14개국의 정보를 담은 가이드북 한 권을 들고, 카오산 로드의 한 구석을 헤매는 소년이 있었다. 세뱃돈을 들고 혼자 가게로 달려가는 다섯 살 아이처럼 들떠 있었고, 한편으론 아주 진지했다. 그는 열아홉 살의 소년이었는데, 스스로는 청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고등학생 시절 국내에 출간된 모든 여행서를 탐독하며 배낭여행을 꿈꿨던 소년이 마흔셋이 되어 수마트라 섬에 홀로 섰을 때, 그는 무슨 꿈을 꾸고 있을까? 『이렇게 일만 하다가는』은 일상에 쫓겨 많은 것을 잃어버리고 지낸 우리들 각자가 자신도 몰래 가슴 깊이 묻어두고 있었던 ‘인생의 보딩패스’에 관한 이야기다. 스무 편의 이야기는 낯선 여행지에서 얻은 삶의 위안과 슬픔, 그리고 다른 삶의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일 따위에는 지지 않겠다는 결심과 함께.

당최 시계 약국은 어디 가믄 있는겨?
시계 약을 살 곳이 없다며 약국에 찾아와 느닷없이 시계 약을 달라는 할머니를 보고 이제부터 시계 약도 팔고, 좀약도 팔고, 웃음도 울음도 팔자고 결심한 저자. 그때부터 “어두운 눈을 하고 하루 종일 약국에 처박힌 스스로를 불쌍히 여기지 말”기로 한 저자는 자기가 가진 소중한 것들을 모두 꺼내 약을 짓기 시작한다. 『이렇게 일만 하다가는』이 바로 그 ‘빨간약’이다. “이렇게 저렇게 일만 하다가 돈이 모이면 여행을 떠나고, 여행만이 일상을 버티게 하는 유일한 숨통이라고 여기며 살던 시절도 있었다. 그런데 마흔이 넘도록 살다 보니 그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고 저자는 말한다. 여행이든 일상이든 재미있게 지내기 위해서 매일 사소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깨달음. 다만 그런 간단한 것을 알기 위해 수많은 여행이 필요했다는 것이 나름의 역설이겠지만.

마이 올드 트래블 북 컬렉션. 대개는 여행 정보, 여행 일기, 자기 감상이 계통 없이 뒤섞인 이도 저도 아닌 책들이었지만, 열일곱 소년의 소중한 세계였고, 그 책들 구석구석에서 수많은 보물들을 건졌다. 그 책들을 읽으며 머릿속으로 끝도 없는 상상을 했고, 그렇게 형성된 감각을 기반으로 그동안 나는 여행을 하고, 삶을 살아왔다.
사실 이제는 한 소년이 수집하기에는 너무 많은 책들이 세상에 나와 있다. 나조차 책을 쓰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장래 희망을 물어도 뭘 하고 싶은지 도대체 알 수가 없던 (나 같은) 소년은 그런 책들을 읽고 나서 조용히 상상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 책이 곁에 있는 한 그는 계속해서 상상할 것이고, 그것은 언젠가-꼭 여행을 가지 않더라도-그에게 삶이라는 형태로 반드시 실현될 것이다. 나는 그렇게 믿고 있다.
_「책을 훔친 소년」 p.285

인생에 설득되는 기분
“보통 마흔쯤 되면 세상을 보는 틀을 잘 바꾸지 않는다”고 고백하는 저자. “내 틀은 나에게 너무나 완벽하고 익숙해 나와 틀을 거의 구분할 수 없기 때문에 그걸 바꾸기보다 세상을 그 틀에 맞추어 보는 쪽이 편하다.” 하지만 이 책에는 세상을 보는 틀이 밑바닥부터 흔들리는 흔치 않은 경험이 담겨 있다.
여행이 곧 사람들과의 만남이라고 믿는 저자는 20년간의 여행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세상에 존재하는 세 종류의 인간, 그리고 영리한 인간이 절대 이길 수 없는 세상에 대해 들려주는 빠딜(「빠딜의 복권」), ‘이디타 로드’ 개썰매 경주에 참가하기 위해 외딴 시골에서 홀로 수십 마리의 개를 키우는 제시(「그게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은퇴한 뒤 홀로 자신의 농장을 가꾸며 사는 메리(「알로하 같은 그리고 메리 같은」). 우리가 일만 하다가 놓치고 만 삶의 즐거움을 챙겨가며 혹은 찾아가며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이렇게 일만 하다가’ 맞게 될 비극에서 벗어날 실마리를 넌지시 건넨다.

다른 사람의 감정은 내가 책임질 수 없는 일이다. 그럴 에너지가 있으면 나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들여다보는 데 사용하는 편이 낫다. 최소한 그때 기분은 그랬다.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한동안 싸가지가 없다는 말을 몇 번이고 들었다. 그전에도 들었던 말이지만 더 자주 들었다. 마흔이 다 된 사람이 듣고서 신날 말은 아니지만 상관하지 않으니 그리 불편하지도 않았다. 3년이 지난 요즘은 좀처럼 그런 말을 듣지 않게 되었다. 둘째가 좀 더 크면 파리의 아파트를 다시 한 번 알아봐야겠다.
_「파리지앵은 그렇게들 얘기하는 것 같더군요」 p.240

우리는 젊었고, 시간과 호기심이라면 바닷가 마을의 미역처럼 남아돌았으니까
젊음은 다만 추억하는 것일까. 아니면 그 젊음은 우리에게 여전히 어떤 힘이 되어줄 수 있을까? “레이스를 벗어난 경주마”처럼 편안했던 시절이라고 회상하는 그 시절. 방콕의 밤처럼 환하게 웃던 친구들(「방콕의 밤처럼 환하게 웃으며」), 스무 살 20인실 도미토리에서 처음으로 느낀 ‘인생에 대해 조금은 알 것 같은 마음’(「스무 명이 자는 방」). 프놈펜의 변두리 마을에서 만난 ‘세상에서 나랑 제일 비슷한 인간’ 요헤이(「세상에서 나랑 제일 비슷한 인간」). 그리고 첫사랑처럼 마음을 빼앗긴 유키코(「유키코의 침대로」).
저자는 그 시간을 하릴없는 시간을 나누는 것으로 충만했던 시간인 동시에 지금을 견디게 해준 ‘쓸모없던’ 시간들이라고 말한다. 아무래도 좋은 이야기들로 가득했던 그 시절은 “어느새 이런저런 이유로 친구를 하나하나 잃어가는” 삶, “그것이 성인으로서 살아가기 위해 받아들여야 할 당연한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살아온” 삶의 의미를 곱씹게 해준다.

그러나 우리는 거의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매일 아침 일어나 오늘은 또 어떻게 보낼까 생각하며 어슬렁대다가 정신을 차려보면 저녁이 되어 있고, 하는 수 없이 맥주를 마시는 생활을 반복할 뿐이었다. 무엇에도 상관하지 않으며, 그저 하루하루를 흘려보내는 일은 8년 전에 내가 생각했던 만큼 나쁘지 않았다. 성공을 위해, 아니 그저 실패하지 않기 위해, 계속 앞으로만 나아가던, 여행마저도 사우디에 간 건설일꾼들처럼 맹렬하게 달려들던 인간이 어느 순간 그 행진의 이유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보기에 따라서는 여행자라기보다 폐인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레이스를 벗어난 경주마처럼 편안했다.
_「방콕의 밤처럼 환하게 웃으며」 p.88

이처럼 부지런한 평행우주적인 세계라니... 거짓말 같은 만남,?농담 같은 여행
20년간의 여행이라니, 오랜 시간이니만큼 저자가 겪은 믿기 어려운 이야기들이 책 속에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2년의 시차를 두고 동일한 버스에서 벌어진 믿지 못할 경품 당첨 사건(「차이나 매트릭스」), 여우에 홀린 듯 하룻밤을 보낸 방비엥의 어느 미스터리한 저녁(「방비엥의 여우」), 모리셔스에서 꿈꾸는 두부공장(「모리셔스의 두부왕」). 거짓말 같은 이야기들 속에서 우리는 지금 현재 삶만이 정답인 듯 사는 우리의 좁은 시야를 확인하게 된다. 세상은 거짓말처럼, 생각보다 많은 일들이 벌어지는 곳이다. 그리고 그곳에는-이 또한 역설일 텐데-당신과 비슷한 삶을 사는 누군가가 살고 있다. 이제 그들을 만나볼 시간이다.

요헤이와 나는 찾아가 인사를 나눌까 하다가 그만두었다. 누구에게나 사생활은 필요한 법이니까. 어쩌면 그녀는 오늘 드디어 ‘이디타 로드 레이스’에 나갈 경주견들과 각자의 특성에 맞는 최적의 조합을 찾아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지독히 외로워서 모든 것을 다 때려치우고, 눈앞의 남자와 캘리포니아로 떠날까 생각 중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게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한 주의 마지막에 기분을 조금 풀어놓을 권리쯤은 있다. 그래서 세상에 맥주가 있는 것이다. 매일 아침 8시면 출근해 좁은 조제실에서 복닥대며 일탈을 꿈꾸는 마흔이 다 된 사내건, 자기와 함께 살 남자를 고르는 일 대신 같이 달릴 개를 고르고 있는 스물넷의 아가씨건. 다행히 ‘후두 브루어리’는 각기 특성이 다른 여러 종류의 맥주를 생산하고 있었고, 나는 그 특성을 낱낱이 파악하겠다는 각오로 다시 한 번 맥주를 받으러 갔다.
_「그게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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