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틀린 감정은 없어! 감정 그 자체는 언제나 옳은 것이고, 저마다의 가치를 지닌 소중한 것이니까. 모든 감정엔 다 이유가 있고, 필요한 거야. 그것이 로봇과 인간의 가장 다른 점이겠지. 로봇처럼 감정이 메말라 있다면 얼마나 삭막하겠어! (…) ‘감정’은 내 피부에 매일 다르게 와 닿는 날씨처럼, 매일 바꿔 입는 옷처럼, 그저 ‘나의 상태’이자, ‘겉’이자, ‘일부’일 뿐이야. 부정적인 감정을 가졌다고 내가 나쁜 사람은 아니라는 거지. 그러니 오늘 내가 슬프다고 해서, 지금 내가 화가 난다고 해서 내가 나쁜 사람은 아니라는 걸 기억했으면 좋겠어. ---「부정적인 감정은 나쁜 걸까?」중에서
정신분석학자인 도널드 위니컷은 ‘참 자기(True Self)’와 ‘거짓 자기(False Self)’라는 개념을 이야기했어. ‘참 자기’란 본래 자신의 자연스럽고 편안한 모습을 가리킨다면, ‘거짓 자기’는 타인의 기대에 맞춰진 다소 포장된 모습, 타인에게 보이기 바라는 모습을 가리켜. 거짓 자아는 타인에게 받아들여지기 위한 방어책이자, 가면이라고 볼 수 있어서 ‘그림자 자아’라고 부르기도 해. 항상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고 착하게만 대하려는 것, 언제 어디서나 환한 미소를 유지하려고 지나치게 애쓰는 것, 필요 이상으로 농담을 많이 하거나 재밌는 사람인 척하는 것, 말이 지나치게 많거나 적은 것, 센 척하는 것, 상처받지 않는 척하는 것, 쿨한 척하는 것, 굉장히 이성적인 모습으로만 사람들을 대하는 것, 똑똑하고 유능한 척하는 것 등등, 이 모두가 대표적인 방어책이자 가면이야. ---「밝고 털털하게 보이고 싶은 마음」중에서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는 말을 들어본 적 있니? 영화 〈부당거래〉에 나온 이후로 유명해진 말이야. 호의를 필요 이상으로 계속 베풀고 있지는 않았니? 상대방에게 맞춰 주느라 내 마음이 보내는 불편함의 신호를 계속 꾹꾹 참고 누르고만 있지는 않았어? 나를 소모하게 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자신이 지금 불편하다는 걸 과감하게 표현하는 자세가 꼭 필요해. 만약 이렇게 반응했는데도 상대가 여전히 네 영역을 존중해 주지 않고 다리를 대자로 뻗으려 한다면 그 관계는 ‘정리’해도 좋아. 나를 소모시키는 사람과의 관계는 붙들고만 있는 게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니기 때문이야. ---「나를 함부로 대하는 친구 대처법」중에서
자기 자신을 탓하지 말고 스스로 당당해지라는 거야. 너는 엄마와 아빠의 사랑으로 태어난 존재야. 부모님의 결혼 관계가 끝까지 유지되지 못한 건 안타깝지만, 그럴 수도 있는 일이야. 만남이 있듯이 헤어짐이 있을 수 있는 거지. ‘혹시 부모님의 이혼에 내 탓도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 목소리를 음소거해 버려. 부모님의 이혼은 온전히 엄마와 아빠가 해결해야 할 과제이고, 그분들의 몫이야.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하고 어떻게 바라보든, 그것은 내 잘못도 아니고 내게 흠이 되는 일도 아니야. 그러니 움츠러들거나 주눅 들 필요가 없다는 걸 기억했으면 해.
---「우리 부모님은 이혼했습니다」중에서