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은 그 신문이 무엇인지 바로 알아차리고 벌떡 일어섰다. 합격자 명단이 나왔다! 머리가 빙빙 돌고 심장이 아프도록 쿵쾅거렸다. 앤은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었다. 다이내나가 복도를지나 너무 흥분해서 노크도 하지 않고 방으로 뛰어들어오기까지 한 시간이나 걸린 것처럼 느껴졌다.
“앤, 너 합격했어. 그것도 일등으로. 너하고 길버트가 공동 일등이야. 그래도 네 이름이 더 먼저 나왔어. 오, 네가 정말 자랑스러워!”
다이내나는 그렇게 외치고는 신문을 탁자에 던져 버리고 앤의 침대에 벌렁 드러누워 버렸다. 숨이 차서 더 말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앤은 손이 떨려 성냥을 여섯 개나 버리고 나서야 램프에 불을 붙였다. 그러고는 신문을 잡아챘다. 그렇다, 앤은 합격했다. 200명의 아이들 이름 제일 위에 자기 이름이 있었다! 살 만한 가치가 있는 순간이었다.
--- p.352
“아, 커스버트 아주머니, 제가 초록 지붕 집에 살지도 모른다고 말씀하신 게 정말이세요? 정말 그렇게 얘기하셨어요? 아니면 제 상상인가요?”
마릴라는 심술궂게 말했다.
“넌 상상력을 조절하는 법을 배워야겠구나, 앤. 무엇이 현실이고 상상인지 구별할 수 없다면 말이다. 그래, 네가 들은 그대로야, 아직 결정된 건 아니고, 어쩌면 우린 널 블루엣 부인에게 보내기로 결정할지도 모른다. 그 부인은 나보다 더 네 일손이 필요한 것 같으니까.”
앤이 격렬하게 말했다.
“그 아주머니와 사느니 차라리 고아원으로 돌아가는 게 나을 거예요. 그 아주머니는 꼭 …… 꼭 송곳같이 생겼어요.”
마릴라는 앤이 그런 식으로 얘기하는 걸 야단쳐야 한다는 생각에 억지로 웃음을 참으며 엄하게 말했다.
“너 같은 어린애가 알지도 못하는 어른에 대해 그렇게 얘기하는 건 부끄러운 일이야. 돌아가서 조용히 입 다물고 착한 아이처럼 앉아 있거라.”
앤은 얌전하게 자기 자리로 되돌아가며 말했다.
“아주머니가 하라는 대로 뭐든 하겠어요. 절 데리고 있어 주시기만 한다면요.”
--- pp.70~71
“다이내나를 취하게 했다고! 앤, 네가 정신이 나간 거니, 아니면 배리 부인이 정신이 나간 거니? 도대체 다이내나에게 뭘 준 거야?”
앤은 흐느껴 울었다.
“딸기 주스밖에 안 줬어요. 아무리 세 잔 가득 마셨다고 해도 다이애나가 주스를 마시고 취할 줄은 정말 몰랐어요, 마릴라 아주머니. 아, 토머스 아주머니의 남편처럼 그렇게……그렇게……말하잖아요! 하지만 전 다이애나를 취하게 하려는 게 아니었어요.”
“취하다니 말도 안 돼!”
마릴라는 거실 벽장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선반에는 에이번리 마을에서 명성이 자자한 마릴라가 직접 담근 3년산 포도주가 놓여 있는 게 한눈에 보였다. 물론 배리 부인처럼 까다로운 사람들은 맛이 별로 좋지 않다고 했지만 말이다. 그 순간 마릴라는 딸기 주스를 앤에게 일러 준 대로 거실 벽장에 두지 않고 지하 저장실에 두었다는 생각이 났다. 마릴라는 술병을 들고 부엌으로 갔다. 마릴라는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 실룩거렸다.
“앤, 넌 정말 말썽을 일으키는데 천재구나. 다이애너에게 딸기 주스가 아니라 포도주를 주었어. 맛도 몰랐니?”
--- p.175
“아, 커스버트 아주머니, 제가 초록 지붕 집에 살지도 모른다고 말씀하신 게 정말이세요? 정말 그렇게 얘기하셨어요? 아니면 제 상상인가요?”
마릴라는 심술궂게 말했다.
“넌 상상력을 조절하는 법을 배워야겠구나, 앤. 무엇이 현실이고 상상인지 구별할 수 없다면 말이다. 그래, 네가 들은 그대로야, 아직 결정된 건 아니고, 어쩌면 우린 널 블루엣 부인에게 보내기로 결정할지도 모른다. 그 부인은 나보다 더 네 일손이 필요한 것 같으니까.”
앤이 격렬하게 말했다.
“그 아주머니와 사느니 차라리 고아원으로 돌아가는 게 나을 거예요. 그 아주머니는 꼭 …… 꼭 송곳같이 생겼어요.”
마릴라는 앤이 그런 식으로 얘기하는 걸 야단쳐야 한다는 생각에 억지로 웃음을 참으며 엄하게 말했다.
“너 같은 어린애가 알지도 못하는 어른에 대해 그렇게 얘기하는 건 부끄러운 일이야. 돌아가서 조용히 입 다물고 착한 아이처럼 앉아 있거라.”
앤은 얌전하게 자기 자리로 되돌아가며 말했다.
“아주머니가 하라는 대로 뭐든 하겠어요. 절 데리고 있어 주시기만 한다면요.”
--- pp.70~71
“다이내나를 취하게 했다고! 앤, 네가 정신이 나간 거니, 아니면 배리 부인이 정신이 나간 거니? 도대체 다이내나에게 뭘 준 거야?”
앤은 흐느껴 울었다.
“딸기 주스밖에 안 줬어요. 아무리 세 잔 가득 마셨다고 해도 다이애나가 주스를 마시고 취할 줄은 정말 몰랐어요, 마릴라 아주머니. 아, 토머스 아주머니의 남편처럼 그렇게……그렇게……말하잖아요! 하지만 전 다이애나를 취하게 하려는 게 아니었어요.”
“취하다니 말도 안 돼!”
마릴라는 거실 벽장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선반에는 에이번리 마을에서 명성이 자자한 마릴라가 직접 담근 3년산 포도주가 놓여 있는 게 한눈에 보였다. 물론 배리 부인처럼 까다로운 사람들은 맛이 별로 좋지 않다고 했지만 말이다. 그 순간 마릴라는 딸기 주스를 앤에게 일러 준 대로 거실 벽장에 두지 않고 지하 저장실에 두었다는 생각이 났다. 마릴라는 술병을 들고 부엌으로 갔다. 마릴라는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 실룩거렸다.
“앤, 넌 정말 말썽을 일으키는데 천재구나. 다이애너에게 딸기 주스가 아니라 포도주를 주었어. 맛도 몰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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