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든 반려동물이 계속 조용한 곳으로 숨고자 한다면, 억지로 밝은 곳으로 꺼내려 하지 말고 반려동물이 스스로 준비하는 마지막을 조용히 지켜봐 주세요. 가만히 옆에 앉아 동물을 쓰다듬어주고, 낮은 목소리로 행복했던 순간들을 천천히 들려주세요. 동물이 평소 좋아했던 장난감이나 물건을 옆에 가져다주는 것도 좋습니다. 편안함과 안정감을 더 느낄 수 있도록 말이죠. 시끄러운 물건을 치우고, 불을 꺼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반려동물의 마지막 순간에 꼭 무엇을 해야만 하는 건 아닙니다. 그저 옆에서 조용하게 함께 시간을 보내주고, 많이 쓰다듬어주세요.
--- p.78, 「반려동물의 마지막 시그널」 중에서
사람이든 동물이든 한 생명의 마지막을 보내주는 순간은 진중해야 합니다. 마치 밀린 숙제를 처리하듯 해치우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시간적 여유, 심적인 여유를 더 가져도 됩니다. 그게 떠난 동물을 잘 기리는 방법이며, 나의 마음도 잘 추스르는 방법입니다
--- p.82, 「무지개다리, 그 이후의 일」 중에서
깊은 슬픔과 고통스러운 애도는 사랑의 필수적인 일부입니다. 순간은 영원하지 않으며 행복한 순간은 결국 지나가 버린다는 깨달음이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느끼는 깊고 절절한 기쁨의 필수 조건이듯 말입니다. 그러니 생을 함께했던 다른 사람들과 사랑하는 반려동물의 죽음을 충분히 애도해야 그 아이가 오랫동안 우리 마음속에 생생하게 기억될 수 있지 않을까요?
--- p.85, 「죽음을 부인하는 것은 사랑하는 마음까지 포기하는 것입니다」 중에서
사람의 죽음이 무조건 동물의 죽음보다 언제나 더 아파야 하는 건 아닙니다. 그러므로 혜선 씨는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보다 더 슬픈 게 정상인가’라고 자신을 탓할 필요가 없습니다. 주변에서도 “너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도 그렇게 슬퍼하지 않았잖아”라고 비난해서는 안 됩니다. 슬픔과 상실의 크기에 우선순위는 없으니까요.
--- p.103, 「펫로스의 충격」 중에서
반려동물은 우리에게 절대적인 사랑과 신뢰를 보냅니다. 항상 문 앞에서 꼬리를 흔들며 우리를 기다리고, 얼굴을 핥고 곁에 와서 기댑니다. 우리가 기분이 좋을 때도 안 좋을 때도, 일에 몰두해서 잠시 무심할 때도, 화가 나서 짜증을 부릴 때도, 다른 사람과 통화하느라 반려동물이 곁에 있는 것조차 모를 때도 이들은 우리에게 실망하지 않습니다. 이들은 다른 곳으로 눈 돌리지 않고 한결같은 눈빛으로 우리를 바라봅니다. 어떤 숨은 의도도 없이, 어떤 은밀한 목적도 없이, 환한 애정을 하나도 감추지 않고 보여줍니다.
--- p.107, 「반려동물과의 관계는 무엇보다 ‘특별’합니다」 중에서
흔히, 펫로스를 겪은 사람을 대할 때 세심함이 가장 중요하다고 합니다. 세심함을 바탕으로 ‘동물을 잃은 경험과 슬픔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주는 것’이 주변 사람들이 펫로스 후 슬퍼하는 반려인을 도와주는 첫 단추가 되어야 합니다. 상실을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합니다. 슬픔을 받아들이는 일은 어렵지만, 꼭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 p.124, 「차라리 아무 말도 하지 말아주세요」 중에서
반려동물은 ‘슬픔과 아픔’보다 ‘기쁨과 즐거움’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아프다고 슬퍼만 하지도 않고,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고 포기하지도 않죠. ‘순간의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며 작은 기쁨에도 즐거워합니다. 우리도 반려동물처럼 남은 시간을 더 알차고 행복하게 보내기 위해 노력해보면 어떨까요? 그게 네 발 달린 스승의 마지막 가르침일 테니까요.
--- p.227, 「네발 달린 스승」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