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돈을 낳는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문제는 돈 없는 사람이 어떻게 돈을 버느냐다. 나 또한 후자 쪽이었다. 적은 돈으로,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그리고 합법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했다.
그때 내 눈에 들어온 곳이 ‘파주’였다. 서울에서 차로 겨우 1시간 남짓이지만 왠지 멀게만 느껴지는 그 도시가 내게는 ‘기회의 땅’으로 다가왔다. 내친김에 지도를 펼쳐 놓고 서울 시청에다 컴퍼스를 꽂은 뒤 살펴보니 파주는 1시간 반경 안에 있는 지역 중 가장 땅값이 싼 곳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곳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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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남북정상회담과 북미회담이 성공적으로 이어지면서 접경지대는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통일’에 대한 희망이 보이자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찬밥 신세였던 접경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뛰기 시작한 것이다. 정부에서는 대북 지원 정책을 속속 발표하고, 미국 에서도 경제 지원과 협력을 약속했다. 당연히 이 모든 것이 접경지역 부동산 투자의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쯤 되면 “그럼 이미 오를 대로 오른 것 아닌가요?”라는 말이 나올 법하다. 그러나 그간 ‘땅값’이 아니라 ‘똥값’ 취급을 받던 지역이다 보니 제대로 된 평가를 받으려면 아직도 멀었다. 실제로 북한과의 교류가 시작되고 왕래까지 가능해지면 그 가치는 훨씬 높아질 것이다.
“요즘 세상에 순진하게 진짜 통일이 되기를 바라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낙후된 북한을 개발하려면 돈이 필요할 테고, 그러자면 당연히 우리 세금이 오를 테고. 게다가 남북이 떨어져 산 세월이 얼맙니까? 이젠 거의 다른 나라, 다른 민족이라고 봐도 딱히 틀린 말은 아닐 정돈데 그런 사람들끼리 만나 네가 옳니, 내가 옳니 하면서 맞춰 가려면 얼마나 피곤하고 답답하겠어요. 그 짓을 하느니 차라리 이대로가 낫지 않겠어요?”
일리 있는 말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마음은 필요해 의해 움직인다는 것을 잊지 말자. 정치적 이념보다 중요한 것이 ‘먹고사는 일’이며, 우리가 필요한 것을 북한이 갖고 있고 북한이 필요한 것을 우리가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굳이 ‘한민족’이라는 듣기 좋은 단어를 꺼내들지 않아도 필요에 의해 협력할 수 있다는 말이다.
(프롤로그)
남북교류가 활성화되면 철조망으로 막혔던 교통로가 활짝 열리게 된다. 그러면 분단 전 사용된 교통로가 다시금 주목받게 될 것이다. 예전에 사용되던 교통로 역시 당시의 인구분포와 자연 지형에 따라 나름 최적으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작고 굴곡진 교통로를 현대적으로 크고 넓게 개량하거나 새로 건설한다고 해도 기존의 주요 교통로를 감안해서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인적 교류, 물류의 이동, 통일경제특구, 공단, 평화공원 등의 접경지역 개발사업은 주요 남북교통로 주변에 만들어질 것이기 때문에 접경지역 투자를 할 때 반드시 분단 전 주요 교통로를 고려해야 좀 더 합리적인 투자처를 찾을 수 있다.
[3개의 철도, 6개의 국도, 4개의 지방도]
경의선 철도, 동일 지역 노선 국도 1호선
경원선 철도, 동일 지역 노선 국도 3호선
동해선 철도, 동일 지역 노선 국도 7호선
국도 43호선(서울 ≫ 금강산 유람 노선)
국도 5호선(춘천, 화천, 철원 ≫ 평안북도)
국도 31호선(양구 ≫ 북한 내금강, 함북 신고산)
지방도 연천 장남면 원당리/반정리 ≫ 북한 장풍군 구화, 개성
지방도 연천군 군남면 옥계리 중면 ≫ 북한 장풍군 삭녕 ≫ 황해도 금천
지방도 연천군 신서면 송현리 ≫ 북한 철원, 황해도 금천
지방도 인제군 서화면 ≫ 북한 외금강산
[핵심 투자지역 Key Point!]
0순위(핵심투자지역) - DMZ 대성동 마을 농지, 파주 민통선, 통일촌, 해마루촌 마을 인근 농지
1순위(투자지역) - 철원 경원선 근방의 민통선 일대 / 연천 장남면, 백학면의 민통선 일대 / 고성 동해선 근방의 민통선 / 파주 제한보호지역 대부분, 특히 경의선 라인 근방
2순위 - 김포, 강화의 민통선 일대 / 양구의 해안면 펀치볼 일대
3순위 - 기타 접경지역 일대
(133~134p)
장단면 노상리, 도라산역과 장단반도 거곡리 벌판의 중간 지역에 있는 논을 매입했다. 거곡리 벌판은 여의도 크기의 광활한 규모로, 겨울에는 몽고고원 에서 살던 검은독수리가 월동하러 오는 지역이다. 환경론자들은 이곳을 생태공원지역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임진강을 준설하여 이곳을 제2의 개성공단으로 개발하자고 제안했으며, 박근혜 정부 때는 국제평화도시를 만들자는 제안을 받은 곳이기도 하다.
[투자 이유] 판단하건대 거곡리 벌판은 어떠한 형태로든 정부 주도하에 개발이 이루어져 향후 수용 가능성이 상당히 커 보인다. 그리고 도라선역 근방도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북한을 거쳐 중국, 러시아 유럽으로 향하는 유라시아 횡단열차의 출발역이 되기 때문에 철도물류유통단지로 수용될 가능성이 크다.
수용 가능성이 큰 두 지역과 달리 내가 매입한 노상리 필지는 그 중간 지역으로, 수용의 위험을 비껴갈 여지가 충분했다. 운이 좋다면 입지와 전략적 가치를 따져 통일도시단지가 들어설 것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개성공단으로 가는 지름길로서 주변에 상권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판단하에 평당 6만 원대의 가격으로 과감하게 매수했다.
[경과] 매입한 노상리 필지는 도로와 길게 접해 있어서 접근성이 좋지만, 농사를 위해 파 놓은 100평 규모의 물웅덩이가 두 개나 자리하고 있었다. 그 덕분에 주변 토지보다 평당 1만 원 정도 싸게 매입했지만, 직접 농사를 짓지 않는 한 물웅덩이는 약점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개발되느냐에 따라 물웅덩이가 더 이상 약점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아니, 물웅덩이 덕분에 상대적으로 땅값이 낮아지므로 매입 시 오히려 장점이 될 수도 있다. 몇 년 뒤 약 100만 원을 들여 포크레인과 불도저를 동원, 웅덩이 매립공사를 하여 평지로 만들었다. 덕분에 땅이 좋은 모양이 되어 평당 13만 원에 거래할 수 있었다. (247~249p)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