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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갈리아의 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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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갈리아의 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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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1996년 07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384쪽 | 522g | 148*210*30mm
ISBN13 9788982730009
ISBN10 8982730001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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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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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히스테리아
1995년 이화여대 대학원 여성학과에서 만난 이현정, 엄연수, 윤자영, 노옥재 등이 결성한 여성주의 문화기획 집단. 이론서 「여성과 남성이 다르지도 똑같지도 않은 이유」를 번역했고 여성주의 인식을 확산시키는 다양한 활동을 벌였다. 이 책의 번역에 참여한 네 사람은 현재 각각 번역, 출판, 연구, 사회 운동을 통해 여성과 남성이 모두 행복해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YES24 리뷰 YES24 리뷰 보이기/감추기

그, 가상 세계에서 그녀가 되다
--- 최문희 (kokuma@yes24.com)
전에 『테이레시아스의 역사』라는 책을 열광적으로 읽었었다. 이 책에서 처음 알게 된 테이레시아스는 그리스-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로 남녀의 삶을 모두 살아본 후 남자와 여자의 세계, 더 나아가 신과 인간의 세계를 넘나들며 양쪽 세계를 편견 없이 해석해줄 수 있는 혜안을 지니게 되었고, 이 지혜를 바탕으로 위대한 예언자가 된다. 패러디 기법을 사용한 소설『이갈리아의 딸들』은 남녀의 역할이 완전히 뒤바뀐 가상의 국가 이갈리아를 통해 테이레시아스의 눈으로 여성과 남성을 들여다보게 해준다.

이 책의 영문판 표지를 보면 한 손에는 책을, 한 손에는 담배를 든 거만한 얼굴의 한 여성이 소파에 앉아 있고, 약간은 주눅 든 표정의 고개 숙인 남성이 그녀에게 커피를 가져다 주고 있다. 이렇게 이갈리아에서 남녀와 관련된 것이라면 시시콜콜한 것 하나까지 모두 뒤집혀 있다. 그 곳에서 여성은 '움(wom)'이라 불리며, 남성은 '맨움(manwom)'이라고 불린다. 움에게는 결혼 유무와 상관없이 미즈(Ms)라는 경칭을 붙히고 결혼한 맨움에게는 따로 미재스(Msass)라는 경칭을 붙혀준다. 또한 맨움은 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수염에 최신 유행의 퍼머를 하고, 매력 없이 비쩍 마른 맨움보다는 풍성하게 살 찐 맨움이 인기가 있어서 살을 찌우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물론 움이 바깥 일을 하면서 맨움을 먹여살리고, 성관계나 출산에 관련된 것 또한 철저히 움 중심으로 돌아간다. 게다가 움은 아무렇지도 않게 가슴을 내보이고 다녀도 되지만 맨움은 아무리 불편해도 '페호'라는 성기 보호대를 항상 착용하고 다녀야 한다. 웃긴 것은 이 페호 또한 각종 디자인이 있어 최신 스타일은 꽤 비싸다는 거다. 저자의 상상력과 재치, 남녀문제에 관한 뛰어난 통찰력이 바로 이 '거꾸로 보기'에 담겨 있고 여기에 이 소설의 묘미와 힘이 있다.

하지만 이 가상의 세계가 여성에게 마냥 좋은 이상향이거나 평등주의가 실현된 멋진 신세계는 결코 아니다. 소설 첫머리의 용어 설명에 따르면 이갈리아라는 이름이 평등주의(egalitarian)와 유토피아(utopia)의 합성어에서 나왔다고 하지만, 억압받는 성이 여자에서 남자로 바뀌었을 뿐 이 곳에서도 성과 관련된 편견과 억압, 강간, 권력관계를 지속시키기 위한 각종 학문의 정당화 작업은 여전히 존재한다. 다만 한가지 차이라고 하면, 여성이 권력을 틀어 쥔 이갈리아에서는 자연과 생명을 신성시하기 때문에 농업과 어업이 주요 산업이며 생태계 파괴가 덜 하다는 것이다.

이렇듯 저자가 남녀 관계가 뒤바뀐 이갈리아를 완벽한 이상향으로 그리지 않은 것은 한 쪽이 월등히 더 많은 권력을 쥔 세계에서 '원래 그렇다'라는 자연스러움이란 권력 가진 자가 만들어내는 것이며, 나중엔 이 자연스러움이 거대한 괴물로 쑥쑥 자라나 개인을 찍어누르는 힘으로 굳어져 버린다는 사실을 속속들이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결국 사람이 살기 편한 세상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균형잡힌 세계라는 말을 하고 있는 거다. 버지니아 울프의 말을 빌려 다시 말하자면 창조적인 힘은 양성적인 마음에서 나온다.

남성과 여성의 세계에 양 발을 딛고 선 테이레시아스가 균형잡힌 혜안을 가지고 있었던 것처럼,『이갈리아의 딸들』은 풍자와 패러디를 통해 새로운 눈으로 지금의 세상을 바라보게 해준다. 일부 독자들은 이 책을 보고 불편해 하거나 말도 안된다고 웃어 넘길 수 있지만 이 뒤집어 보기라는 충격요법을 통하지 않고는 지금의 세계가 어떤 요지경 세상 속인지 철저하게 들여다볼 수 없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이건 어머니가 아들한테 주는 충고인데, 움은 움이라는 것, 그리고 움은 움이 필요로 하는 것을 요구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결국 모든 움은 맨움을 정부로만 볼 뿐이야. 움이 흥미를 갖는 것은 그것뿐이야. 움이 단지 이야기만 하는 것으로 만족할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돼.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봐라, 페트로니우스. 너의 가엾은 작은 막대가 그녀를 흥분시키는데, 더구나 어둠이 내리면 움이 단지 수다로 만족할 것이라고 기대할 수는 없는거야.
--- p.89
움 wom - 1.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이라고 분류되는 성의 인간 2. 어떤 성의 인간이든 인간을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3. 일반적인 인간을 움으로 지칭할 수도 있다.
맨움 manwom - 가부장제 사회에서 남성이라고 분류되는 성의 인간
아내 wife/ 하우스바운드 housebound - 움과 맨움이 결혼하면 움은 아내가 되고 맨움은 하우스바운드가 된다.
도나 제시카 Donna Jessica - 1. 이갈리아인들이 하느님 어머니의 딸이라고 믿는 움의 이름 2. 놀람, 충격, 분노 등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하는 말 예를 들어 '도나'(빌어먹을)
페호 peho - 맨움들이 페니스를 받치기 위해 입는 옷

' 네가 젖꼭지를 갖고 있지 않는 한 좋은 직업을 얻기란 불가능해'

'경작법이 더 복잡해지고 발달된 농기구가 수확량을 증가시키면서 인간사회에 계급 분화의 기초가 등장했다. 자연적으로 움이 땅을 소유했고, 동시에 맨움을 자신에게 묶어놓고 이용할 방법을 발견하려고 애썼다...그들은 아이들 임신케 하는 것 외에는 기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이를 돌보는 일을 맡았다.'

'움은 어떻게 보이든 상관없어. 움은 임신을 한단 말이야. 그러니까 움은 뚱뚱해지기도 하고 날씬해지기도 하지. 움에게 이상적인 체형을 정한다는 것은 우스운 거야'
--- 2000/04/15 (minju77)
'아니야. 그렇지만 예를 들어, <맨움>이라는 말을 생각해 봐. 이 말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어? 내 말은, 그것은 맨움은 단지 어떤 종류의 움이라는 것을 의미한다는 거야. 움이 어떤 종류의 맨움인 것은 아닌데 말이지. 왜 그들은 <맨>이라고 말하지 않지? 인간 전체를 의미할 때에도 움이라는 말을 쓰지. <움의 권리>...... <움이 만든 섬유(인조 섬유)>, 많은 예들이 있지.' (p. 193)
--- p.
미안하지만, 페트로니우스, 그러나 그건 정말 생각할 수도 없어?네가 나를 보수적이라고 보는 것은 옳아, 그리고 나는 권력 관계를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유지하고 싶단다...왜냐하면...왜냐하면, 음, 나는 내 자신이 권력의 위치에 있기 때문이지. 오, 여신이여? 그러나 나는 올바른 결정을 하고 있다는 신념을 갖고 그 자리에 있는 거란다.
--- p.347
'무슨 일이에요, 여보 ? 난 턱수염에 삼푸를 잔뜩 묻혔는데'
'전화, 전화 갖다 줘'
'안돼요. 거품이 온 집안에 아 떨어질 거예요'
'씻고 말려, 빌어먹을 !'
잠깐 침묵이 흘렀다. 브램은 초조하게 테라스 문 쪽을 보았다.
'루스?'
'응'
'설명서에 오 분 돋안 그대로 두어야 한다고 써 있어요. 지금 헹구면 턱수염은 모두 꼬불꼬불하게 될 텐데 난 내일 모닌 커피 모임에 가야 한다구요'
브램은 고래를 흔들었다. 하느님 어머니 ! 어떻게 그런 일이 중요할 수 있나. 맨움들이란 ! 하지만 그녀는 미용사가 손질한, 늘 부드럽고 좋은 향기가 나는 크리스토퍼의 곧은 턱수염이 매력적으로 보인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했다.
--- p.49
단지 이야기하러 갔다고! 너희들 맨움은 항상 그렇게 이야기하지. 단지 이야기만 한다고. 이걸 기억해야 한다, 페트로니우스. 이건 어머니가 아들한테 주는 충고인데, 움은 움이라는 것, 그리고 움은 움이 필요로 하는 것을 요구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결국 모든 움은 맨움을 정부로만 볼 뿐이야. 움이 흥미를 갖는 것은 그것뿐이야. 움이 단지 이야기만 하는 것으로 만족할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돼.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봐라, 페트로니우스. 너의 가엾은 작은 막대가 그녀를 흥분시키는데, 더구나 어둠이 내리면 움이 단지 수다로 만족할 것이라고 기대할 수는 없는거야.
--- p.89
'그렇지만 나는 뱃사람이 되고 싶다구요! 난 아기를 데리고 바다에 갈거예요!'
'그러면 그 아이의 엄마가 뭐라고 하겠니? 안돼. 인생에는 참아야만 하는 것이 있는 법이야. 때가되면 너도 알게 될거다. 우리사회와 같은 민주사회에서도 모든 사람들이 똑같을 수는 없는 거야. 그렇다면 엄청나게 지겨울테지. 삭막하고 울적할거야'
'자기가 되고 싶은 것이 될 수없는 것이 더 삭막하고 짜증나는 일이에요!'
'누가 네가되고 싶은 것이 될수없다고 했니? 내말은, 네가 현실적이어야 한다는 거야. 꿩도 먹고 알도 먹을 수는 없어. 네가 아이를 갖는다면 아이를 키우는 일밖에 할수 없는거야. 잘들어라, 페트로니우스. 어렸을 때 나도 뭐가 될 것인가에 대해 원대한 꿈을 갖고 있었단다. 바다의 낭만, 그것 때문에 네가 괴로워하는거지...'
여동생이 그를 비웃었다. 그녀는 페트로니우스보다 한살반 어렸지만 늘 그를 못살게 굴었다.
'하하하 맨움은 뱃사람이 될 수 없어. 너는 아마 선실 보이나 남자 선원, 아니면 남자 타수가 되겠다는거구나? 우스워죽겠다. 바다에 가는 맨움들은 창남이나 팔루리안 뿐이야.'
--- p.13~14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나는 남자가 여자 입장이 한번 되어보면 어떨까를 자주 생각해 본다. 여자들이 왜 그렇게 억울하다고 말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남자에 대해 적대감까지 갖게 되는지를. 『이갈리아의 딸들』을 읽으며 나는 너무나 통쾌했다.
오숙희 (여성학자, 방송인)

딸을 안고 있는 父성의 聖화, 커다란 난자와 그를 쫓는 조그만 정자들, 새끼를 돌보는 수컷물고기 등은 여성이 지배하고 남성이 종속된 사회의 지식체계이고 의미구조이다.한 사회의 남녀 성역할이 바뀐다는 것은 의미구조와 상징체계, 지식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동반해야 한다는 것을 이 책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김은실 (이화여대 여성학과 교수)

이 책은 ‘맨움’의 이름으로 자신의 사회화된 성, 불행의 현실성을 인식하고, 자매애라는 지상 최고의 정치적인 연대감으로 세상과 싸워가는 모든 여성의 이름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남성들에게 한마디 내던지고 있다. ‘너 이래도 모르겠니?’
변영주 (영화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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