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색을 보며 느끼는 이미지는 공통적인 부분이 많지만 이것을 과학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어떤 기준을 가지고 색을 분석하고 분류해야 모든 사람들에게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할 수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서는 'Hue & Tone 체계', '컬러 이미지 공간'등 컬러를 분석하는 도구를 설명하고, 여러분 스스로 배색에 활용하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색상 & 색조(Hue & Tone) 130 색체계
색 체계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먼셀이 연구한 색상, 명도, 채도에 의한 색체계입니다. 그러나 먼셀 색체계는 색의 느낌이나 이미지를 나타내기에는 너무 복잡하고, 또한 쉽게 그 느낌이 연상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색을 설명하기 위해서 색에 대한 사람의 심리를 다룬 '색상 & 색조 체계(Hue & Tone System)'을 사용했습니다.
색상 & 색조 체계에서는 색을 색상(Hue)과 색조(Tone) 두 카테고리로 나눕니다. 색상은 빨강, 노랑, 파랑, 흰색, 회색, 검정 등을 말하며, 색조는 채도와 명도를 하나로 합친 개념으로 색의 강하고 약함이나 어둡고 밝은 정도를 말합니다. 색상 & 색조 체계(Hue & Tone System)는 사람들이 하나의 색을 볼 때 느끼는 인상에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에 착안하여 만들어진 기준입니다.
예를 들어 3원색인 빨강, 노랑, 파랑색을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선명한", "강렬한" 등의 형용사를 떠올리게 됩니다. 또 흰색이 많이 들어간 파스텔색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연하다", "부드럽다"라고 설명합니다. 이처럼 색상은 달라도 같은 형용사로 표현할 수 있다면 하나의 색조(Tone) 영역으로 분류한 것입니다.
--- pp.33-34
파랑색을 보면 일단 바다와 하늘이 떠올라 탁 트인 시원함, 상쾌함, 맑음을 느끼게 됩니다. 물과 하늘의 맑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파랑색은 아주 시원한 느낌으로 보는 이에게 청량감을 줍니다. 파랑색은 한색(寒色) 중에서도 가장 차가운 색입니다. 파랑색은 뜨거운 생명력을 지닌 빨강색과는 사뭇 대조를 이룹니다. 빨강색이 육체적으로 능동적이라면 파랑색은 정신적이고 수동적입니다. 사람의 호흡과 심장 박동을 빠르게 하는 빨강색과는 반대로 파랑색은 맥박을 느리게 하고 체온을 낮춥니다. 파랑색은 마음을 차분하게 안정시켜주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은 투명한 색이지만 물이 깊으면 파랑색으로 보이게 됩니다. 파랑색은 물의 깨끗한 이미지를 닮았습니다. 더불어 파랑색은 고급스러운 색이기도 합니다. 채도가 높은 빨강색, 주황색처럼 멀리서도 눈에 확 뜨이는 색들은 자칫 저급한 이미지로 전락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파랑색은 언제나 세련된 이미지를 고수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보석을 판매하는 티파니의 유명한 하늘색 상자가 있습니다. 그래서 파랑색은 패션을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며 때로는 캐주얼한, 때로는 포멀(Formal)한 분위기로 표현됩니다.
파랑색이 초록색과 함께 자연을 상징하는 색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자연계에서 파랑색을 자주 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바다, 하늘, 그리고 제비꽃과 물망초도 파랑색이지만 노랑색이나 빨강색에 비하면 그 비율이 훨씬 적습니다. 게다가 먹는 음식중에서 파랑색을 가진 종류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래서인지 파랑색은 식욕을 떨어뜨리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파랑색을 좋아합니다. 빨강색에 대한 선호도가 개인에 따라 매우 극단적인 것에 비해서 파랑색에 대해서는 모두들 무난하게 호감을 느낍니다. 이것은 파랑색이 젊음, 자연, 신뢰를 상징하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동화속의 파랑새는 행복의 상징으로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파랑색은 상상력과 창의력을 상징하는 색이기도 해서 피카소를 비롯한 많은 화가들도 파랑색의 신비로움에 매료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파랑색도 부정적인 의미를 가지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이미지는 우울함, 근심 등이 있으며, 비오는날, 우울한 창밖 풍경은 푸르게 표현되기도 합니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노랑색, 초록색과 함께 파랑색을 가장 좋아하는 색으로 꼽고 있습니다. 그리고 파랑색에 대해 차갑고, 남성적인 색이라고 생각합니다. 파라색은 우리가 즐겨 입는 블루진처럼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한 색입니다. 그러면서도 결코 식상하거나 지겹게 느껴지지 않는 점 또한 파랑색의 매력입니다.
-- pp.2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