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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호스피스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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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호스피스의 기적

: 짧지만 짧지 않은 생들이 이어지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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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1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296쪽 | 414g | 135*205*20mm
ISBN13 9788958207436
ISBN10 8958207434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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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들이 떼를 쓸 때마다 같은 병실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지는 않을까, 간호사들의 눈 밖에 나지는 않을까 신경 쓰느라 제정신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아들에게 너는 이제 어린애가 아니니 떼쓰지 말라고 소리치고, 때로는 손을 대기도 했습니다. 얼마나 매정한 엄마였을까요. 힘든 치료를 겨우 참고 있는데 어째서 부모에게 맞아야 하는지 섭섭했을 거예요. 아들이 원망에 찬 눈으로 ‘엄마는 병원 편이지? 배신자!’라고 했던 말이 잊히지 않습니다.”
--- p.29

“그 아이들의 눈빛이 지금도 뇌리에 박혀 지워지지 않습니다. 아마도 평생 잊지 못하겠지요. 저는 의사란 참으로 고독한 직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게 과연 의사의 역할인가, 내가 정말로 환자와 가족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있는가에 대해 묻고 답하는 날들이 이어졌습니다.”
--- p.38

“하지만 아기의 죽음을 지켜보면서 생각한 것은, 그 ‘1패’에 속하는 환자에게도 인생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비록 수개월이었지만 그 아기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어떻게 생명을 연장할까를 고민할 게 아니라, 짧더라도 충실한 삶을 보낼 수 있도록 해야 했어요. 이렇게 죽음을 하나의 실패로 치부하는 건 어디까지나 의사의 입장이 아닐까, 잘못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자, 지금까지 제가 생각해온 의료란 무엇이었는지 의문이 생겼습니다.”
--- p.44

“저는 치료가 끝나면 그걸로 끝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어요. 완치가 된다 해도 이후 아이의 인생에는 또 다른 시련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제가 야마토의 마음을 좀 더 헤아렸다면 아이는 덜 힘들었을까요. 하지만 저는 어떻게 돌보아야 하는지 전혀 배우지 못했고, 의료와 복지의 도움도 받지 못했습니다. 아이는 홀로 괴로워하다가 세상을 저버렸습니다.”
--- p.51~52

“선생님 말씀대로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는다면, 아이는 앞으로 얼마나 더 살 수 있습니까.”
“단언할 순 없지만 아마 3개월에서 6개월 정도일 것 같습니다. 치료를 계속한다 해도 그다지 차이는 없을 겁니다.”
사실상 시한부 선고였다. 아버지는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아이는 이 순간에도 필사적으로 병과 싸우면서 대학 진학을 꿈꾸고 있었다. 부모로서 이 권유를 받아들여야 하는가. 어느 것이 아이에게 더 나은 선택인 것인가. 창문 너머 보이는 7월의 태양은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시험까지 반년이 남은 날이었다.
--- p.148

“저희 부부가 쓰루미 호스피스에 올 수 있었던 건 행운이었습니다. 선생님들을 만나기 전까지는 유타가 죽으면 모든 것이 끝이라고 생각했어요. 병원과도, 함께 투병했던 아이들과도 말입니다. 그러나 저희는 아이가 떠난 후에도 호스피스의 활동에 참여했고, 하라 선생님과도 계속 교류했습니다. 유타의 죽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고 할 수 있어요. 지금 저희가 호스피스를 돕는 것은 다른 부모들에게도 이러한 것을 알려주고 싶기 때문입니다.”
--- p.269

“저희는 단순히 시설이 주목받는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아픈 아이들이 구김살 없이 자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어요. 이를 위해서는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홍보활동을 펼쳐나가야 합니다. (……) 모두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여기까지 왔고, 이곳은 점점 그 토대가 완성되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쓰루미 어린이 호스피스가 아이들과 가족들을 지원하기 위해 함양해온 것들이 이 사회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 p.277, 284

이들은 십수 년의 투병 생활을 비극이 아니라 성장의 거름으로 삼고 있었다. 만남, 이별, 슬픔, 아픔……. 이것들을 인생에서 의미 있는 것으로 바꾸고, 사회에도 도움이 되고자 했다. 나는 호스피스에서 들었던 ‘깊게 사는 것’의 의미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것이야말로 쓰루미 어린이 호스피스에 참여한 모든 사람이 바라는 미래였다.
--- p.290~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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