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르디올라 감독은 크루이프의 철학을 다른 시대, 다른 팀, 다른 환경에서 자신의 색깔을 더해 구사했지만 큰 뿌리는 같다고 볼 수 있으며, 과르디올라 감독이 항상 강조하는 ‘점유와 패스’(Take the ball, Pass the ball)라는 키워드는 영어권 국가에서 과르디올라 감독의 다큐멘터리 제목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 「 크루이프의 후계자: 바르셀로나 ‘드림팀’의 기둥」 중에서
과르디올라는 팀이 완전히 망가져서 4부 리그로 강등당한 팀을 맡아서, 팀을 당연히 승격시켜야 한다는 기대와 부담을 안고 그걸 해내지 못할 경우 시작부터 실패로 간주될 수 있는 상황에서 감독 커리어를 시작한 것이다. 강등당한 팀이라는 사실 자체가 보여 주듯, 당시 과르디올라가 맡은 팀은 ‘완벽한 팀’과는 매우 거리가 멀었고, 당시 바르셀로나 B팀의 상황은 매우 어수선했다.
--- 「 4부 리그에서 시작한 펩의 감독 커리어」 중에서
이어진 2009/10시즌, 특히 2009년에 바르셀로나는 또 하나의 금자탑을 완성하게 되는데, 8월에 슈퍼컵에서 아틀레틱 빌바오를 꺾고 우승, 이어서 UEFA 슈퍼컵에서 샤흐타르를 꺾고 우승, 끝으로 FIFA 클럽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 클럽 에스투디안테스까지 꺾고 우승을 차지하며 2009년 1년을 기준으로 6개의 대회에서 우승하는 사상 첫 유럽 클럽이 됐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라포르타 회장의 감독 권유를 수락할 때 했던 “모든 대회에서 우승할 것”이라는 약속이 불과 1년 반 만에 이뤄지던 순간이었다.
--- 「 1군 감독 데뷔 시즌 트레블 달성, 2009년 달성한 사상 첫 ‘6관왕’」 중에서
과르디올라 감독의 바이에른 뮌헨 시절이 성공인지 실패인지에 대해서는 해외에서도 국내에서도 엇갈린 평가가 존재한다. 실제로 이것은 단순히 의견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기록으로 드러나는 팩트에 의거할 때도 세 시즌 중 세 시즌 연속 리그 우승이라는, 절대 실패로 규정할 수 없는 근거와 세 시즌 중 세 시즌 모두 챔스 결승 진출 실패라는, 바이에른 뮌헨이라는 클럽의 기준에서는 절대 성공으로 규정할 수도 없는 근거가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에 어쩌면 영원히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는 논제라고도 볼 수 있다.
--- 「 바이에른 뮌헨: ‘미션 임파서블’에 도전, 성공과 실패 사이」 중에서
오랜 커리어 속에서 과르디올라 역시 논란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는 분명 감독으로서 경험을 쌓아 가면서 사람으로서도 성숙해지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어쩌면 다소 ‘고지식’하다고 느껴질지 모를 정도로 전통적인 가치를 중시하는 모습(충성심, 헌신, 규율 등)을 보유한 동시에 젊은 감독들에게서 볼 수 있는 부드러운 모습(유머러스함, 유연함, 창의적임 등)을 동시에 보여 주는 사람이 바로 과르디올라 감독이다. 바로 그 점이 과르디올라라는 인물을 더 흥미롭고, 재미있고, 매력적인 사람으로 만드는 요소일지도 모른다.
--- 「 ‘인간’ 과르디올라를 이해하는 세 가지 키워드: 유머 / 충성심 / 이노베이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