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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읽는 한국 근대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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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읽는 한국 근대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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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6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296쪽 | 482g | 153*224*20mm
ISBN13 9788934950882
ISBN10 8934950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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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풍경'의 오른쪽에는 흰옷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는데, 지금의 태평로에서 조금 왼쪽 부근이다. 만약 보스가 웅장한 경복궁만 그리고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지 않았다면, 이 작품은 평범한 풍경화에 불과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흰색 도포자락을 휘날리며 거리를 활보하는 행인을 몇 명 그려넣어, 당시 조선 사람들의 ‘보편적 특징’을 화폭에 담음으로써 그림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 그의 책에서 “그곳(조선)에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민족 중 하나가 살고 있었는데, 그들은 항시 ‘유령처럼’ 흰옷을 입고 마치 꿈속에서처럼 아무 말 없이 걸어다녔다”고 묘사했다. --- p.19

11월 14일 재판이 시작되었다는 소식 이후 다음 해 3월 26일 사형이 집행될 때까지 안 의사에 대한 보도는 계속되었다. '황성신문'은 1909년 11월 14일자에서 재판이 시작되었다는 기사를 냈고, 이듬해 3월 25일자에서는 “내가 한국 독립을 회복하고 동양 평화를 유지하기 위하여 3년 동안을 해외에서 풍찬노숙하다가 마침내 그 목적에 도달치 못하고 이곳에서 죽노니, 우리 2천만 형제자매는 각자 스스로 분발하여 학문을 힘쓰고 실업을 진흥하며 자유독립을 회복하면 한이 없겠노라”는 내용의 ‘2천만 동포에게 보내는 유언’을 기사로 출고했다. … '황성신문'은 안 의사의 마지막 유묵을 보도하면서 자연스럽게 ‘대한국인 안중근’이라는 서명도 함께 소개했다. 민족의 원수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안중근 의사를 향한 당시 언론인들의 예의였을 것이다. --- pp.52~53

순정효황후는 창덕궁 낙선재에서 몰락한 황실 친인척들의 뒤치다꺼리를 하면서 남은 생을 보냈다. 한국전쟁 때는 정부에서 손을 써주지 않아 피난을 가지 못한 채 인민군에게 둘러싸였지만 “내가 조선의 국모”라며 호통을 쳤다는 일화가 전한다. 시누이인 덕혜 옹주가 기억상실증에 걸려 돌아오는 모습까지 지켜봐야 했던 황후는, 1966년 낙선재에서 71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곡을 하지 말라는 유언을 남겼고 슬하에 자녀는 없었지만, 60만 인파가 ‘조선왕조의 마지막 국모’가 지아비가 있는 유릉으로 가는 길을 배웅했다. --- p.79

금강산에서도 마하연의 모습을 담은 그림은 많지 않다. 근현대 화가의 작품으로는 밀러의 판화가 유일하다. … 내금강 마하연은 지리산 칠불사와 함께 우리나라 2대 참선도량이다. 근대의 고승 만공 선사가 1905년부터 3년 동안 선을 지도했고, 성철?청담 스님 등도 젊은 시절 이곳에서 선을 공부했다. 마하연은 통일신라 시대부터 조선시대 그리고 근대까지 1200년이 넘도록, 내금강 깊은 곳에 호젓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영주 부석사 다음으로 오랜 역사를 지녔고,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의 참화 속에서도 무탈하게 자리를 지켰지만,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주춧돌 일부와 돌계단이 남아 있을 뿐이다. --- p.155

김구, 김규식 등 회의 참석자들은 5월 5일 서울로 돌아왔는데, 홍명희는 함께 오지 않고 북한에 남았고 얼마 후 가족들을 북한으로 불러들였다. 좌익이 아니라 민족주의자였던 홍명희가 북한에 남은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당시 나이가 어렸던 김일성이 학식과 명망이 있는 홍명희가 자신의 옆에 있으면 정치적 입지를 확고히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서, 북한 잔류를 간곡히 설득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 pp.214~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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